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은 냉정하되 관계는 따뜻하게”
“분석은 냉정하되 관계는 따뜻하게”
  • 강세훈 기자
  • 승인 2007.0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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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신한증권 건설ㆍ시멘트 애널리스트
정일구 애널리스트(위) 이창근 애널리스트(아래)
베스트 애널리스트가 발표될 때 마다 단골로 등장하는 이름이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이창근(41) 애널리스트. 그는 13회 연속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뽑힐 만큼 건설업종 분야에 있어 권위자라 할 만 하다. 건설주에 호재, 악재 소문이 나돌 때 마다 투자자들은 그의 이름을 떠올리게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의 명성 때문일까. 이 애널리스트를 만나기가 쉽지 않았다. 전화통화를 시도 할 때마다 지방출장과 미팅 등으로 번번히 통화연결에 실패했다. ‘13회 연속 베스트 애널리스트’라는 타이틀은 쉽게 얻을 수 있는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바쁘게 돌아다니는 그의 발품이 만들어 낸 것이 아닐까. 연세대 행정학 학사졸업, 경영학 석사학위를 딴 그는 94년 우리투자증권에 입사해 98년 동부경제연구소, 2000년 굿모닝신한증권 기업분석팀. 2004년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내수ㆍ서비스팀장을 거쳐 지난해 10월 다시 굿모닝신한증권으로 돌아왔다.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 이 애널리스트는 급히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잠시후 애제자라고 소개하는 정일구 애널리스트가 들어왔다. 인터뷰 중간중간 정 애널리스트에게 확인하는 질문을 던지며 하나라도 더 배우게 하려는 이 애널리스트의 배려에 각별한 부사수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최근 이 애널리스트의 최대 관심사가 뭐냐는 질문에 “한국부동산 시장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지켜보고 있다”고 한다. 부동산 시장의 움직임이 곧 건설업종과 연관되기 때문이다. 강북지역 주거공간의 합리적인 수급 문제를 위해 우리나라보다 4~5년 전에 발전한 싱가폴, 일본, 홍콩의 선진모델을 분석하러 직접 출장도 다니고 많은 고민을 한다고. 가슴이 뜨거웠던 순간 그는 2년 전 중동 출장에서 중동의 엄청난 플랜트를 보고 가슴이 뜨거웠다고 말한다. 그 이후 중동 건설주가 강하게 움직일 것이라는 예측을 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 애널리스트는 사무실에 앉아서 전화통화하는 것보다 해외현장을 방문해 직접 눈으로 보고 보고서를 쓰는 것을 중시한다. 또한 현장방문에서는 항상 사진 찍는 것을 빼놓지 않다고. 이런 그의 실사구시(實事求是) 정신이 장기간 고객의 사랑을 받아올 수 있었던 이유인 듯 했다. 건설업종 전망 “썩 좋은 수준은 아니다” 국내 건설업종은 대형사와 중소형사간의 블루오션과 레드오션은 더욱 심화될 것이고, 해외건설업은 중동플랜트를 짓는 석유나 정유 콤플렉스 조성으로 2011년까지는 좋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성원건설의 ‘두바이 프로젝트’에 대해 MOU(양해각서)는 체결할 수 있지만 200억달러 라는 대규모 프로젝트 본계약 체결에 대해서는 실현가능한지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냈다. 만약 체결하게 되더라도 성원건설의 재무구조가 좋지 않아 독자적 수혜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쌍용건설에 대해서는 지분 “25%를 가진 우리사주조합이 우선매입권을 가지고 있어 매각 조율이 쉽지 않다”며 “매각가능성은 있으나 성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쌍용건설이 해외 건축의 강자이긴 하지만 대형사 중에서는 규모가 작으며 사업영업이 주택과 건축사업으로 한정돼 있어 할증받을 요인은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또한 내년에 SK건설의 상장 움직임이 있고 건설주 탐픽으로는 대형사인 대림산업과 현대건설을 추천했다. 매수의견의 중요포인트는 대주주의 마인드 이 애널리스트는 매수의견을 쓸 때 실적호전 말고도 기업가치를 본다고 한다. 회사의 지배구조가 개선되거나 향후 창출될 종적ㆍ횡적 다각화가 가능하다면 충분한 기업 가치가 있다고 설명한다. 또한 대주주의 마인드가 어떤 방향이냐를 잘 읽으면 기업의 로드맵이 그려진다고. 예를들어 대림산업의 경우 금년도 영업보고서에 공시된 내용은 없지만 해외플랜트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말을 통해 회사의 움직을 추정한다고 했다. 장기간 베스트애널리스트로 선정된 비결이 뭐냐고 묻자 ‘기발한 발상’이라고 말한다. 사물을 볼 때 남들과 다른 각도로 보려고 노력하고,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하다고. 이러한 노력때문인지 그는 업계에서 독특하고 개성있는 프리젠테이션으로 유명하다. 또한 가장 큰 자문사부터 가장 작은 자문사까지 서비스는 동일해야 한다는 기본 마인드와 혈연, 지연, 학연을 배제한 서비스 정신은 고객들과의 무언의 약속이라고 여긴다. 이런 이유로 상관 회사와는 엄격한 공과 사를 구분해 “분석은 냉정하되 관계는 따뜻하게 하자”는 마음을 지켜오고 있다. 자식 중 한명은 꼭 애널리스트로 키우겠다 그는 애널리스트라는 직업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다. 애널리스트라는 직업이 매력적인 부분이 많다며 대통령 빼놓고는 다 만날 수 있고 자기의 생각으로 남들을 설득하는 데 환희를 느낀다고 한다. 초등학교 3학년, 1학년, 유치원생인 아이들 중 한명은 꼭 애널리스트로 키우고 싶다고. 유학을 다녀오지 않은 자신의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 자식에게는 유학을 다녀오게 해 국내외를 커버하는 애널리스트로 키우고 싶다는 비교적 구체적인 계획까지 설명했다. “한 명은 될 것 같다”며 멋쩍은 웃음과 함께 강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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