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자의 뮤지컬 ‘19 그리고 80’
박정자의 뮤지컬 ‘19 그리고 80’
  • 이서희 기자
  • 승인 2008.01.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름다운 80세, 그녀를 사랑한 19세의 젊음
‘사랑에는 국경이 없다’, 여기 이 말을 몸소 보여주는 공연이 있다. 뮤지컬 ‘19 그리고 80’은 19세의 청년이 80세의 할머니를 만나 사랑하면서 성장해 나간다는 내용의 공연이다. 이렇게 줄거리만 보면 조금 이상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어떻게 청년이 할머니를 사랑할 수 있을까? 이상하지 않은가? 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처음의 의문과 거부감은 사라져 주인공 헤롤드의 감정에 공감하고, 모드의 사랑스러움에 반하는 나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원래 이 작품은 1971년 콜린 히긴스의 시나리오로 만든 영화 ‘Harold & Maude’를 원작으로 만들어진 뮤지컬이지만, 국내에서는 이미 2003년부터 배우 박정자 주연으로 연극 무대에 섰던 작품이다. 그 당시에도 많은 사랑을 받아 재공연을 거듭하던 이 작품이 춤과 노래가 곁들어진 멋진 무대로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온 것이다. ▲삶과 죽음의 경계선, 장례식에서 산자와 죽은 자의 희비가 엇갈리는 곳이 바로 장례식이다. 그리고 이곳은 해롤드에게는 죽음의 공간으로. 모드에게는 삶을 발견하는 공간으로 다가오면서 그들의 만남이 이루어진다. 주인공 해롤드는 장례식과 죽음을 병적으로 좋아하며 어머니의 애정과 관심을 끌기 위해 우스꽝스러운 자살 시도로 시간을 허비하는 청년이다. 그는 한 장례식장에서 자신과 마찬가지로 별나고 괴팍스러운, 그러나 유쾌하고 활력 넘치며 삶을 사랑하는 80세 노인 모드를 만난다. 모드는 해롤드에게 삶의 즐거움에 대해 가르쳐주고 자신을 발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줌으로써 자기 파괴적인 이 부유한 청년의 삶의 지표가 되고, 해롤드는 그런 모드에게 진정한 사랑을 느낀다. 그리고 그들의 믿기 어려운 로맨스는 해롤드로 하여금 인생의 아름다움, 가능성 그리고 의미에 대해 깨우치게 한다. ▲별난 러브스토리? 배우 박정자의 힘! 뮤지컬 ‘19 그리고 80’은 별난 러브스토리에 머무르는 연극은 아니다. 상처입은 영혼을 가진 젊은이가 아름다운 할머니 를 만나 삶과 사랑의 진정한 가치를 깨닫는 뭉클한 드라마다. 또한 이 스토리가 별난 러브스토리에서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깨달음을 줄 수 있었던 데에는 배우 박정자를 빼놓을 수가 없다. 이 작품은 국내에서 연극으로 소개되었을 당시 박정자는 가장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드로 열연하여 깊은 울림을 이끌어 내었다. 이후 2004년, 2006년에도 박정자 주연으로 재공연 돼 아기자기하고 따뜻한 무대, 인생에 대한 깊은 통찰과 아름다운 시선, 박정자의 열정 넘치는 연기로 다시 한 번 찬사를 받았었다. 그리고 2008년 배우 박정자는 다시 한 번 ‘모드’를 연기하기 위해 돌아왔다. 완숙한 노련함으로 젊은 연기, 기운찬 무대를 만들어 내는 배우 박정자는 ‘뮤지컬 19 그리고 80’에서 진정한 삶과 사랑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외에도 해롤드역에는 이신성이 그리고 서지영, 배해선, 이건명 등 주연급의 실력 있는 배우들이 대거 참여해 공연의 완성도를 높였다. 마지막으로 죽음을 앞둔 모드가 해롤드에게 “너는 내가심은 나무니까, 자라야만 해”라고 남기는 말은 해롤드에 뿐만 아니라 우리들에게 앞날에 대한 희망과 의지를 다질 수 있게 한다. 1월19일에서부터 3월5일까지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하는 ‘19 그리고 80’은 부모님과 함께 관람해도 좋을 멋진 공연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