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만료 앞둔 건설사 CEO, "코로나19 사태 성과따라 연임여부 갈리나"
임기만료 앞둔 건설사 CEO, "코로나19 사태 성과따라 연임여부 갈리나"
  • 조나단 기자
  • 승인 2020.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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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국내 건설사 최고경영자(CEO)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연말연초 임기가 만료되는 CEO는 삼성물산 이영호 사장, 현대건설 박동욱 사장, 포스코건설 한성희 사장, 롯데건설 하석주 사장, HDC현대산업개발 권순호 사장 등이며 대우건설 김형 사장은 내년 6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인해 글로벌 경제가 흘들렸다. 대다수의 건설사들은 올해 실적이 하락했다. 여기에 고강도의 부동산 규제로 매달 업계의 화두로 떠올랐다. 앞서 다른 업계의 경우 변화보다 안정을 선택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건설업계 또한 안정에 추를 기우릴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연임 가능성 높은 CEO는 누구?

우선 연임에 유력한 CEO는 포스코건설의 한성희 사장과 롯데건설의 하석주 사장이 꼽히고 있다. 올해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성과를 내보였기 때문이다. 

이 중 한성희 포스코건설 사장·하석주 롯데건설 사장은 연임이 유력해 보인다. 올해 포스코건설과 롯데건설이 승승장구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성희 사장은 대표이사직을 맡은지 1년 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해 연임에 추가 기울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한성희 사장의 임기는 내년 3월이다. 

포스코건설은 비상장회사로 3분기 실적을 따로 공시하지 않았지만 올해 포스코건설의 3분기 영업이익은 1076억원 수준으로 점쳐졌다. 올해 상반기에도 영업이익을 2173억원을 냈다는 것을 유추해봤을때, 올해 포스코건설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인 2475억원을 넘어섰다고 볼 수 있다.

올해 포스코 건설은 '여의도 파크원' '송도 랜드마크시티' 등의 주요 프로젝트 준공에 따른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건축 부문에서 탄탄한 영업이익을 유지했다. 이외에도 포스코건설은 올해 도시정비사업 등에서 준수한 실적을 내고 있다. 

지난 10월까지 포스코 건설의 수주 규모는 2조 4000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달성한 역대 최대 수주액인 2조 7000억원에 근접했다.  특히 올해는 서울 서초구 신반포21차, 대연8구역 재개발 사업 등에서 대형건설사들과의 접전끝에 수주전을 승리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뒤를 이어 롯데건설 하석주 사장 또한 연임에 대한 가능성이 높다는 평을 받고 있다. 올해 건설경기의 악화에도 호실적을 기록한 것은 물론,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하석주 사장의 임기는 21년 3월 까지다.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롯데건설은 대구 동구 효목1동 6구역 재건축 사업을 비롯해 울산 중구 B-05구역, 부산 범일2구역, 서울 갈현1구역, 대구 앞산 점보, 대전 가오동2구역, 대구 명륜지구, 이촌현대 리모델링 등을 잇따라 수주하며 올해 정비사업 수주액 2조 6325억원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롯데건설은 해외수주에도 총력을 기울였는데, 11월 3일 기준 롯데건설은 4억 5725만 달러(한화 5103억원)를 벌여들이며 전체 건설사중 수주액 10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업계 일각에선 "코로나19 사태로 업계 전체가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좋은 성과를 기록한 만큼 하석주 사장의 연임 가능성 또한 높게 점쳐지고 있다"고 전했다.

재판 앞둔 이재용 부회장, 향방 촉각

삼성물산의 이영호 사장은 내년 3월 22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영호 사장에 긍정적인 부분은 5년 만에 정비사업 수주시장에 복귀해 성공적인 성과를 냈고, 래미안 브랜드 가치의 영향력 확대로 기업가치 상승 요인 등이 꼽히고 있다. 그러나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 결과 등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최근 이건희 회장이 별세함에 따라 인적 쇄신 보다는 안정을 택할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쉬이 예측할 수 없다는게 업계의 평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올해 3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잠정)실적 기준 7조 850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155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0.4%(2162억원) 감소했다.

이중에서 건설 부문의 매출액은 3조 1070억원으로 전체 중 39.5%를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건설 부문으로만 보자면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9.2%(2조 8460억원) 상승했다. 

현대건설 박동욱 사장은 올해에도 괄목할만한 수주 성과를 내고있다. 3분기에만 3조 3347억원 규모의 수주를 기록했다. 국내 주요 상장 5개 건설사 중 3분기 수주가 3조원을 넘긴 곳은 현대건설과 대림산업 뿐이라는 점을 돌아본다면 업계에서도 특히 두드러진 성과라고 볼 수 있다. 

일각에선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33.4% 감소한 것을 지적했지만, 올해 신규 수주 규모가 21조 8921억원에 이르렀고 하반기 수주 사업에서 추가로 따낸다면 올해 신규수주 목표 금액 25조 1000억원을 넘길 수도 있을 것으로 점쳐지며 그의 연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현대건설의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2조 6544억원이며 누적 영업이익은 4591억원이다. 10월말까지 정비사업으로 4조 4491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권순호 HDC현대산업개발 사장도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4172억원으로 전년도 동기대비 6.7% 증가했다. 3분기 별도 영업이익 또한 136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도 동기대비 41.4% 상승했다. 실적은 상승했지만 아시아나항공 '노딜' 이후 내부적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이라는 지적도 있다. 

권순호 사장은 아시아나 인수가 무산된 이후 개발 사업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시아나 인수를 위해 준비했던 1조 7000억원의 자금 가운데 은행 대출을 제외한 1조원이 넘는 자금을 통해 개발 사업에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연임에 가능성에 대해 불확실하다고 내다봤다. 신규수주 사업에서 지난 5년간 1조원 이상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지난 9월까지 5678억원에 그친 상태이기 때문이다. 건설 불황이 장기화 될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실적 부진 등으로 인한 침체된 분위기를 바꾸고자 인적 쇄신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상황이다.

내년 6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김형 사장은 올해 악재의 연속이었다.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매각을 추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으며, 총력을 기울였던 반포3주구 재건축 수주전에서 고배를 마시며 사실상 연임에 가능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산업 은행 관리 하에 있다는 점과 과거 서종욱 사장 이후 연임 사례가 없다는 점이 이유로 꼽혔다. 산업은행은 앞서 지난 2010년 대우건설을 인수할 때 주당 1만 5000원에 사들였지만, 최근 2900원까지 떨어졌기 때문에 기업가치 제고의 과제가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외에도 대우건설은 국내 대형건설사등 중에서 건설폐기물법을 가장 많이 위반한 회사로 지난해 손꼽히며 논란을 일으켰으며, 지난 7일에는 김형 사장이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똑같은 지적을 받기도 했다. 또한 이라크 신항만 건설 현장에 파견된 자사 책임자가 숨진 채 발견돼 홍역을 앓고 있기 때문에 이후 후임자에 대한 인물들이 계속해서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대형 건설사 사장들의 연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수주가 줄고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때문에 조직의 안정을 중요시 하려는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말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건설업계가 침체된 상황이다. 올해 실적이 부진했던 기업들이 유독 많았다. 이에 일각에서 실적 악화의 책임과 분위기 쇄신 등을 위해 연말 사장 교체가 이루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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