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반니 세간티니는 자신을 괴롭히는 모든 고난을 그림에 대한 천부적인 재능과 열정, 그리고 한 여인을 향한 열렬한 사랑으로 뛰어넘었다.
예술 때문에 살고 예술을 위해 살지만 사랑이 없다면 이 풍요로운 세계도 차갑기만 하다고 했던 화가의 뜨거웠던 삶이 아름다운 알프스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스위스 알프스를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꼭 들르는 곳이 있다.
바로 장크트모리츠(생모리츠)에 있는 세간티니 미술관이다. 우리에겐 조금 낯선 이름이지만 이탈리아 화가 조반니 세간티니(Giovanni Segantini, 1858-1899)는 알프스 고원 지대에 터를 잡고 알프스의 삶과 자연을 그린 화가로 잘 알려져 있다.
눈부시게 빛나는 장엄한 산군, 깎아지른 봉우리와 협곡, 형형색색의 꽃들이 가득한 천상의 화원 또는 끝없는 설원. 그 사이로 들어서 있는 작은 마을, 가축을 키우고 농사를 짓는 시골사람들.
아름답고 평화로운 만큼 가혹하고 위협적이기도 한 알프스의 자연 속에서 세간티니는 누구도 가지 않은 길을 가겠다는 거대한 꿈을 꾸었고, 누구도 하지 않은 방식으로 위대한 작품을 남겼다. 뿐만 아니라 평생의 연인 비체와의 사랑은 그 속에서 더욱 견고해졌다.
고흐, 고갱, 세잔의 뒤를 이어 풍경화의 위대한 전통을 완성한 화가로 평가받는 그의 예술 세계와 격정적인 사랑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처음으로 우리에게 찾아왔다.
독일에서 전기소설로 독보적인 위치에 있는 작가 아스타 샤이프는 세간티니에 대한 수많은 자료를 섭렵하고 관련 인물들을 취재했다. 덕분에 화가의 일생을 사실적으로 그려내 보기 드문 감동을 선사할 수 있었다.
아스타 샤이프 저|솔출판사|1만 39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