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광장]격동하는 자본시장
[월요광장]격동하는 자본시장
  • 우리투자증권 감사위원 김호용
  • 승인 2005.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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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투자증권 김호용 감사위원


1960년대 경제개발과 함께 태동한 우리 증권시장은 우여곡절을 거쳐 오늘에 이르렀다. 자본시장 육성은 산업자금조달에 있어 은행 등 간접금융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출발한 것이나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직접금융 비중이 간접금융을 앞서기 시작하면서 주목받게 되었다.
IMF위기 이후 1998년부터 2002년까지의 전체 기업자금조달액 284.2조원중 간접금융시장을 통한 조달액은 60조원이나, 주식이나 회사채 발행 등 직접금융시장을 통한 조달액은 198조원에 이르러, 증권시장이 기업의 주된 자금조달 경로로 확고하게 자리 잡게 되었고, 최근 펀드투자 규모가 200조원을 넘어서면서 국민의 저축수단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시장메카니즘도 원활히 작동하게 되었다. 과거 회사채시장은 금융기관이 보증하는 보증채 중심으로 운영되었으나 최근에는 이를 찾기가 어렵고, 일반사채도 신용평가등급이 낮은 경우에는 자금조달 자체가 불가능해졌다. 또한 외국인의 투자가 본격화되면서 주주 구성이 글로벌화 됨에 따라 이제 우리 기업은 국제적 경영규범을 수용하도록 압력을 받게 되었다. 정부부문에서도 지배구조 개편과 함께 회계개혁 등 기업경영투명성 제고에 주력하였고, 이러한 환경에 적응하려는 증시참여자들의 노력과 변화도 두드러졌다.

변모하는 시장구조
종래 우리 증권시장에서 일반적으로 제기되었던 문제는 유가증권 수급의 불안정, 시장신뢰도 저하, 증권산업 낙후 등이다. 사외유출을 억제하고, 창업자의 경영권 부담을 줄여주는 등 증시정책이 기업에 편향되어 증시 활황시에는 과다한 물량을 공급하고 주가 하락시에는 시장을 부양하는 등 조치를 취하여 주기적인 시장불안정 현상을 보였다. 기업내용공시제도도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기업경영감시체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 또한, 증권업의 영역이 지나치게 협소하여 국내 증권회사간 경쟁은 치열하나 외국 증권업자나 국내 다른 금융기관과의 경쟁력은 상당히 뒤졌던 것이 사실이다.
1990년대 중반이후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개선작업이 착실히 진행되었다. 배당정책을 기업 스스로 결정하게 하고 시장메카니즘의 변화로 시장의 불안정요소가 감소되었으며, 기업지배구조가 바뀌고 회계 및 공시제도 개혁으로 기업경영투명성이 어느 때보다도 강조되었으며 증권업에 대한 규제완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실로 엄청난 변화를 일구고 내실을 다진 시절이다.

남아있는 숙제들
이제 우리 증권시장은 국민의 저축수단과 기업의 자금조달 루트로서 국민경제발전의 한 축으로 기능하고 있고, 외국인들에게는 유망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는 등 명실 공히 국제시장임을 의심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처럼 중요한 기능과 역할에도 불구하고 그에 걸맞은 위상이나 대접을 못 받고 있는 이유와 문제는 무엇일까?
첫째, 증권 산업이 아직 취약하다는 점이다. 시장매개자인 증권회사의 업무취급 범위가 제한적이고 수익기반이 약해 본연의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업무취급범위에 대한 규제방식 등을 바꾸어 다른 금융권과 형평을 맞추는 한편, 선진화를 위한 새로운 전기 마련이 필요하다.
둘째, 외국자본과 진검승부를 대비하자. IMF위기 이후 외국자본이 물밀듯이 들어와 이제 외국인 비중이 높은 나라가 되었다. Global시장 하에서 이들을 폄하하거나 문제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나 그렇다고 이들을 특별히 우대하거나 시장교란행위 등을 방치해서는 안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최근 정부의 외국자본에 대한 일련의 시책은 고무적이다.
셋째, 증권회사 스스로 의지와 역량을 키워야 할 때다. 증권 산업 재편에 대비한 수용태세를 시급히 갖추어 나가는 한편, 자율경영기반을 바탕으로 특화, 전문화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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