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김낙순 마사회장, 말뿐인 “신뢰회복 노력”
[기자수첩] 김낙순 마사회장, 말뿐인 “신뢰회복 노력”
  • 오혁진 기자
  • 승인 2019.11.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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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증권신문 정치사회부-오혁진 기자] 오늘 29일 새벽 5시 40분 부산경남경마공원 내 기수 숙소 108호에서 문중원 기수가 세상을 떠났다. 숙소에서는 자녀들이 그린 그림카드와 함께 컴퓨터로 작성한 3장짜리 유서가 발견됐다.

문 기수는 유서에 부정경마에 휘둘리는 어려움을 하소연했다.

문 기수의 유서에는 “기수라는 직업은 한계가 있었다. 모든 조교사들이 그런 건 아니지만 일부 조교사들이 부당한 지시에 놀아나야만 했다. 주행검사부터 살살 합격만 할 정도로 타라하고 데뷔전에 살살타게 하고 다음엔 쏘아 먹고, 말들은 주행습성이란 게 있는데 그 습성에 맞지 않는 작전지시를 내려서 인기마를 못들어오게 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런 부당한 지시가 싫어서 마음대로 타버리면 다음에 말도 안태우고 어떤 말을 타면 다칠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목숨 걸고 타야만 했다”고 적혀있다.

조교사들이 인기마들의 순위를 조작한다는 것이다. 승부조작이다. 경마장 주변에서는 이렇듯 조교사들의 승부조작에 대한 소문은 끊이지 않았다.기수는 말의 능력의 최대치를 끌어내기 위해 경기에 임해야한다. 그러나 일부 조교사들이 말의 등급을 낮추기 위해 기수들에게 승부를 회피하라고 지시하고, 이후 승부를 걸어 고액배당을 터트린다는 것이다. 

한국마사회는 이날 입장 자료에서 "조교사는 개별사업자로서 한국마사회와 고용관계에 있지 않다"며 채용 비리 의혹은 마사회와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고 문중원 기수의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한 경찰 조사에 최대한 협조하고 내부적으로 합동점검 등 내부 감사에 착수했다"고 강조했다.

김낙순 마사회장은 지난달 17일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 냉정한 평가를 겸허히 수용하고 경마의 사회적 부작용 예방과 말을 이용한 차별화된 사회적 가치 실현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김 회장은 "용산 장외발매소를 장학관으로 전환했고, 최초로 사회 공익 승마를 시행했고, 영천경마장 사업을 정상화하고 말 관리사의 고용구조를 전환하는 등 현안 과제 해결을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노력했다” 과연 그럴까? 자살사건이 발생하면서 김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사실상 말뿐인 ‘헛구호’가 됐다.

사실 마사회의 자살사건은 샐 수 없이 많다. 말 관리사 노조에 따르면 2006년 개장한 한국마사회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총 4명 기수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 지난 7월에는 유명 기수 B씨가, 2017년에는 말 관리사 2명이 잇따라 극단적 선택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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