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까지 자라는 나무
하늘까지 자라는 나무
  • 장종수
  • 승인 2005.11.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세장은 비관 속에서 태어나 회의 속에서 자라고, 낙관 속에서 성숙하며 행복감 속에서 사라져간다.’ 주식시장에서 자주 듣는 격언 중의 하나다. 강세장은 비관과 의심 속에서 시작되는데 지금의 주식시장은 비관이나 의심은 찾아볼 수 없다. 확신과 낙관이 지배하고 있다. 지난 주에는 증권사들이 내년도 증시 전망이 내놓았는데 모두 확신에 찬 낙관론뿐이다. 내년도 전망 낙관 일색 대우증권은 내년도의 경제상황을 ‘과열되지도 차지도 않은 아주 알맞은 상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수와 수출은 균형을 이루고 기업이익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무엇보다도 2000년대에 들어서 꾸준하게 진행되는 가치재평가 과정이 이어져 강세장을 이끌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배경에서 내년도의 코스피 지수는 1550포인트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은 낙관적인 전망은 다른 증권사에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대신증권은 내년도 최고 지수를 1450까지 전망했다. 우리투자증권은 1460포인트로 전망했다. 우리투자증권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5년에서 7년 정도의 장기 상승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내년의 갑작스런 상승은 다음 해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오히려 적절한 상승이 앞으로의 상승을 더 확실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체로 증권사가 내놓은 증시전망을 보면 앞으로도 증시가 장기간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증시 낙관론의 여러 가지 근거가 있지만 그중의 대표적인 것이 한국 시장이 아직도 저평가 되었다는 것이다. 대우증권은 내년도에 우리나라 증시의 PER를 9.4배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대우는 우리나라의 경제 성숙도를 감안한 적정 PER는 11배 정도는 되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증시 상승기와 탐욕 증시가 좋지 않았던 지난해에는 어떤 모임에서도 주식이 화제가 되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그런데 요즘에는 만나는 사람마다 주식을 화제로 올리곤 한다. 그만큼 주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분명히 증시가 상승기로 접어들고 투자 심리가 한껏 달아오른 듯하다. 지난 주 한 증권사의 임원은 주가 전망이 너무 낙관적이며 이것은 과열의 한 징후라고 말했다. 증시의 투자심리를 여러 단계로 나눠봤을 때 의심의 단계를 넘어 탐욕의 단계로 넘어갔다고 했다. 올해의 상승 분위기가 내년에도 증시를 지배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강세장에서도 잊어서는 안될 것이 있다. 그것은 증시는 한없이 올라가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대체로 내년도의 주가 전망이 상당히 높게 나왔지만 사실 상승률은 15에서 20%정도다. 이 정도는 그리 높은 것은 아니다. 보통 10%를 조금 넘는 수준인 시장 수익률보다는 높은 수준이지만 강세장에서는 그리 높은 상승률은 아니다. 아마 매년 이런 정도의 상승이 몇 년간 계속되면 한국 증시는 장기적으로는 매우 놀라운 성장을 이룰 수 있다. 주가 상승기에는 투자자들은 지나친 탐욕을 경계해야 한다. 자칫 자신이 산 주식이 어머어마한 수익을 낼 것으로 기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시장 평균 정도에 만족하는 것이 좋은 투자 자세가 될 것이다. 사실 세계적인 펀드매니너들의 성적을 봐도 시장평균을 약간 웃도는 정도다. 그러니 개인투자자들이 더 많은 수익을 얻겠다고 하는 것은 ‘탐욕’에 지나지 않는다. 주식시장에서는 하늘까지 자라는 나무는 없기 때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