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국회 증언 하겠다"
이건희 회장 "국회 증언 하겠다"
  • 신동민 기자
  • 승인 2006.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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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소심 재판부, 삼성에 '공모아니다'는 입증책임 지을듯
미국을 방문중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국정감사에 출석하겠다고 밝혀 오는 10월 과연 증인으로 국감장에 설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19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코리아소사이어티의 ‘밴플리트상’ 시상식 뒤 기자들과 만나 “국정감사 증인으로 요청하면 갈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이 회장은 에버랜드 전환사채(CB)를 저가로 발행해 장남인 이재용 상무와 딸들에게 편법 증여했다는 의혹을 사 국회가 국감 증인으로 채택해 증언을 들어야한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국정감사를 앞두고 국회 법사위와 정무위는 삼성 현대차 등 대기업 총수 증인 채택 문제를 놓고 여야간 이견 대립으로 지난주에 합의를 하지 못해 이번 주 중에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국회 법사위는 에버랜드 전환사채 불법증여 의혹과 관련해 열린우리당 임종인 의원과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이 이 회장을 국감 증인으로 신청한 바 있어 법사위의 결정에 따라 참석여부가 결정된다. 또 정무위에서는 국감 증인채택을 놓고 야당이 대한생명 인수와 관련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을, 현대 자동차그룹의 부당내부거래와 관련해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을 각각 증인으로 출석할 것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 여당은 반대하고 있다. 만약 이 회장이 법사위 증인으로 채택될 경우 상당한 곤욕을 치룰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1일 에버랜드 전환사채 저가 발행·편법증여 의혹 항소심 재판에서 재판부가 1심재판부의 입장과 달리 이 회장에게 불리한 기류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공모여부와 관련한 입증책임은 검찰이 진다는 1심 재판부의 입장과 달리 삼성측이 공모여부에 대한 입증책임을 진다고 해 삼성측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재판에서 에버랜드 박노빈 사장은 “제일제당 외에 사채를 인수하려는 사람이 없어 이재용씨 등이 인수하게 되었다”고 주장했었다. 이에 대해 서울고법 형사5부 조희대 부장판사는 “당시 이재용씨와 세 딸들은 나이가 어린데 실권주 인수를 할 수 있었겠느냐”면서 “아버지(이 회장)가 인수 안한다고 한 것을 어린 아들이 인수한다고 나선다면 아버지가 허락하겠느냐”며 심문했다. 조 부장판사는 “에버랜드를 인수하는 일련의 과정이 일반인 눈에는 계획 하에 움직이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국에서는 두 항공사가 똑같이 항공료를 인상했을 경우 담합한 것으로 법률상 추정한다. 항공사가 혐의를 벗으려면 담합하지 않았다는 증거를 내야 한다”고 밝혀 입증책임을 실질적으로 검찰에서 삼성측으로 전환했다. 한편 이건희 회장은 지난 13일 미국 출국 이후 뉴욕, 런던, 두바이를 거쳐 10월초에 귀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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