이학수 등 과거 인맥 대거 축출?…삼성CEO 대폭 물갈이설
이학수 등 과거 인맥 대거 축출?…삼성CEO 대폭 물갈이설
  • 이지은 기자
  • 승인 2011.09.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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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이 심상치 않다.

이건희 회장의 지시로 차기 사장단 인선 작업 일정이 예년보다 한 달 이상 앞당겨 실시되고 있다. 삼성 미래 전략실 인사팀은 이달 초부터 올해 연말에 실시할 사장단 정기 인사때 임용할 계열사 사장 후보 인선 작업에 본격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년엔 10월초쯤 인선 작업을 시작해 11월말이나 12월초쯤 회장의 결심을 받아 확정하는데 한 달 이상 앞당겨 졌다. 사장단 인선을 서두르는 배경에 지난 4월 이 회장이 강조해 온 부정부패 척결의 연장선상이라는 시각이 분분하다.

삼성 테크원 비리 사건을 시작으로 각 계열사마다 크고 작은 비리가 내부 감사에서 걸렸다. 특히 최근 삼성카드에서도 고객정보가 유출사고가 발생했다.

‘신뢰의 삼성’ 이미지는 땅으로 곤두박질을 쳤다. 무엇보다 고객의 신뢰가 중요한 금융사인 삼성카드에서 고객 정보유출 사태는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관리하는 한 직원이 신용정보업체에 돈을 받고 정보를 판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통제 시스템’의 허술함이 그대로 드러났다. 게다가 고객관리를 최우선으로 한다는 삼성카드가 경찰에 신고한 지 열흘 만에 사장 명의 사과문을 홈페이지에 게재, ‘늦장대응’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사건 발생 보름이 지나가고 있음에도 아직 유출된 고객정보의 규모와 내역, 유출경로 등 윤곽조차 밝히지 못하고 있다.

미래 전략실 인사팀의 사장단 인선에 가장 좌불안석인 CEO는 최치훈 삼성카드 사장이다. 이 회장이 내부 비리문제를 지적하고 대규모 내부 감사가 들어간 상태에서 삼성카드의 비리가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자칫하면 자리가 날아갈 상황이라는 게 재계 일각의 전언이다.

이번 사장단 인선 작업은 주로 금융 및 건설 계열사에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겨례 신문은 삼성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전자 계열사를 뺀 나머지 계열사들을 대상으로 사장 후보 인선 작업이 이뤄지는 분위기”라며 “특히 내부 직원이 고객 정보를 유출한 사실까지 은폐한 것으로 드러난 삼성카드를 비롯한 금융 쪽과, 삼성물산을 포함한 건설 쪽을 다잡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이 경영진단 대상으로 올라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덧붙였다.

이건희 회장은 차기 사장 후보의 덕목으로 ‘시대 변화의 흐름을 정확히 읽어 선제적으로 대처하는 능력’을 우선적으로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과 유럽의 재정위기에 따른 수요 둔화, ‘안철수 바람’과 ‘희망버스’ 등 국내외적으로 빠르게 진행되는 정치·경제·사회적 변화 흐름에 대한 대응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재계 일각에선 또 다른 분석도 나온다.

최근 삼성카드의 에버랜드 지분 매각 등 3세 경영권 승계 수순을 밟고 있는 가운데 나온 인사라는 점에서 3세 경영인을 위해 과거 인맥과 연관된 인사들을 정리하기 위한 방안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이학수 전 구조조정본부장 라인으로 분류됐던 인사들이 말끔히 정리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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