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악재로 성장 발목 잡히나
국민은행 악재로 성장 발목 잡히나
  • 신동민 기자
  • 승인 2008.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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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기·김중회 내정자 퇴진 목소리 높아
KB금융지주 출범 내년으로 연기될 수 있다
국민은행이 내·외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내부적으로는 황영기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와 김중회 사장 내정자에 대해 국민은행노동조합과 시민단체들이 퇴진을 요구하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외부적으로는 정부가 론스타와 HSBC의 외환은행 매각 승인에 대한 심사에 착수키로 전격 입장을 바꾸면서 외환은행 인수가 물건너 가게 돼 M&A를 통한 신성장 동력마련에 차질을 빚게 됐다. 당장 우리금융그룹과 신한금융지주의 맹렬한 추격을 받고 있는 상황이어서 뚜렷한 해결책 마련도 쉽지 않은 상태다. 특히 국민은행 주가가 지난 25일 현재 5만7400원으로 주식매수청구 가격 6만3293원보다 약 10%가량 낮은 수준인데 실적 둔화와 외환은행 인수 무산 가능성으로 주가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8월말 주총에서 상당수 주주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커지만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15%이내라는 조건부가 달려있는 이상 여전히 지주사 전환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있다. 국민은행측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비율이 총 주식의 15%를 넘으면 지주회사로의 전환을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난 17일 발표했다. ▲ 퇴진 움직임 확산 현재 KB금융지주 황영기 회장 내정자와 김중회 사장 내정자의 퇴진을 위해 국민은행 노조를 비롯해 금융노조, 정치권, 시민단체가 연대 투쟁을 벌이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국민은행노조는 “황영기 회장 내정자는 삼성비자금 조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며, 금융감독당국으로부터 금융실명제 위반으로 경고를 받는 등 도덕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있는 인물이며 정부가 민간 금융회사를 장악하는 신 관치금융”이라며 “사퇴하지 않으면 대정부 투쟁과 총파업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심상정 진보신당 상임대표,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 양병민 금융노조위원장 등 10여개 정당·사회단체 대표들도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이들 정치권과 시민단체는 “도덕성은 물론 경영 능력, 정부로부터의 독립성 모두에서 자격 미달인 황 회장 내정자와 김 사장 내정자의 자진 사퇴와 국민은행 이사회가 후보 지명을 철회해야 할 것”을 밝혔다. 이에 따라 KB금융지주가 출범하더라도 당분간 내부 분열과 외부압력으로 파행이 불가피하다. ▲ 지주회사 전환 난항 지주사 전환을 위한 8월 주총에서 주주들이 15% 이상 매수청구권을 행사한다면 지주회사전환이 불가피하게 내년 3월 말이나 6월 말로 연장할 가능성이 있다. 만일 9월 지주회사 전환이 무산될 경우 국민은행의 대외적 이미지가 크게 실추될 가능성이 커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특히 국민은행이 뉴욕증시에 상장돼 있어 KB금융지주로의 전환 상장과 관련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심사를 통과했기 때문에 무산될 경우 해외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잃게 돼 망신을 당할 수 있다. 국민은행측은 황 회장 내정자와 강정원 행장이 적극적인 기업설명회(IR)와 자사주 매입을 추진하고 있어 지주사 설립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외환은행 인수 무산 정부가 HSBC의 외환은행 인수심사를 재개하면서 국민은행의 외환은행 인수는 불가능해졌다고 금융권은 보고 있다. 외한은행 인수 무산으로 신성장 동력을 잃은 국민은행이 우리·신한·하나 등 다른 금융지주사에 비해 열세인 증권, 자산운용, 보험, 카드 등 비은행 부문의 사업을 어떻게 성장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 비은행부문에 경쟁력을 확보한 우리·신한·하나금융지주에 맞서 비은행 부문에서 국민은행이 경쟁력을 확보하기에는 쉽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또한 황영기 회장 내정자와 강정원 행장의 경영 스타일이 너무 달라서 자칫 호흡이 맞지 않을 경우 KB금융지주 설립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앞만 보고 뛰기에 바쁜 국민은행의 행보에 많은 암초들이 발목을 잡고 있어 과연 국민은행이 이번 시련을 어떻게 이겨낼지에 대해 금융권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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