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살리는 우리은행, 허위거래 적발
환자 살리는 우리은행, 허위거래 적발
  • 김아름 기자
  • 승인 2011.04.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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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부풀리기 위해 5000억, MMDA 허위 예치

 이순우 우리은행장이 삼부토건과 동양건설과 관련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말을 전했다. 최근 이들 건설사는 PF(프로젝트 파이낸싱)를 갚지 못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우리은행은 이와 관련해 “모든 것을 내놓고서라도 꼭 살리겠다”며, “은행은 환자 살리는 의사”라고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하지만 이 은행장의 말과는 달리 우리은행은 최근 구설수에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 2009년 12월 말 우리은행이 실적을 부풀리기 위해 불법거래를 행한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 여의도 지점은 부국증권, 수시입출식예금(MMDA)에 5000억 원을 예치했다. 하지만 부국증권은 5000억 원을 우리은행 MMDA계좌에 넣지 않았다.
 
이들의 수법은 간단했지만 교묘했다. 우선 부국증권은 5000억 규모의 약속 어음을 발행했다. 그리고 우리은행은 이 자금을 실적에 올렸다.
부국증권은 거래한지 하루만에 MMDA 거래를 곧바로 해지했는데, 실제로 현금은 오가지 않았다. 익일 결제를 해도 되는 어음의 특성을 이용한 것이다.
 
영원히 알려지지 않을 것 같은 이들의 거래는 부국증권이 금감원에서 정기검사를 받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평일이 아닌 분기 말에 수천억 규모의 거래가 이뤄져 들통이 난 것이다.
 
이러한 불법 거래는 우리은행이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국증권의 입장에서는 이 같은 요청을 거절하지 못했을 것이란 것이 증권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은행과의 크레디트라인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 측은 “여의도 지점장 개인의 독단적인 행동이지 본사와는 관련이 없다. 만약 본사에서 지시가 내려졌다면 다른 지점들도 그와 비슷한 일이 행해지지 않겠느냐”며 말했다.
 
현재 해당 사건이 발생한 여의도 지점장은 아직 근무하고 있으며 이에 관련해 관계자는 “금감원의 지시가 내려지기 전까지는 아직 별다른 조치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금감원은 우리은행의 정기검사 때 이번 사건과 유사한 사례가 있는지 점검한 뒤 조치를 취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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