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분할 깨지면 삼성공화국 없다
황금분할 깨지면 삼성공화국 없다
  • 손부호 기자
  • 승인 2011.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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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이부진-이서현 3세경영…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

삼성이 변한다. 삼성은 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에버랜드로 이어지는 도넛형 출자구조를 가지고 있다. 순환출자구조의 고리역할을 하고 있는 에버랜드에 지분 매각이 눈앞에 두고 있다. 금산법에 의해 삼성카드는 내년 4월말까지 에버랜드 지분을 25.6%에서 5% 이내로 줄여야 한다. 이 과정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ㆍ이부진 호텔신라 사장ㆍ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광고-의류)로 3남매에 황금분할이 이루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재용(전자ㆍ금융), 이부진(레저ㆍ서비스), 이서형(패션ㆍ광고) 황금 분할

국내굴지의  삼성그룹 3세경영 과정서 남매갈등 벌어질 경우 후유증 '심각'

삼성의 황금분할이 시작됐다.
이건회 회장의 대를 이을 3세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ㆍ이부진 호텔신라, 에버랜드 사장ㆍ이서현 제일모직, 제일기획 전무 등 3남매에 황금분할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3남매 가운데 누가 어느 기업을 맡을 것인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계에선 이재용(전자ㆍ금융)-이부진(레저ㆍ서비스)-이서현(패션ㆍ광고)으로 계열사 분리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3남매는 각자 계열사에서 경영수업을 받고 현재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이번 삼성카드의 에버랜드 지분매각은 3세 경영승계를 한층 앞당길 전망이다. 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에버랜드로 이어지는 도넛형 출자구조가 깨지면서 지배구조에 중대한 변화가 예상된다.
이재용 사장은 자신이 가진 에버랜드 지분과 이부진 사장이 가진 삼성SDS지분을 스와핑을 통해 삼성SDS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시킬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SDS를 발판으로 전자 계열사와 금융 계열사 지배할 것으로 보인다.
이부진 사장도 오빠인 이재용 사장에게 자신이 가진 삼성SDS의 주식을 매각하고, 에버랜드 주식을 매수하면서 에버랜드를 통한 호텔신라, 삼성물산 상사부분 등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서현 부사장은 오빠와 언니처럼 튀지 않고 차분하게 제일모직과 제일기획 경영을 통해 자신만의 경영색깔을 드러내고 있다.
삼성카드의 에버랜드 지분 매각에 여러 가지 숙제가 있다. 누구에게 팔 것인가이다. 이는 경영권 승계나 지배구조에 일정한 변수로 작용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배구조엔 별 이상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건희 회장 등 일가가 에버랜드 지분 50%이상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제3자에게 블록딜 형식으로 전량 매각하는 방식을 예상하고 있다. 4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기업공개로 구주매출 방식으로 제3자의 이익실현이 가능하다.
14일 삼성카드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지난달 26일 외국계 투자은행(IB)을 중심으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 매각 주관사를 선정키로 한 바 있다.
둘째, 에버랜드가 삼성카드로부터 자사 주식을 자사주 형식으로 매입한 후 소각하는 방식이다.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이다. 에버랜드를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방안이다. 에버랜드를 사업회사와 지주회사로 분리한 다음 지주회사 밑에 삼성전자, 삼성물산 등을 자회사로 두고 삼성생명을 금융계열사를 총괄하는 중간금융지주사로 만드는 구조다. 삼성생명을 보험지주회사로 만들 것이란 예상도 있다. 보험지주회사가 비금융 계열사를 자회사로 둘 수 있도록 금융지주회사법이 개정됐기 때문이다.
셋째, 비금융계열사나 오너일가가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카드가 보유한 에버랜드 지분이 이부진 사장 또는 특수 관계인에게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재용 사장 소유의 에버랜드 지분(25.1%)과 이부진 사장 소유의 삼성SDS 지분(4.18%)을 맞교환 하는 시나리오가 우세하다. 이 경우 삼성의 계열분리 작업은 본격화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네 번째는 제3자가 분산 소유하는 방식이다. 이익실현 방식이 마땅치 않아 실현 가능성이 낮은 시나리오이다.


3세 경영에 대한 불신 문제

삼성의 변화는 분명하다. 그것이 계열분리를 통해 3세 경영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재계 일각에선 3세 경영승계에 대한 시선이 밝지 않다.
현재까지는 3남매가 이건희 회장 아래에서 각자 경영을 맡고 있어 자신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못내고 있다. 하지만, 계열분리 과정에선 달라질 수밖에 없다.
삼성, 현대, 두산, 한진 등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왕자의 난’, ‘형제의 난’ ‘남매의 난’을 경험한 바 있기 때문이다. 처음엔 가신끼리의 암투가 벌어지고 결국 당사자들 간에 전쟁으로 번졌다. 이것이 각자의 몫을 정하는 황금비율에 문제 때문이다.
최근 일반인들은 일감몰아주기, 납품단가깎기, MRO등 문제로 재벌에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삼성에서 경영권 승계와 계열분리 과정에서 불협화음이 발생할 경우 메가톤급 사회적 여파를 몰고 올수 있다고 재계는 우려하고 있다.
삼성 내부에서 3세 경영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재벌2세라는 점  외에 경영능력을 보여준 게 없다는 것이다.
이재용 사장이 경영에 나선 것은 2000년대 초 인터넷 사업이 유일하다. 당시 이재용 전무는 인터넷 지주회사인 e삼성을 중심으로 16개 계열사를 거느렸다. 사업에 실패하고 철수했다.
이 과정에서 이재용씨가 e삼성 사업으로 8000억~9000억원을 허공에 날렸다. 결국 삼성에서 손실을 고스란히 보전했다.
특히 올해 이 사장은 이 회장이 반대에도 불구하고 대한통운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이 과정에서 사촌인 CJ이재현 회장과 M&A 경쟁을 벌였다. 재계 밖에서 ‘사촌간의 전쟁’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결과는 CJ가 승리했다. M&A에서 패한 이 사장의 그룹 내 입지가 약해졌다.
무엇보다 여동생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에 약진도 부담이다. 최근 이건희 회장이 지난 8월 23일 두 딸을 데리고 여성 임원들과 가진 오찬에서 "여성도 사장이 되어야 한다"는 발언을 한 바 있다.
재계에서는 이건희 회장이 '여성의 힘'을 강조함으로써 딸들의 경영 기반을 넓혀주고, 향후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도 힘을 좀 더 실어주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은 그동안 빠른 승진을 거듭하며 경영보폭을 넓혀 왔다.  오빠인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과 경영권 승계 경쟁을 예상하는 시나리오들이 적지 않게 나왔기 때문이다. 이렇다할 실적이 없는 상황에서, 이건희 회장이 두 딸에게 힘을 실어준 것은 이재용 사장에게는 위기 가 아닐 수 없다.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은 루이비통 유치에 이어 면세점 사정 확장과 호텔 증축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엔 서울에 6∼7개의 비즈니스급 호텔을 새로 짓겠다며 요청서를 관계당국에 제출한 상황이다.
이 같은 이 사장의 공격적 경영에 대해 재계 일각에선 삼성 후계 구도 경쟁 체제의 구축을 위한 포석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 사장의 경영 실적은 겉으로 보긴 화려하다. 하지만 내실이 없다는 분석이다. 순익감소가 바로 그것이다.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의 약진도 눈에 뛴다. 제일모직은 해외 고급 패션브랜드 수입에 앞장서고 있다. 이세이미야케(일본), 10 꼬르소꼬모(이탈리아), 토리버치(미국), 꼼데가르송(프랑스), 띠어리(미국), 발렉스트라(이탈리아) 등이 제일모직에서 수입한 브랜드다. 이에 대해 일반인들의 시각이 곱지 않다. 재벌가 딸이 자체 브랜드 개발보다 해외 명품 수입에 열을 올린다는 지적이다.
최명철 경영컨설팅 전문가는 “삼성의 3세 경영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자신들만의 경영능력을 보여주고 입증시켜야 하는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혁신과 도전의 기업가 정신은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창업주인 호암 이병철 회장의 정신을 찾아볼 수 없다”면서 “이들이 삼성의 경영을 맡아 글로벌 경영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호암의 창업정신을 되살려야 한다. 이회장의 후광에서 벋어나 자신만의 혁신과 도전을 통해 기업을 일궈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공화국의 시작과 끝. 이제 이들의 손에 남았다. 세계 1등만이 살아남는 치열한 정글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3남매에 도전과 혁신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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