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회장에 손병두說 ‘솔솔’
전경련 회장에 손병두說 ‘솔솔’
  • 김성훈 기자
  • 승인 2010.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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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대기업 때리기’ 속에 어느 오너가 맡겠나
여름이 다가도록 전경련 회장 인선 작업이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유력한 대기업 오너들은 한결같이 고개를 설레설레 내젓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추세라면 ‘회장 공석’ 상태가 지난 7월 건강상 이유로 사의를 표명한 조석래 회장의 임기가 끝나는 내년 2월에도 별다른 대안이 나올 것 같지 않다. 자칫 MB 정권 말까지 상근부회장 대행 체제로 가는 게 아니냐는 최악의 시나리오조차 나올 수 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최근 삼성 영빈관인 승지원에 전경련 회장단을 초청해 만찬을 주최한 자리에서 차기 회장직을 요청받았지만, 이를 고사하면서 회장 인선 논의는 표면적으로는 수그러들었다. 더구나 지난 6월 지방선거 이후 정부의 ‘대기업 때리기’가 일상화돼있는 상황에서 어떤 오너도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 식으로 정부의 심기를 거슬리는 역을 맡는 모험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이 일반적이다. 자칫 정권의 눈에 벗어나기라도 하면 ‘제 무덤 파는’ 일이 될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김우중, 손길승 전임 회장들의 좋지 않은 선례를 보아온 학습 효과도 있는 터다. 이 같은 분위기속에서 전경련 상근부회장을 지낸 손병두 KBS 이사장(사진)이 유력한 회장 후보로 거론되면서 기업들로부터 호응이 일기 시작하는 감이 포착됐다. 4대 그룹 중 한 곳에서 맡지 않는다면, 차라리 전문경영인이 낫다는 판단이다. 비기업인 출신인 유창순 전 적십자사 총재가 두 차례나 회장직을 맡은 사례도 있다. 손 이사장은 전경련 상근부회장을 지낸 시장경제옹호론자인데다 정치권에 대해서도 할 말을 하는 스타일이 어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언젠가 “한국 정치는 3류도 못되는 4류”라며 강하게 정치권을 비판하기도 했다. 정치권의 반발을 샀지만, 많은 기업인들로부터 “속시원하게 말했다”는 평을 받았다. 최근에도 “기업의 이익을 많이 내서 가슴 아프다고 하는 장관은 어느 나라 장관이냐”고 업계의 이해를 대변하기도 했다. 일부에서 이 같은 발언이 전경련 회장 자리를 염두에 두고 한 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아무튼 현 상황에서는 상당기간 대기업 오너가 전경련 회장 자리에 앉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재계 전반의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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