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업계 사활 건 경쟁 이전투구로 변해
손보업계 사활 건 경쟁 이전투구로 변해
  • 신동민
  • 승인 2008.0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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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대적 M&A, 공정위 담합 제소 등 내분 일어나
계열사 ‘보험물량 몰아주기’ 관행 공정위 조사 착수
제살 깎아 먹기 경쟁 시장발전 걸림돌 손해보험업계가 사활을 건 경쟁을 펼치면서 대형사와 중소형 손보사간에 내분이 일어나고 있다.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치열한 시장 선점을 위해 손보사 간에 적대적 인수·합병(M&A)을 통한 덩치 키우기가 시작되면서 대주주 지분율이 취약한 손보사들은 지분확대와 우호세력을 찾는데 골머리를 앓고 있다. 또한 보험사간에 대형 보험계약 건을 두고 손보사간의 치열한 신경전 양상도 나타내고 있다. 최근 메리츠화재가 제일화재에 대한 적대적 M&A에 나섰지만 한화그룹의 개입으로 실패하면서 손해보험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그룹사를 끼고 있는 대형보험사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손보사가 대주주 지분율이 낮아 적대적 M&A에 노출되어 있다. 중소형손보사들은 자통법 시행을 대비해 대형사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M&A를 통해 시장을 확대하려고 하면서 인수하려는 회사와 이에 대응에 지키려는 회사 간의 경쟁이 치열하다. 또한 근로자재해보험(근재보험) 인수문제를 놓고 대형사와 중소형보험사가 충돌하면서 결국 제일화재·한화손해보험·흥국쌍용화재·롯데손해보험·그린손해보험 등 중소형손보사들이 최근 삼성화재·현대해상·동부화재·LIG손해보험 등 4개 대형사를 담합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해 논란이 일고 있다. 중소형 손보사들은 이들 대형사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건설공제조합과 근로자재해 공제사업 업무협정을 맺고 담합해 근재보험을 독점 판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개별 건설업체와 보험사간 근재보험을 체결해 대형사와 중소형보험사간 큰 문제가 없었지만 올해 1월 법 개정으로 전체 건설사의 90% 이상인 1만2000여업체가 참여한 건설공제조합이 이 계약에 참여할 수 있게 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공제조합은 대형사에 유리한 신용평가 등급이나 지급여력비율, 자산 건전성 등을 조건을 내세워 중소형사들이 완전히 배제하면서 중소형사들이 반발해 결국 공정위에 제소하게 됐다. 이에 따라 공정위가 사실 확인을 거쳐 대형손보사들의 법 위반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업친데 덮친 격으로 최근 금융감독원이 삼성과 한화, 동부그룹 등이 기업보험의 90% 이상을 입찰이 아닌 수의계약방식으로 그룹 내 손해보험사에 몰아준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혀 공정위가 대기업집단의 계열 손해보험사 ‘보험 물량 몰아주기’ 관행에 대해서도 전방위 실태조사에 나서 대형사들이 곤란한 입장에 처했다. 대형사들은 중소형사들의 담합 주장과 보험물량 몰아주기 관행에 대한 불법여부 조사에 대해 불쾌하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대형손보사 관계자는 “근재보험에 대해 중소형사들의 입장은 이해되지만 시장경쟁 원리에 따라 이뤄진 일이어서 법적으로 아무런 하자가 없다”며 “보험물량 몰아주기 관행은 반도체와 같은 첨단 산업은 기밀사업에 대한 정보 보안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자기계열 손보사에 보험을 가입한 것 일뿐 그 어떤 탈법이나 불법, 편법 행위는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며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계열사 물량 몰아주기나 대형사간의 담합 행위는 경영진이 기업과 주주들에게 배임을 저지르는 것으로 결국 그 피해는 소비자가 부담하게 돼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손보사들이 지난해부터 안정적인 성장기반을 바탕으로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는데 손보사간의 치열한 경쟁이 자칫 이전투구로 변한다면 제살 깎아 먹기 경쟁이 돼 시장발전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경계의 눈빛을 보냈다. 한편 보험소비자연맹은 손보사들이 자동차보험 사업비를 과다하게 지출하고 있다고 문제제기 하고 있어 손보사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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