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랩어카운드 시장 진출
은행, 랩어카운드 시장 진출
  • 김종남 기자
  • 승인 2010.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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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액 자산가가 주 타깃 고객---증권업계는 반대
은행들이 최근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맞춤형 종합자산관리계좌(랩 어카운트) 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랩 어카운트는 ‘포장하다(Wrap)’는 뜻과 ‘계좌(account)’를 합친 말로 고객자산을 맡아 주식, 펀드, 채권 등에 운용해 주고 수수료를 받는 금융상품이다. 지난 4월 은행의 업무범위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은행법이 개정된데 이어 8월 시행령 개정작업이 순조롭게 이뤄지면 11월부터 은행에서도 랩 어카운트를 판매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증권사와 보험사 등 기존 업권들이 반대하고 있는데다 금융당국도 은행의 투자일임업 시장진출에 대한 적정성 여부에 대해 좀더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은행들은 랩 어카운트 시장은 새로운 수익원으로 여기고 그 준비에 힘을 쏟고있다. 김종열 하나금융 사장은 “하반기에는 투자자문업 등 단기 금융업을 할 기회가 생길 것으로 보여 실적도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도 최근 PB사업단 산하에 태스크포스(TF)를 꾸렸고 국민, 신한은행 등도 상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은행들은 정기예금이나 수시입출금식 예금, 방카슈랑스, 골드뱅킹, 외화예금 등 안전자산의 비중을 높여 보수적인 고객들도 끌어들이겠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은행 랩 어카운트는 정기예금 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주는 정도가 될 것”이라며 “안정적인 수익을 원하는 거액 자산가들이 타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이 공격적으로 랩 어카운트를 팔기 시작하면 시장 규모는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들의 랩 어카운트 계약자산 규모는 지난해 3월 말 13조3000억원에서 올해 5월 말에는 27조6000억원으로 배 이상 커졌다. 그러나 기존 랩 어카운트 시장을 쥐고 있는 증권사들의 반대가 만만치 않고 금용당국도 은행의 투자일임업 진출이 적정한지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은행들이 투자일임업을 새롭게 하는 것이 맞는지를 좀더 검토하고 있다”며 “투자자 보호 문제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제적 논의 흐름과도 맞는지도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시중은행 관계자는 “미국과 영국, 싱가포르 등 해외에서도 은행들에 자문업과 투자일임업을 부수업무로 허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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