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주년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취임 1주년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 허정철 기자
  • 승인 2011.0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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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 맞으면 저축은행 2~3곳 인수한다”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이 취임 1주년 맞았다. 어 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사업구조 다각화를 위한 비은행 부문의 인수·합병(M&A)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생명보험사, 저축은행 등을 인수해 비은행 부문 비중을 높여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이어 그는 “내가 못난 고려대를 나와서 그러느냐”며 ‘MB 낙하산 인사’라는 세간의 시선에 대해서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어 회장은 “최고경영자(CEO)는 실력과 도덕성, 열정으로 판단해야 하는데 실무적인 면에서 뒤지지 않는다”며 “내가 KB금융지주 회장으로 왔던 게 정치적인 관심사는 돼도 이슈는 아니다”며 업적·능력과 관계없이 정치적으로 해석되는 것에 부당함을 토로했다.

“리스크 관리 강화, 브랜드 가치 제고 주력”

“연말에 주주들 반길 만한 결과 내놓을 것”

생명보험사, 저축은행 인수하겠다

어 회장이 생명보험회사를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어 회장은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가장 좋은 것은 생명보험사를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주주인 ING에 생명보험사(ING생명)를 팔라고 했지만 지금은 안 팔겠다는 답을 들었다”고 공개했다.

그는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게 생명보험”이라고 강조했다. 어 회장은 올 초 수익에서 비은행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을 30%까지 높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KB금융지주는 다른 금융지주사들보다 비은행 부문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현재 이 비중은 20% 정도다. 그룹 내 KB생명이 있지만 시장점유율 기준으로 업계 15위권에 머물러 있다.

어 회장은 저축은행과 증권사 인수에도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저축은행 인수가 자산부채이전 방식(P&A)으로 이뤄지는 만큼 가격 조건이 맞는다면 1곳뿐만 아니라 2~3곳도 인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산 실사를 한 뒤 프리미엄을 주고라도 인수할 생각”이라면서 “서민금융에서 출발한 KB금융인만큼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대신증권이 중앙부산저축은행 패키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을 언급하면서 “좋은 쪽으로 놀라웠다”는 평가를 했다. 지난달 KB금융은 중앙부산·부산2·도민저축은행 입찰에 참여했지만, 가격에서 대신증권 등에 밀렸다.

증권사의 경우 우리투자증권에 관심이 있지만 정부가 우리금융지주를 일괄 매각하기 때문에 인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자사주가 30%는 오를 것

어 회장은 우리금융지주 인수에는 불참할 뜻을 재확인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변양호 보고펀드 대표와 친하지만 전략적 투자자로 들어갈 생각은 없다"며 "우리금융 인수에 참여한 펀드에 자금을 투자할 계획은 없다"고 사모펀드와 손잡을 의향이 없음을 밝혔다.

우리금융지주 인수전에는 MBK파트너스, 보고펀드, 티스톤파트너스 등 국내 사모펀드 3곳이 뛰어들었다.

어 회장은 올해 실적 전망에 대해 "1분기에만 순이익이 7500억 원이었으며 연말에는 주주들이 반길 만한 결과를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까지 수익의 50%가 비용으로 나갔지만, 올해 40%대로 떨어졌다”며 “실적 호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처음 3년간 적자를 낼 각오로 만든 대학생 전용 점포 ‘락스타’도 10만 명의 신규고객 덕분에 수익을 거둘 것 같다.”고 예상했다.

자사주 매각과 주가 부양 등에 대해서도 기대 섞인 전망을 내놨다. 그는 “9월 안에 팔아야 할 자사주(3500만 주·9.05%)가 팔리고 나면 주가가 30%는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자사주 매각 시기에 대해서는 “외국계 투자자들이 몰리는 9월까지 가지고 가려고 하는데 내부에선 다른 의견도 있다”고 밝혔다.

 

리스크 관리 강화

어 회장은 지난해 7월 취임 이후 KB금융의 사업포트폴리오를 손질하는 데 주력해 왔다. KB국민카드를 분사시킨 데 이어 KB투자증권과 KB선물을 통합시켰다. 그 결과 5% 미만에 그쳤던 비은행 부문 수익비중은 20%로 높아졌다.

어 회장은 리스크 관리 강화와 브랜드 가치 제고에도 주력할 뜻을 내비쳤다. 어 회장은 "저축은행 사태는 리스크 관리의 소홀에서 비롯됐다"며 "내달 중 리스크관리 담당 부행장으로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 인사를 선임하고, 지주사에는 리스크관리 담당 상무를 둘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KB락스타 채널과 스포츠 마케팅 확대를 통해 청년층을 유인하고, 유망 중소·중견기업을 육성하는 '히든스타 500' 시행과 'KB금융공익재단' 출범을 통해 KB브랜드 가치 향상을 꾀하기로 했다.

어 회장은 국내 금융산업의 발전 방안에 대한 생각도 드러냈다. 그는 "국내 금융산업은 미국, 유럽뿐 아니라 규모의 경제상 중국에 비해서도 뒤쳐져 있고 국제적으로 비교우위가 없다"며 "국내 은행들은 신용도가 낮아 펀딩 코스트(비용)가 높은데 이런 문제가 해결 안되면 해외경쟁이 원천적으로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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