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 현대그룹 부도나길 바랬다"
"정몽구 회장, 현대그룹 부도나길 바랬다"
  • 신동민 기자
  • 승인 2006.0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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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록씨 법정 진술...알선수재 혐의는 인정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재판장 문용선 부장판사)는 지난달 29일 금융기관 대출이 이뤄지도록 도와주고 사례금을 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의 알선수재)로 구속 기소된 김재록 전 인베스투스글로벌 대표에 대한 속행 공판을 가졌다. 이날 재판에서 김 씨는 알선수뢰혐의에 대해 인정하였다. 김재록씨 변호인단은 검사가 기소한 알선수뢰혐의는 인정하지만 김재록씨가 국가 산업발전에 아무런 일도 하지 않았다는 것은 인정할 수 없어 김재록씨가 그동안 국가 산업발전에 얼마나 기여했는가에 대해 해명하기 위해 긴 시간을 변론했다. 변호인 심문과정에서 현대차그룹이 김 씨에게 청탁한 부분에 재판부가 의문점을 제기해 김 씨가 이에 대해 직접 진술해 눈길을 끌었다. 김 씨의 증언에 의하면 현대그룹이 왕자의 난으로 현대그룹과 현대차그룹으로 분리되면서 고 정몽헌 회장과 정몽구회장의 사이가 상당히 좋지 않았다. 당시 현대그룹이 대북자금지원문제로 자금난에 빠져 상당히 어려움을 겪게 돼 현대그룹 계열사인 현대상선이 그룹자금의 어려움을 타파하기 위해 현대차그룹에 운반선 구입을 요청했었다. 그러나 현대차그룹은 운반선을 구입할 수 없다고 거절했고 현대그룹의 부탁으로 정부와 경제관료들이 운반선을 구입하라고 정몽구 회장에게 압력을 행사했었다. 이러한 압력에 벗어나기 위해 정 회장은 김 씨에게 청탁해 운반선을 구입하지 않도록 해달라는 청탁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현대차 그룹이 운반선 구입을 거부한 이유에 대해 김재록씨는 “당시 정몽구회장은 현대그룹이 부도나기를 바랬기 때문에 현대상선 운반선 구입건에 대해 거절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진술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현대차그룹이 현대상선 운반선을 구입하지 않으면 되는데 왜 구입하지 않도록 정부와 경제관료들의 압력을 막아달라고 청탁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반응했다. 이날 변론에서 외환위기 이후 일어난 국내의 굵직굵직한 M&A건을 김 씨가 대부분 관여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지난해 5~6월 분양대행업체와 쇼핑몰업체가 우리은행을 통해 825억원을 대출받도록 알선하고 13억원을 받는 등 모두 14억5000만원을 부정하게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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