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을 거부하는 농협 문제 있다
개혁을 거부하는 농협 문제 있다
  • 신동민
  • 승인 2006.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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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공룡 농협 인적쇄신과 구조조정 시급
종합금융그룹사로 탈바꿈하고 있는 거대공룡 농협이 최근 현대자동차 비자금 수사에서 정대근 회장의 금품수수 혐의로 구속되면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농협이 덩치키우기에 전념하기 보다는 조직개편과 구조조정에 힘써야 한다”면서 “농협의 신용부분에서 규모로 이끌어가는 것이지 인적시스템은 타 금융사에 비해 열악해 경쟁력이 없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전국농업협동조합노동조합 선재식 위원장은 “대한민국 비리 1번지로 전락한 농협중앙회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던 갖가지 의혹과 사건들(선앤문 불법대출 사건, SK 글로벌 4800억 투자손실 사건 등)이 난무하였으나 축소 은폐하기에 여념이 없었다”면서 “이번 비리사건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이는 단지 개인의 비리사건으로 치부해버릴 문제가 아니며 ‘농협중앙회의 구조적 비리’인만큼 철저한 진실 규명과 각종 의혹 사건들에 대한 전면 확대 수사와 농협중앙회 비리수사 전담팀을 구성하는 등 특단의 대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농협은 주의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농협중앙회 노동조합이 나서 ‘외부의 농협 길들이기’라고 음모론까지 제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동안 공룡 농협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기반은 분명히 농민이었지만 지금은 농민을 외면하는 농협이 되어 가고 있다. 지역농협 죽이기와 농협중앙회의 비대화, 자회사 설립으로 농협중앙회 인사 배치로 제식구 밥그릇 챙기기, 승진지체와 만년 과장의 인사구조, 비자금사건 때마다 연루되는 농협 비리 등 많은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지만 전혀 개혁의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정권이 바뀔때마다 농협 개혁을 추진하려고 해도 농협은 ‘대통령이 힘이 센지, 농협이 힘이 센지 한번 해보자’라는 식으로 버티기를 해 개혁을 제대로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 농민의 피와 땀으로 성장한 농협은 자산 1백29조원의 국내 2위 은행으로 자리잡고 있고 화학·유통·금융 계열사 21개를 가지고 있는 거대한 공룡이 되어 개혁을 거부하고 있다. 농촌은 점점 비폐화되고 있지만 농협 임직원은 고액의 연봉을 받으면서 밥그릇 챙기기에만 연연하고 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농협중앙회 명예퇴직자 372명에게 지급한 명예퇴직금은 총 474억 2400만원으로 1인당 무려 1억 2800여만원을 지급했다. 또한 억대 연봉을 받는 직원들이 277명에 달하고 있다. 특히 농협의 인사는 특채로 유명한 곳이고 금융권에서 인적부문에서 타 금융권에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농협의 신용사업부문이 완전 독립해 시중은행과 같은 규제를 받을 경우 농협의 경쟁력은 타 은행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비전문가 집단이다”고 성토했다. 이러한 사정을 잘 아는 농협은 오는 30일까지 신용사업부문과 경제사업부문 분리 방안을 담은 자체 개혁안을 농립부에 보고 하여야 하는데 경제부문지원을 위해서 신용사업부문의 완전 분리를 반대하고 있는 입장이다. 특히 농협중앙회 노조가 이에 대해 적극 반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국농협노조 선 위원장은 “농협중앙회가 수익사업을 통해 수익이 나면 농민들에게 돌려 준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보상해주는 액수는 많지 않다”면서 “중앙회는 돈벌이가 되는 신용사업부문에 주력하기보다 농민을 위한 경제사업부문에 주력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중앙회와 지역농협이 중복되는 수익사업에 중앙회가 지역농협에 돌려준다면 그 수익만으로도 현재 고령화 농촌에서 자녀수가 많지 않아 농민 자녀들의 교육을 대학교까지 무료로 할 수 있다”면서 “중앙회는 농협설립 목적에 맞는 본연의 사업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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