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고수(高手), 방송인 전원주
재테크 고수(高手), 방송인 전원주
  • 김민지 기자
  • 승인 2006.03.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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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가려운 곳 긁어드릴께요”
지난 22일 서울 목동 SBS 본사 1층 로비에서 만난 전원주(67)씨는 “반가워요. 호호호~”라며 특유의 목소리로 반갑게 맞아 주었다. 사실 직접 만나기 전, 전씨는 내게 이런 사람이었다. 무명 연기생활 30여년 만에 찾아온 행운의 모 이동통신 CF 덕에 ‘전원주’라는 이름 석자를 뭇 사람들의 뇌리에 확실하게 각인시키며 완전히 뜬(?) 인물. 그러니까 ‘코믹연기’의 원조격쯤 될 것이다. 물론 코믹연기가 쉬운 것은 아니겠지만 그는 그 광고를 계기로 지금까지 다방면에서 승승장구다. 그런데 그런 그가 요즘 방송활동으로 번 돈을 저축과 주식, 펀드 등에 투자해 짭짤한 수익을 올려 큰 돈을 벌었다는 소문이 들려왔다. 이렇게 모인 재산이 무려 20억원에 이른다고 했다. 20억원? 이 쥐꼬리만한 단서를 갖고 그의 비결을 알아내자니 그를 심문하는 방식이 되고 말았다. 대뜸 재테크 비결이 뭐냐고 묻자, 그는 수입의 70~80%는 무조건 ‘저축’을 한다고 말했다. “제가 재산을 20억원으로 불릴 수 있었던 일등공신은 단연 ‘저축’이죠. 저는 한번 통장에 입금된 돈은 절대 다시 찾지 않습니다. 통장에 1000만원 단위로 돈이 모이면 다른 투자상품으로 옮기고 있어요. 수시로 통장의 만기·이자 등을 체크하고 있죠.” 그래선지 그는 각종 저축상(賞)의 단골손님이기도 하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그는 연예계에서도 둘째가라면 서러운 ‘짠순이’가 아니었던가. 그는 연예인 경력 40년이 넘지만, 한 번도 매니저를 둔 적이 없다. 옷은 협찬을 받거나 20년 된 옷을 꺼내 고쳐서 입고, 시집올 때 해온 살림살이며 장롱·식탁 등도 아직 쓰고 있다. 아무리 바빠도 집안일은 모두 그가 직접 해결한다. 또 웬만한 거리는 운동에 좋다며 걸어 다닌다고. 이미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얘기지만 ‘그는 KBS 본관에 촬영이 있어도 주차비를 절약하기 위해 MBC의 무료 주차장까지 걸어 다닌다’는 일화는 한때 화제였다. “어떻게들 알았는지 그 얘길 많이 하세요. 저번에는 한 MBC 경비아저씨가 절보고 혹시 주차하러 오셨어요? 그러지 뭐예요”라며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 “또 KBS 본관에서 MBC까지 가려면 여의도공원을 꼭 거쳐 가야 되는데 밤엔 어두워서 몇 번 길을 헤맨적도 있었죠. 호호~” 그의 일화 하나 더. 드라마 ‘대추나무 사랑걸렸네’에 출연할 당시 연기자들은 시골 논 주변에 자신의 차를 일렬로 쭈욱 세워 놓았다고 했다. 다들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외제차를 소유하고 있었는데 오래된 소형차는 전씨뿐이었다고. “선배들이 제 차를 보면서 ‘돈 모아 무덤까지 싸가지고 갈 거냐고’ 얼마나 놀리던지. 하루는 하도 창피해서 안 보이는 곳에 숨길려고 했다가 차가 논두렁에 빠졌지 모야. 하지만 아끼는게 워낙 몸에 배어 있어서 그런지 후회되진 않아요.” 그의 얘기를 들으면서 거의 기립박수를 치고 싶을 정도였다. 그는 또 87년부터 주식투자를 시작한 베테랑 주식 투자자이다. 하지만 그도 과거에 큰 손실을 본 적도 있었다. “98년 모 증권사 직원에게 주식투자를 맡겼다가 수천만원 손실을 입은 적이 있어요. 그 때 눈앞이 깜깜했어요. 그게 어떤 돈인데…. 그 뒤로 전문가만 무조건 믿어선 안 되겠다 싶어 주식 공부를 틈틈이 했어요. 또 수시로 은행과 증권사에 들러 운용현황과 수익률을 꼼꼼히 체크하고 있죠.” 이러한 노력들이 그에게 큰 결실(結實)을 거두게 했다. 지난 99년엔 자신의 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재테크 서적도 출간했고 재테크 강사란 ‘투잡스’도 생겼다. 그럼 그는 주로 어떤 종목에 투자할까. 대형 우량주를 중심으로 투자 가능한 기업을 선택한 후 회사의 경영 상황을 살펴보고 투자한다고 말했다. “일전에 하이닉스에 재테크 강연을 간 적이 있는데요. 직접 가서 둘러보니까 사장님과 직원들의 살아있는 눈빛, 열의가 대단했어요. 회사가 살아나는 게 단번에 보이더군요. 그래서 돌아와서 당장 하이닉스 주식을 샀죠. 물론 성공했어요. 호호~. 또 저는 보수적인 차원에서 분산투자하는 편이에요.” 그는 특히 △단기투자보단 중장기투자를 하라 △재테크는 반드시 여윳돈으로 하라 △목표 수익률을 정한 후 안정자산에 투자하라 △나름대로의 재테크 지식을 쌓으라고 조언했다. 최근에는 절친한 친구인 탤런트 여운계씨와 의기투합해 서울 시내에 작은 상가도 하나 구입했다. 이처럼 철저한 절약 습관과 재테크 투자를 통해 전원주씨는 약 20여억원의 돈을 모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일까. 사람들은 지금 전원주씨 앞에는 아무것도 거칠게 없어 보인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는 ‘아직 갈 길이 멀었다’며 몸 둘 바를 몰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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