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생명이 펼치는 팽팽한 드라마
자연과 생명이 펼치는 팽팽한 드라마
  • 김노향 기자
  • 승인 2008.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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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진화론
이제 ‘진화’는 생물학의 울타리를 훌쩍 뛰어넘었다. 교양인이라면 감히 이를 무시하지 못한다. 19세기판 ‘종의 기원’이 일으킨 거대한 과학혁명을 완성하는 21세기판 ‘종의 기원’이 나왔다. 철학자이자 인지과학의 선구자인 대니얼 데닛은 인류 역사상 최고의 아이디어를 낸 사람으로 뉴턴도 아인슈타인도 아닌 다윈을 주저 없이 꼽는다. 후대의 생물학자들은 진화에 관해서 “감히 누구도 다윈보다 더 잘 쓸 수는 없다”고 말한다. 그런데 여기 다윈이 쓴 진화의 ‘경전’인 ‘종의 기원’을 다시 쓰겠다고 나선 이가 있다. 바로 영국의 저명한 유전학자이자 과학 저술가로 유명한 스티브 존스이다. 다윈이 죽기 1년 전까지 심혈을 기울여 지렁이를 연구했다면, 존스는 30년 동안 달팽이를 연구했다. 그런 그가 죽은 다윈을 대신해 19세기 ‘종의 기원’의 21세기 수정판을 내놓은 것이다. 물론 다윈이 진화이론 분야의 최고수인 것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존스에게는 유전학이라는 비장의 무기가 있다. 진화는 아주 완만하게 진행되는 자연선택이라는 메커니즘에 의해 일어난다. 다윈은 최초로 진화의 메커니즘이 작용하는 증거까지 제공했으나 큰 약점을 가지고 있었다. 유전을 이해하지 못했던 것이다. 자연선택론은 ‘진화적 종합’과 유전자 관점에서의 재무장을 거쳐 지금과 같은 상당히 진화된 모습을 갖추게 됐다. 이제 진화는 과학 이상이 됐고, 이 개념은 경제학과 정치학, 역사, 예술을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사용된다. 2004년 CBS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가운데 65%가 창조론과 진화론을 함께 가르치기를 원했다. 한술 더 떠서 37%는 진화론 대신 창조론을 가르쳐야 한다고 답했다. 우리의 경우 2004년 종교인구 분포 조사에 따르면 기독교인이 전 국민의 28%이고, 이 가운데 70% 이상이 창조론을 믿는다. 이 책은 바로 “150년이나 된 낡은 이론을 왜 지금 또 봐야 하는가?”라고 묻는 사람들, 그리고 ‘다윈이 말했던 진화는 실제로 일어나지 않았다’고 용감하게 부정하는 창조론자들을 위한 책이다. 다윈의 과학은 그 뿌리가 과거에 있지만 현재의 열쇠이다. 스티브 존스 지음┃김영사┃648쪽┃2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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