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민자씨의 황금時代’가 열립니다
2008년 ‘민자씨의 황금時代’가 열립니다
  • 이서희 기자
  • 승인 2008.04.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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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희경, 황금마차 허추나로 대학로 입성
쪽팔렫호 좋아, 미워도 좋아, 너만 있다면...
배우 양희경이 황금마차 허추나로 연극 무대로 돌아왔다. 50대의 나이에도 에너지 넘치는 연기를 보여주며, 어떤 배역을 만나도 살아있는 캐릭터를 만들어 내고 작품 속에 녹아 들어 자유자재로 변신하는 그녀가 이번에는 카바레 가수로서 노래 솜씨를 뽐낸다. 이미 공연시작 전부터 배우 양희경을 기다렸던 30~40대 여성 팬들의 ‘카바레 가수라니, 양희경씨의 노래가 너무 기대되네’, ‘늙은 창녀의 노래 이후 기다렸어요’ 라는 내용의 전화가 끊이지 않았을 정도였다. 1985년 연극 ‘한씨 연대기’를 통해 그 연기력을 인정받고, 이후 1995년 모노드라마 ‘늙은 창녀의 노래’로 ‘현대 연극상’에서 연기상을 수상하며 통 큰 연기를 인정받은 배우 양희경. 이제 카바레 가수 ‘허추나’로 돌아온 그녀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조심조심 따라가 보자. ▲민자씨의 황금時代는? 10년 만에 돌아온 박민자씨가 같이 살잔다. 기가 막혀! 몰래 들어와 치마를 허리춤까지 올리고 화장실에 앉아있는 엄마. 집 나간 지 10년 만에 찾아온 카바레 가수인 엄마 민자와 미아가 처음 만난 순간이다. 나가라고 소리쳐도 같이 살자고 매달려 겨우 집에 들여놨더니 이 아줌마가 첫사랑 만나서 연애한단다. 한편 미아를 짝사랑 하는 시인 지망생 철수가 있다. 시를 쓰고, 파스를 사고, 미아를 위해 뭐든 하고픈 철수. 미아는 세상물정 모르고 엉뚱한 시를 쓰는 철수가 한심할 뿐이다. 그리고 황금마차 공식커플 사라와 남실장. 사라는 그저 세탁소를 운영하며 평범하게 살고 싶은데 그런 그녀의 꿈을 저렴하다 비웃는 남실장, 인생 한방이라며 자신만 믿으라고 큰 소리만 쳐댄다. 그렇게 티격태격, 서로에게 쌓인 이야기들이 조금씩 풀리고 마음도 열려 가는데 철없는 엄마 박민자, 믿던 사랑한테 버림받고 그 나이에 기막힌 대형 사고를 치는데··· ▲찐한 사람냄새 나는 이야기 인생, 손해 보면서 살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 그래서 사람에게 마음을 열어주는 일은 본전 생각에 점점 더 쉽지 않다. 살면서 내 것을 잃기 싫다는 마음 때문에 사랑에도, 사람에도 주저하게 되고 일상은 더 메말라 간다. 여기 인생 본전 생각하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집 나간지 10년만에 딸을 찾아온 엄마, 엄마 없이도 똑소리 나게 살아온 딸, 짝사랑중인 청춘, 소박한 꿈을 꾸는 여자, 한방에 인생 바꾼다고 큰소리치는 남자. 일상에서 사람냄새 가득한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것이 욕심난다는 연출가 김경익은 연극 ‘민자씨의 황금時代’를 통해 그냥 살아지는 얄팍한 일상이 아닌 그 밑에 흐르고 있는 사람들의 눈물에 관한 일상을 그려낸다. 그는 살아간다는 것은 화려하거나 빛나지 않고 너무도 어렵고 힘겹지만 아름다운 일이라고 믿으며 세밀한 감성과 분석력으로, 음악적 미술적 감각을 이용해 이 연극을 만들어 낸다. 연극 ‘민자씨의 황금時代’의 진정한 매력은 가슴을 쥐어짜는 것도 아니고 자극적인 대사들이 오가는 것도 아니다. 그렇지만 슬쩍 미소 짓다 한껏 웃어대다 어느새 눈이 시큼해지게 한다는 것이다. 이 공연은 대학로 예술마당에서 27일까지 열리며 티켓은 전석 35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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