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씨 박용수 미디어팟 대표 "전자책 유통사업이 아닌 출판서비스”
북씨 박용수 미디어팟 대표 "전자책 유통사업이 아닌 출판서비스”
  • 박태현 기자
  • 승인 2011.07.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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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등 스마트폰의 보급 확대가 전자책 시장의 규모를 키우면서 디지털 셀프출판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지난해 8월말 공식 오픈된 북씨가 국내 전자책 시장을 선도해 가고 있다.  다음은 박용수 (주)마이디팟 대표이사와 일문일답.?

- 디지털셀프출판 서비스를 국내 처음 도입해 1년이다. 성과는.

"현재 작가회원만 980여명이다. 이중 약 220여명의 회원이 전자책을 냈다. 현재까지 발행된 종수는 대략 1800여종이다. 사업초기 자체 제작 건수 300여종을 제외한다면, 개인작가들의 작품은 대략 1500여종에 이른다. 따라서 북씨는 매월 평균 120여종의 전자책을 발행한 셈이다. 작가들의 재출판율이 상당히 높다는 것이 특징이다."

-전자책을 무료제작한다고 하는데,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는가?

"북씨의 제작시스템은 단순하다. 작가는 원고와 마케팅 이외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다. 저희는 작가가 원고만 올리면, 표지 및 전자책 제작, 신간소개, 보도자료 전송, 유통판매 수금까지 한 번에 처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곧 앱북도 앱스토어와 안드로이드마켓에 유통시킬 계획이다"


-앱북 제작은.

"현재 북씨는 지난 4월 애플 앱스토어에 개인저작물 15건을 제작 유통하고 있다. 안드로이드 마켓에 1종의 테스트용 앱북을 유통 중이다. 지난 5월부터 7월 1일 현재 무료판 포함 약 5만2여천 건이 다운로드가 이뤄졌다. 이중 유료판매는 약 900여건(약 90만원)입니다. 안드로이드용 앱북은 약 2천 건의 다운로드가 이뤄졌다.

-앱북 제작비는.

"현재 북씨의 전자책 기술적 수준은 개발 제작비용 수백만원에 이르는 멀티미디어형 앱북(앱스토어 ‘빅북’, 아이패드용 , 안드로이드용)을 무료로 제작할 수 있는 정도까지 올라와 있다. 앱북 제작비용을 대폭 낮출수 있게 된 것은 기존 앱북과의 뷰어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어떤 차이점이 있나 ?

"현재 일부 유통되는 앱북들은 e-pub과 이미지 뷰어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미지 뷰어 방식은 PDF보다 해상도가 떨어지며 파일용량이 켜서 다운받는 데 독자들이 부담을 갖다. e-pub방식은 앱북 개발사에 의존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PDF뷰어방식은 출판사들의 편집인력을 활용할 수 있어 출판사가 원하는 방향의 편집디자인이 가능하면서 비용도 낮출수 있다."

-앱북도 결국 질적 차이가 있을 텐데?

"전자책도 결국은 디자인 싸움이다. 잘 만들어진 앱북은 기능도 훌륭하지만 디자인적으로도 우수하다. 출판사들이 직접 디자인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비용 절감의 핵심이다. 앱북의 기능은 솔직히 단순하다. 잘 넘어가고, 찾기 편하는 정도면 된다."


-pdf뷰어 방식의 앱북은 어떤 장점이 있나?

"pdf뷰어 방식의 또 다른 장점은 멀티미디어 기능을 다 구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지 뷰어 앱북이 갖는 저해상도나 큰 파일용량은 개선되고, e-pub 앱북이 갖는 멀티미디어적 효과를 흡수하는 장점을 동시에 가졌습니다.

다만 안드로이드 마켓용 앱북은 국내 앱북용 PDF뷰어 개발이 없어 독자 개발 중이다. 현재 가독성이 다소 떨어지는 수준으로나마 뷰어개발이 완료돼 서비스가 가능한 정도이다. 국내 안드로이드 마켓용 앱북 PDF뷰어는 현재 일부 대기업 개발사에서 개발 중에 있어 10월까지는 완벽한 구현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앱북 제작을 중간에 중단하셨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북씨는 지난 5월초까지 앱북 유통을 해왔으나 이후 애플의 정책변경으로 인해 추가 앱북 출판을 거절당했다. 지금 애플의 결제방식때문에 관심이 높은데요. 가장 큰 문제는 애플이 개별 앱북을 언제든지 거절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애플측은 "유용하지 않거나 지속적인 흥미를 유발하지 않는다"는 규정을 바탕으로 앱북을 유용하지 않는 앱으로 보고 있어 출판사들의 앱스토어 앱북 유통이 한계에 도달할 것이다.
다만 애플 담당자마다 적용대상을 나라별, 기업별로 탄력적으로 적용하고 있어 차이가 있을 수는 있다. 애플 담당자들의 자의적 판단이 많이 개입되어 있긴 한데 딱히 대응책이 없어 저희도 방법을 선회했다."

-앱북 유통을 어떻게 하실 계획인가?

"작가들이 앱북 유통을 원하고 있다. 그래서 애플의 정책에 맞춰 애플의 결제방식을 따른 빅북이라는 도서유통앱을 만들어 출시중이다. 이 앱은 PDF뷰어 기반의 인앱스(IAP)결제방식의 도서유통앱으로 단순한 텍스트와 이미지만 보여주는 것이 아닌 멀티미디어 수행이 가능한 도서유통앱으로 개발했다."


-북씨 작가들은 어떤 분들이 활동하나?

"북씨 작가 회원들은 다양한 연령대와 직업군으로 망라할 수 있다. 초등학교 2학년생부터, 70대 전업작가, 대학교수, 신문사 논설위원, 대학생, 대기업 홍보실 직원, 지자체, 고위 공무원, 전업작가, 작가지망생 등 모든 직업군이 다 들어가 있다.

특히 초등학교 2학생인 유모양은 10페이지짜리 그림책을 낸 작가이다. 유모양의 부친이 그림을 정성스럽게 그렸을 아이를 위해 기념 삼아 대신 올렸다. 유모양 부친의 수고스러움에 보답하기 위해 출판한 적도 있다.

60대 후반의 아동작가 김선태씨는 무려 200여권의 전자책을 냈다. 본인의 작품도 상당하지만 동료 아동작가들의 작품이 대부분이다. 김선태씨에 따르면, 아동작가들의 작품을 출판해주는 출판사들이 없어 전자책이라도 출판한다고 했다."

-최고 히트작이라면

"최대 판매부수를 올린 작가를 찾아봤다. 최대 판매부수를 올린 작품은 작년 10월에 출판작 '공포에 관한 6가지 이야기' 상하편이다. 이용호씨는 전자책 출판과 동시에 스타덤도 올라 지방대 출신이라는 한계를 딛고 대기업에 취업했다. 현재 이씨의 작품은 인터파크도서와 티스토어, 앱스토어(공포식스)를 통해 약 1500여건의 유료판매(약 120만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파크와 앱스토어의 무료판까지 포함하면 대략 6000여건에 이른다. 이씨의 작품은 현재 티스토어에서 상위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한달넘게 랭크 중이다. 또 이용호씨만큼 아니지만 대구 영어학원장으로 있는 탁안철씨의 실용영어책들은 50여만원 어치의 매출을 올렸다."


-어떤 책들이 올라오는가?

"대체로 북씨 작가들은 전문직종에 근무하면서 작가 본인의 전문지식을 가지고 출판하는 분들이 꽤 있다. 대기업 홍보실에 근무하는 한 작가는 홍보PR과 관련된 책을 냈고, 현직 군장교는 군형법 관련책을 3권째 출판 중이다. 한 신문사 논설위원은 자녀 조기유학에 대한 자기 경험을 책으로 엮었냈다, 학원장은 자신의 교수법과 자신이 만든 교재를 전자책으로 출판했다. 해외여행을 다녀온 일반인은 현지에서 찍은 사진을 사진집으로 내기도 했다.

또 대학에서 취업관련 강의를 하는 한 작가는 대학생들을 위한 취업자기소개서 작성요령을 출판했다. 국내 모 대학교수는 자신의 전공 분야 외국서적을 가족과 함께 번역해 전자책으로 냈다.

이외 작가지망생들은 자신의 습작들을 출판했으며, 특정 연예인을 좋아하는 한 팬은 연예인을 등장시켜 팬픽이라는 장르의 소설을 쓰기도 했다. 특히 본인이 작가이면서 출판사를 운영하는 1인 출판사도 적지 않게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전자책 출판을 한 작가 중 일부는 POD(소량인쇄)을 통해 종이책을 냈고, 소장용으로 10권 정도를 종이책으로 인쇄하는 작가도 있다."


-셀프출판의 단점은 없나?

"솔직히 개인작가분들은 다양한 연령과 다양한 직업군을 가진 분들이 책을 내다 보니 책의 질 편차가 심하다. 오탈자와 비문 등 출판물로서 한계를 지닌 것도 분명하다. 그런데 차마 원고에 손을 대기 어려울 때가 많다. 인력에도 한계가 있을뿐더러 원고 수정시 일일이 손을 댈 때마다 작가의 허락을 구해야 하는 번잡한 절차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또 셀프출판이라는 원칙상 본인이 스스로 해결하는 취지가 걸린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이걸 팔아도 되나' 싶을 정도의 책들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작가 본인도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원고를 다시 수정에 올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전자책 특성상 수정이 가능하다는 점을 십분 활용하는 것이다. 올해까지 약 4백만달러를 번 한 20대 여류 미국 셀프출판 작가가 혼자서 교정교열과 편집, 마케팅까지를 혼자하는 어려움을 토로한 외신보도가 그 예이다.
또 한때 베스트셀러 작품을 별다른 내용없이 어뷰징 방식으로 출판한 작가도 있고, 남의 원고를 베껴 써 낸 분도 있어 처음으로 퇴출시킨 적도 있다. "

-유사 사이트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북씨만의 장점이 있다면?

"북씨 이외 셀프출판 사이트들도 늘어나는 추세이다. 그러나 북씨의 장점은 작가가 복잡한 제작 과정을 알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작가는 원고만 올리면 표지부터 제작까지 한번에 해결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비용도 발생하지 않는다. 현재 시장에서는 전자책 제작 대행처리비용으로 최소 5만원에서 100만원대까지 소요된다. 가격에 따라 질의 차이는 존재하지만 유통사마다 다른 전자책 파일을 요구하고 있어 실효성도 떨어진다.


-셀프출판으로 주목을 많이 받는 거 같다?

"북씨의 성장만큼 관심도 높아졌습니다. 해외 셀프출판 뉴스가 뜰때마다 북씨가 언급되기도 한다. 주인이 아닌 들러리만 서는 것 같아 불편함을 느낀 적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그럴수록 출판업계의 인식이 나빠진다는 점이다.

지난 6월에 열린 서울 국제 도서전 세미나가 그 단적인 예이다. 본인 스스로 전자책에 대한 문외한이라고 소개하는 사회자가 공개적인 토론석상에서 셀프출판작을 스스럼없이 쓰레기라 외쳤으며, 전자책 개발자를 사기꾼이라고 비난한 걸을 듣고 아연실색했다.

출판업계 일부에서는 디지털 셀프출판에 대한 불편한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즉 인터넷신문이 처음 등장할 때 종이신문 종사자들이 비난한 것과 같다. 특히 '모든 시민이 기자'라는 모토를 내건 오마이뉴스의 초창기 시민기자제도가 우리와 같은 비난을 겪은 것과 마찬가지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만의 책을 가지고 싶어 한다. 과거 제작비용이 너무 높아 마다 했던 것을 지금은 비용없이 할 수 있다보니 늘어나는 것뿐이다. 시간이 지나면 안정이 될 것으로 본다."

-출판업계에서는 셀프출판에 대해 부정적이다?

"맞습니다. 또 미국 셀프출판은 수준급이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아니라는 일부 출판업계 종사자들의 시각은 국내 전자책 시장을 어렵게 할 뿐이다. 심하게 말해서는 사과방식에 일관성이 없어 보일때가 많다. 어디 눈을 씻고 봐도 국내 디지털셀프출판 사이트들이 더 나으면 낫지 못하지 않다. 어떤 근거로 그런 말을 하는지 안타까울 뿐이다."

-기성작가들도 그렇게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출판업계나 일부 작가들 중에서 소위 메이저에 등단하지 않는 작가들을 폄하하는 걸 안다. 그들의 눈에는 오타투성이 전자책 하나 내고 작가라는 칭호를 쓰는 데 거부감을 느낄 수 있다. 전세계 어디에도 없는 등단제도가 우리나라에서는 존재하고, 작가에 대한 평가 기준으로 작용한다. 저 조차도 책 사볼 때 등단여부를 따져보고 어디에 등단했는지 살펴본 다음에 책을 산 기억이 있다. 그래서 얻는 건 번역도서가 현재 출판시장의 매출이 많은 부분을 차지한 것 이외 없다.

-꼭 그런 것만 아닌 거 같습니다. 다듬어지지 않은 문장이나 편집 등도 꼽힌다.

"사실 그럴수도 있습니다만 꼭 그렇지도 않다. 작년 모 도서유통사가 국내 서적 중 70만부를 판매한 '덕혜옹주'라는 도서를 그해 베스트셀러에서 뺀 적이 있다. 소위 출판 전문가들도 덕혜옹주가 베스트셀러임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있다. 그 작가가 소위 비주류에 속하는 월간지에서 등단한 작가였기 때문일 겁니다. 우연이라고 보기에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다. 미국 국무성에서도 최근 '고구려'라는 신작을 낸 김진명 작가를 문제작을 내는 주목받는 작가라고 소개했는데도 문단의 시선은 곱지 않다. 정식 등단 작가가 아니라는 이유에서이다.

-나름 이유가 있지 않나?

"일례로 올해 신경숙 작가가 쓴 '엄마를 부탁해'라는 소설이 미국에서 베스트셀러로 올라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우리 출판업계와 문단의 논리대로 치면, 미국 독자들은 신경숙 작가가 쓴 한국어로 읽지 않았다. 번역자가 정성스럽게 번역한 영어로 읽었다. 제가 로미오와 줄리엣을 중세 영어가 아닌 현대 한국어로 읽었듯이 말이다.
출판업계와 작가들의 논리대로 라면, 미국독자들은 신경숙작가 소설의 스토리에 감동을 받은 것이 아닌 번역영어에 감동받았다는 것이다. 미국인의 눈에는 번역자가 베스트셀러 작가감일 것입니다. 그렇다고 문장이 중요하지 않다는 건 아니다."

-셀프출판 전자책의 장점이 있다면?

"요즘은 문장이 아닌 스토리를 읽는다. 문장은 부수적 요소이다. 최근에 국내 만화작가의 만화를 원작으로 헐리우드 영화가 만들어져 화제였다. 내 기억이 잘못되지 않았다면 이런 성과를 우리 출판업계가 누린 적이 있었나 싶다. 사실 이 만화도 작가 스스로 인터넷에 올린 셀프출판작이었다. 이것만 보더라도 세계적 독자들은 문장이 아닌 스토리를 읽는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솔직히 우리 나라 출판업계의 콘텐츠는 국제경쟁력이 없다는 걸 보여준다.

그러나 셀프출판 전자책들은 엉성한 것도 많지만 생각하지 못한 스토리들이 많이 담겨져 있다. 잘만 다듬으면 쓸만 것들도 있다. 아마추어 작가들이 자신의 컴퓨터 파일속 잠재웠던 것들을 하나 둘씩 되살려서 출판하고 있다. 이런 작품들이 시장에서 독자들의 평가를 받아 그 생명을 이어갈지 아니면 도태될지가 결정될 것이다."

-북씨의 사업모델이 독특하다.

"솔직히 북씨의 사업모델은 아마존 서비스에서 틀을 잡았다. 수익모델은 루루닷컴(표지유료화, 20%마진제)과 스메시워즈, 워셔솔루션(보도자료 작성 유료화, 드라마영화 판권 판매대행, 영화사 드라마 제작사 원고서비스, 종이책 유통대행) 등에서 원용했다. 우리 실정에 맞게 가능한 사업모델만 차용해왔다. 아마존이 전자책 시장을 선도하는 건 킨들이라는 디바이스때문이다. 아직 국내에서는 그런 강력한 디바이스가 없어 완만히 성장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마지막으로 하실 말씀은?

"미국에서는 셀프출판으로 백만장자가 된 고등학생들 베스트셀러 작가들도 여럿 있다. 우리도 귀여니라는 반짝스타가 있었다. 이미 그들은 그들만의 언어로 그들의 이야기로도 돈이 될만큼 시장이 성장해 있다. 그 수가 우리보다 많고 지속적으로 배출된다는 차이만 있을 뿐이다. 셀프출판에 대한 인식이 그래서 중요하고 여겨진다. 지금의 박지성 선수도 히딩크라는 훌륭한 감독을 만나 세계적 선수로 성장했다. 엉성한 작가라도 훌륭한 편집자가 잘만 다듬어준다면, 더 성장하지 않을까. 북씨는 말그대로 그 밑거름만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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