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원건설 사정당국의 조사설 확산
성원건설 사정당국의 조사설 확산
  • 이상준 기자
  • 승인 2007.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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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20일새 8배 올라-계약체결 2개월째 감감 무소식
성원건설 ‘두바이 프로젝트’에 대한 사정당국의 조사설이 확산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본보 752호 참조> 성원건설은 지난 5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구도심 재개발 사업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그러나 이를 둘러싸고 제기되는 의문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실체도 그렇고, 사업성도 그렇다. 무엇보다 진작 했어야 할 본 계약 체결이 두 달째 감감 무소식이다. 증권 관계자에 따르면 “여러가지 측면에서 의혹투성이인 프로젝트다. 성의있는 자세로 조속히 해결하여 선의의 투자자들의 피해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사업수주에 대한 의혹 성원건설 ‘두바이 프로젝트’에 대한 사정당국의 조사설이 확산되고 있다. 성원건설의 두바이 재개발 사업 수주에 대한 의혹이 커지자 각종 설왕설래가 난무하고 있는 것에 따른 조치로 보인다. 계좌 추적, 공정공시 규정, 내부정보 위반 등의 조사가 착수됐다는 소문이다. 실제 개인 투자자들이 자주 접속하는 인터넷 포털사이트엔 성원건설의 두바이 프로젝트와 관련된 루머들로 가득하다. 그 중에서도 두바이 프로젝트의 사전 유출을 놓고 말들이 많다. MOU 체결 4일 전부터 성원건설 주가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성원건설 주가는 두바이 프로젝트 발표가 나기 전인 5월 17일부터 상승세를 타면서 지난달 6일까지 무려 12번의 상한가를 포함해 연속 급등세를 보였다. 이렇게 성원건설 주가는 4870원에서 3만 7500원까지 치솟았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작 성원건설 측은 이렇다 할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두바이 프로젝트 계획이나 수주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일체 함구하고 있다. 성원건설은 주가급등에 관한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두바이 도심지 재개발 프로젝트 사업과 관련해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 외에 특별한 진행사항과 사유가 없다”며 “두바이 도심지 재개발 프로젝트 진행사항에 대해 6개월 내 재공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성원건설이 19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해외 프로젝트인 ‘두바이 프로젝트’의 뒷맛이 어딘지 영 개운치 않다. ▲진실은 무엇인가? 지난 5월 21일 성원건설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발주처인 ‘데이라 인베스트먼트 컴퍼니’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구도심 데이라 지역 재개발 사업을 추진하기로 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성원건설의 초대형 두바이 프로젝트를 둘러싸고 실체가 불분명하고 사업성도 불확실하다는 이유에서 갖가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제일 먼저 제기되는 의혹은 성원건설의 능력이다. 성원건설의 연매출은 3000억원으로 국내 도급 순위는 50위권이다. 지금까지 대규모 해외건설 실적도 거의 없다. 성원건설은 두바이에서 2건의 주상복합 사업을 진행 중이지만 수주금액은 2000억원 안팎에 불과하다. 또한 성원건설은 재무적 압박도 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중견 건설업체가 총 사업비 19조원의 메머드급 프로젝트를 소화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지적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성원건설이 초대형 프로젝트를, 그것도 해외에서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성사 여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19조원이라는 규모에 비해 부실한 프로젝트 내용도 도마 위에 올랐다. 성원건설 측은 프로젝트의 ‘큰 그림’만 제시했을 뿐 구체적인 실현 방안 등을 내놓지 않았다. MOU 체결 기자회견에서도 양사는 사업의 주체, 공사기간, 착공시기, 자금조달, 컨소시엄 구성 등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 다만 “이번 계약이 모하메드 총리의 방한 일정에 맞춰 진행됐기 때문에 총리가 구체적인 내용을 다시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MOU 체결 직후인 지난 5월 21∼22일 방한한 모하메드 총리는 성원건설의 ‘두바이 프로젝트’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사실 한 나라의 총리가 외국 방문 중 기업 간 개별사업을 언급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일반적으로 국가수반이 전체 내용을 발표하면 구체적인 실무내용은 MOU 체결 주체들이 밝히는 게 순서다. 따라서 양측이 세부적 사업안에 대해 제대로 의견을 조율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쯤 되자 성원건설은 말을 바꿨다. 처음엔 무하마드 총리가 방한 기간에 밝힐 것이라고 했다가 아무 말이 없자 다시 “두바이로 돌아가서 발표할 것”이라고 둘러댔다. 전윤수 성원건설 회장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제2 중동 붐의 기폭제로 작용, 국가경제에도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이라며 “지난 5월 21일 MOU 체결에 이어 본 계약도 이르면 6월 초순, 늦어도 6월 하순께는 체결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국내업체들, “금시초문“ 그러나 ‘두바이 프로젝트’본계약 소식은 6월을 넘기도록 전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뿐만 아니다. 컨소시엄 구성 부분도 미심쩍다. 성원건설은 “사업의 규모가 크기 때문에 국내 대형 건설사 4∼5곳과 컨소시엄을 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성원건설 측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대우건설, 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 대림산업 등 국내 주요 건설업체들도 대부분 아직 성원건설의 제안을 받지 못한 상황. ‘금시초문’이라는 게 이들의 이구동성이다. 게다가 두바이 데이라 지역은 프리홀드(외국인 소유제도)가 시행되지 않고 있어 사실상 외국인 소유자 유치가 힘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현재까지 성원건설에서 연락온 건 없다”며 “성원건설의 두바이 사업은 언론보도를 통해 알게 된 것이 전부”라고 귀띔했다. MOU 체결 이후 성원건설에서 파트너로 이름을 거론한 바 있는 금호건설도 “사실 무근”이라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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