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사상 처음으로 3000억 달러 시대를 개막했던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파운드화 약세의 영향으로 두 달 연속 감소하며, 5월 이후 30억 달러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011년 6월말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3044억8000만 달러로 한 달전에 비해 6억 달러 감소했다.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지난 5월에도 21억2000만 달러가 줄어들며 작년 11월 이후 6개월 만에 감소한 데이어, 6월까지 두 달 연속 하락했다.

외환보유고가 감소한 것은 영국 파운드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이 통화 표시 자산의 달러화 환산액이 줄어든데 따른 것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파운드화는 뉴욕 종가 기준으로 5월말 1파운드당 1.6447달러에서 6월말 1.6047달러로 2.4% 평가절하됐다. 같은 기간 유로화는 0.8%, 엔화는 1.3% 각각 평가절상되며 파운드화와 반대 흐름을 보였다.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지난 2008년 2012억2000만 달러로 급감했지만, 지난해 2915억7000만 달러를 기록한데 이어, 올해 4월 3072억달러로 사상 처음으로 3000억 달러 시대를 연 바 있다.

외환보유액을 자산별로 보면, 유가증권이 2766억8000만 달러로 90.9%를 차지했으며, 이어 예치금 222억2000만달러(7.3%), SDR 35억8000만달러(1.2%)의 순이었다.

IMF회원국이 출자금 납입으로 보유하게 되는 교환성 통화를 수시인출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하는 IMF포지션은 19억2000만달러(0.6%), 금은 8000만달러(0.03%)로 집계됐다.

신재혁 한국은행 국제국 국제총괄팀 과장은 "머빈 킹 영란은행 총재가 그리스 사태를 감안할 때 저금리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발언을 국회에서 한 뒤 파운드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외환보유액 감소를 부른 파운드화 약세의 배경을 설명했다.

허정철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