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범현대가와 손잡나
현대그룹 범현대가와 손잡나
  • 신동민 기자
  • 승인 2008.0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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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은 현대 회장 승부수 던지다
현 위기 돌파, 현대건설 인수 위해 메시지 전달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위기 돌파를 위해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현대그룹은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망 사건 이후 금강산 관광 중단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대북사업이 좌초위기에 놓여 자칫 그룹 전체가 위기에 빠질 상황이 발생했다. 이를 정면 돌파하기 위해 현 회장이 칼을 꺼내 들었다. 내부 분위기 쇄신과 정부·북한과의 긴밀한 협조를 위한 인사 조치, 경영권 안정을 위한 지분 취득 등으로 현대그룹 지키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먼저 지난 3년여 간 대북사업을 이끌어온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이 전격 경질하고 조건식 전 통일부 차관을 신임 사장으로 선임했다. 또한 개성사업단장인 이강연 부사장, 관리지원본부장인 임태빈 전무, 금강산사업소 총소장인 이종관 상무 등 3명도 함께 물갈이 해 새 돌파구를 모색했다. 조 신임 사장을 선임한 것은 그동안 정부와 협력 부재로 인해 대북사업의 실타래를 풀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조 사장은 오랫동안 통일부 등에서 공직생활을 해 친분이 두터운 정부쪽 인맥과 북측 인맥을 적극 활용해 관계 개선을 노리기 위한 조치로 받아 들여 지고 있다. 현 회장은 최근 신설회사인 현대투자네트워크의 지분 20%(2억원 상당)를 사들여 외아들 정영선(23)씨에게 전량 증여한 점도 후계구도 승계보다는 경영권 안정을 위한 사전포석이 강하다는 것이 재계의 분석이다. 이번 주식증여로 영선씨는 현대투자네트워크에서 그룹 계열사인 현대유엔아이 50%에 이어 개인으로서는 가장 많은 지분을 가진 2대 주주가 됐다. 현재 장녀인 정지이 전무가 현대유엔아이에 근무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정씨에게 그룹의 투자회사인 현대투자네트워크의 주요 주주로 앉힌 것은 범현대가에 현대그룹은 정씨에게 넘긴다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면서 “또한 앞으로 있을 현대건설 인수전이나 경영권 분쟁 등에 대비한 지분확보의 성격도 지니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현대그룹은 현 회장이 경영전면에 나서면서 현대그룹이 정씨 집안이 아니라 현씨 집안으로 넘어가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혹의 시선이 나왔다. 특히 정지이 전무가 경영일선에 나서면서 현대그룹이 경영권 향방이 향후 정지이 전무로 넘어갈 수 있다는 소문이 나오기도 했다. 범현대가가 현대그룹을 정씨 가문이 지켜야 한다는 논리로 경영권 분쟁을 일으킨 것으로 호사가들은 입방아를 찧었었다. 정연선씨가 현대투자네트워크 주요주주로 올라서면서 혹시 있을 수 있는 오해를 풀 수 있는 상징적 의미가 큰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향후 현대건설 인수에 있어 현 회장은 범현대가의 도움이 절실하기 때문에 이를 위한 사전포석이 아닌가라는 시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또한 현대그룹이 최대위기를 맡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주 현대상선이 현대증권 주식 75만주(0.44%)를 추가매입한 것도 경영권 안정을 위한 일환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에 따라 현대상선의 현대증권 지분은 22.69%(3858만2676주)가 돼 현대상선과 현정은 회장 등 특수관계인 포함 지분은 총 25.69%가 됐다. 그동안 현 회장은 그룹내부에서 ‘강한 카리스마’를 보이면서 현대중공업그룹과의 경영권 갈등, 북핵문제 등 그룹 사활을 건 싸움을 잇달아 헤쳐 나가는 뚝심을 보여줬다. 이번에 현 회장이 빼든 칼이 다시 한 번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해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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