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터리 전망’ 보고서 투자자 울려
‘엉터리 전망’ 보고서 투자자 울려
  • 신동민 기자
  • 승인 2008.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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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널리스트의 잘못된 추천 책임 물어야 한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엉터리 전망’에 대해 개인투자자들이 온라인상에서 울분을 토하고 있다. 최근 주가가 고유가와 경제성장 둔화로 급락하자 애널리스트들이 기존의 기업 목표주가를 슬그머니 줄하향하고 있는데다 코스피 예상 저점도 1500∼1600대로 슬그머니 내려 투자자들의 비난이 일고 있다. 한 개인 투자자는 “애널리스트의 주가 전망과 기상청의 날씨 예보는 서로 닮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전망이 아니라 중계방송 수준으로 전락해 이젠 애널들의 보고서를 믿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또 다른 개인 투자자는 “증권사들이 장기 보유를 외치고 있지만 실상은 증권사들이 종목추천을 해놓고 주가가 조금 오르면 단타매매를 하고 추천종목으로 제외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면서 “과연 증권사들 한 종목을 2~3년 팔지 않고 들고 있는 종목이 몇 개가 되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애널리스트들은 “지수를 맞춘다는 것이 ‘신의 영역’에 도전하는 것이어서 드러난 숫자로만 평가하지 말고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 정도로 평가해 참고 자료로 활용해줬으면 좋겠다”고 해명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10개 증권사가 추천한 낙폭과대주 또는 저평가주식으로 추천한 118개(중복 추천 제외)종목의 추천일 대비 평균 수익률(11일 종가기준)은 -8.35%였다. 또 118개 종목 중 추천일 이후 한 달 뒤에 주가가 오른 종목은 37개(33%)다. 추천주 3개 중 2개는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애널리스트들이 엉터리로 추천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냈다. 변동성 큰 장세에서 주가 전망 어려워 해명
“일부 애널 불법적 커넥션 있다”의문 제기
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사의 수입이 아직 위탁매매수수료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주식 매매를 활성화하기 위해 애널리스트들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매수추천을 많이 하게 돼 엉터리 추천이 많아졌다”며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기업과 친분을 유지하며 서로 공생관계에 있어 매수 추천을 내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대우증권 한 애널리스트는 “주식시장이 안정적일 때는 정확한 주가 분석을 내놓을 수 있지만 요즘과 같이 외부적 요인으로 인해 변동성이 클 때는 전망치를 맞추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애널리스들의 엉터리 전망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증권사들은 고객들에게 별도의 사과 이메일을 발송해 고객 마음을 추스르고 있다. 특히 적립식 펀드의 손실이 발생하기 시작하자 기존 고객들에게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장기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메일을 발송하기도 한다. 주가하락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 금액이 눈덩이처럼 커지자 개인투자자들 사이에 개미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투자자협회’를 만들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금융위원회와 재정경제부가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에 보고한 ‘금융영업 규제 선진화 및 신용회복 지원 방안’에서 상장법인 중 상위 10% 정도에 대해 공시의무 완화조치를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발표되자 이에 대해 성토하는 목소리도 높다. 한 개인 투자자는 “미국을 따라 공시제도를 완화한다고 하는데 그럼 미국처럼 엉터리 분석을 하는 애널리스트에 대해 투자자피해를 보상하는 제재도 마련해야 되는 것 아닌가”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4년 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뉴요주 검찰은 애널리스트와 기업간 공생 관계에 철퇴를 가하면서 애널리스트에 대한 규정을 대폭 강화하는 한편 이들의 엉터리 분석으로 인해 투자자들이 입은 피해를 14억달러 보상으로 타협토록 하는 등 제재를 가한바 있다. 김상조 경제개혁센터 소장은 “애널리스트가 지나친 낙관론으로 잘못된 종목 추천을 내놓았을 때 미국처럼 시장에서 어느 정도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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