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통합법]증권업계 생존 경쟁 고심
[자본시장통합법]증권업계 생존 경쟁 고심
  • 한국증권신문
  • 승인 2006.02.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증권업계가 증시 역사 50년만에 가장 큰 환경변화를 맞아 치열한 생존경쟁에 직면하게 됐다. 정부가 19일 자본시장 통합법안을 내놓으면서 증권.선물.자산운용업간 벽 허물기에 나섬에 따라 위기와 기회가 동시에 들이닥쳤기 때문이다. 증권업계는 새 법의 시행이 자본시장에 몰고 올 대대적 변화를 저울질하면서 이를 구체적 수익모델로 연결시키기 위한 방안과 새로운 환경하에서의 생존전략 모색에 골몰하고 있다. ◆ 화두는 겸영통한 대형화.특화 = 증권업계가 자본시장 통합법 시행으로 예상하고 있는 가장 큰 변화의 트렌드는 '대형화'와 '생존을 위한 특화'다. 넓어진 업무 영역에 맞춰 각 사업부문을 연계한 새로운 상품개발과 판매 네트워크, 운용능력을 갖추지 못한 증권사는 시장에서 도태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동양종금증권 백도관 상무는 "업무영역 확장에 발목을 잡혀왔던 증권업계로서는 선물, 자산운용 등으로 영역이 넓어지고 수익성이 향상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한편으로는 자본력이 바탕이 되지 않는 소형사들은 추세에 뒤처질 소지가 커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동양종금증권도 2006회계연도 말까지 자기자본을 1조원선으로 늘리고 신규 지점 개설 등 판매망 확충에 나서는 것은 물론, 선물회사나 자산운용사와의 합병도 검토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현대증권 박문근 이사도 "모든 증권사들의 규모가 커질 수는 없으며 종합 금융회사로 대형화를 추구하는 증권사가 있는 반면, 생존을 위해 위탁매매나 투자은행 업무로 특화전략을 선택하는 곳도 있을 것"이라며 "결국 자본시장 통합법의 시행은 증권산업 재편을 가속화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주요 대형 증권사들은 자본시장 통합법이 대형사에 가져올 유리한 변화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선도적 지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 수립에 부심하고 있다. 삼성증권 전략기획팀장 방영민 상무는 "자본시장 통합법 제정은 증권사간 질적 격차를 확대하면서 시장에 의해 자연스럽게 구조조정이 이루어지는 출발점이 될 "이라며 "삼성증권은 선물, 투신운용과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최적 사업구조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 역시 "사업영역에서 큰 차별성이 없어 인위적 구조조정이 어려웠던 업계가 핵심역량 보유여부에 따라 크게 금융투자회사로 진화하거나 틈새시장으로 특화하는 형태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며 "겸영의 이점을 바탕으로 사업기반을 확대해 대형 투자은행으로서의 기반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아직은 먼 길 = 하지만 자산운용, 선물업계에 비해 다소 유리한 위치를 점한 증권업계 역시 아직 구체적으로 변화될 모습과 변화의 방향을 잡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대우증권 현정수 기획실장은 "전담팀을 구성해 (새 법 시행후 대응 방안에 대한)연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시기적으로 대응 전략을 구체화하거나 의사결정을 내릴 단계는 아니며 자본시장 통합법만으로 유.불리를 따질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간 자체 변화에 수동적이었던 증권업계의 속성을 볼 때 새 법 시행으로 당장 질적 변화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는 견해도 있다. 대신증권 조용화 애널리스트는 "중장기적으로 규제를 풀어주고 업종간 경계를 허물어 수익성 개선을 위한 토대가 마련됐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증권사들이 약정 업무 중심의 천편일률적 수익구조를 고수하는 등 변화에 능동적이지 않고 인수.합병(M&A)을 통한 대형화 움직임도 눈에 띄지 않아 당장 눈에 띄는 개선점을 피부로 느끼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예상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