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펀드가 ‘투명’해진다
[정책] 펀드가 ‘투명’해진다
  • 박유영 기자
  • 승인 2007.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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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펀드에 가입하려는 고객이 운용사 직원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 GIPS 도입으로 개별투자자의 투자판단에 도움 - 펀드 평가에 객관적인 잣대 역할 수행할 것 바야흐로 주식과 펀드의 홍수시대다. 특히 펀드의 경우 역내펀드 뿐만 아니라 각국의 해외펀드마저 고수익을 자랑하며 투자자들의 잇단 러브콜을 받고 있다. 종류가 많은 만큼 수익률도 천차만별. 좋지 않은 수익률을 자랑하는 운용사가 어디 있겠냐만 이제는 좋지 않은 성과도 감출 수 없다.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이 기금 위탁 운용사에 대해 국제투자성과공시기준(Global Investment Performance Standards, GIPS)을 적용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GIPS는 미국에 본부를 둔 공인재무분석사(CFA)협회에서 제정·보급한 것으로 미국을 비롯한 25개국에서 채택하고 있는 국제적인 투자성과 집계 및 공시기준이다. 국민연금은 올해 말까지 구체적인 적용 방안을 확정하고 2년간의 적용기간을 둔 후 2010년부터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 어떻게 운용되나 깁스(GIPS)를 채택한 운용사들은 운용하는 모든 펀드를 콤퍼지트(Composite)단위로 분류한 후 수익률을 공시해야 한다. 콤퍼지트란 예컨대 ‘대형주 펀드’나 ‘중소형가치주 펀드’ 와 같이 펀드를 동일한 운용 스타일로 묶은 단위를 말한다. 실제 운용된 성과만을 공시해야 하며, 최소 5년 이상의 성과나 설립 후 전체기간 수익률을 보고 해야 한다. 운용이 중단된 펀드는 중단시점까지 공시하면 된다. 무엇보다 각 자산운용사는 자율적 기준에 의해 펀드를 분류하되 일관된 원칙을 적용해 지속적으로 공시해야 한다. ▲ 무엇이 달라지나 기존에는 운용사가 성과가 우수한 펀드만 골라서 제시해 운용사의 일방적인 정보에 의존하는 개인투자가들은 정확한 평가를 내리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각 운용사들이 이른바 ‘대표펀드’나 ‘간판펀드’를 앞세워 마케팅 하더라도 이를 막을 뾰족한 방법이 없었다. 그러나 깁스를 기준으로 하면 좋고 나쁜 성과여부에 상관없이 모든 펀드의 성과를 공시해야 하므로 운용사 전체의 능력을 보다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 국민연금연구원 기금평가팀 황정욱 주임연구원은 “깁스를 적용하면 개별 펀드별로 공시하지 않고 콤퍼지트 별로 공시해야 하므로 운용실적이 좋지 않은 펀드는 누락하고 공시하는 이른바 체리피킹(Cherry Picking)을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통일된 수익률 계산방법과 공시방법이 적용되므로 운용사간 비교를 편리하게 할 수도 있다. 또, 지금까지는 펀드를 주식·채권 편입비율(성장형, 안전성장형, 안정형)에 따라 분류하고 순위를 부여해 운용스타일이 다른 펀드를 동일한 기준으로 비교하는 경우가 발생했지만, 깁스의 도입으로 다양한 벤치마크가 확산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우려되는 부분은 일단 깁스를 적용하기 위해 △ 운용사별 콤퍼지트 체계 구축 및 펀드 분류 △ 콤퍼지트별 벤치마크 설정 △ 수익률 산출·공시·검증을 위한 인력 및 시스템 정비 △ 외부기관을 통한 검증 시 추가비용 소요 와 같은 선결과제가 선행돼야 한다. 그러나 현행 도입안에 따르면 이 같은 준비는 운용사가 맡는 것으로 돼 있어 각 운용사의 부담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제도 정착과 관련해 황 연구원은 “깁스를 강요하기보다 국민연금 제안서 제출시 깁스 준수를 의무화하거나 준수 시 가산점을 줘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다”고 밝히며, “굳이 강제하지 않더라도 추후 깁스제도가 확산되면 각 운용사들이 객관성 확보나 신뢰감을 얻기 위해서라도 선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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