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그룹 지배권 승계 방식 시리즈 <2> 한화
재벌그룹 지배권 승계 방식 시리즈 <2> 한화
  • 손부호 기자
  • 승인 2012.02.27
  • 호수 88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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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사를 통한 편법 승계는 필수

2세대 김승연 회장 상속받은 재산 구체적 내역 알길 없어
3세대 계열사 지원성거래와 주식저가인수 문제점 드러나

한화그룹의 창업자는 김종희이며 현재 장남인 김승연이 한화그룹의 회장이다. 한화그룹은 1952년 부산에서 한국화약을 설립하면서 시작되었으며, 1992년 한국화약그룹에서 한화그룹으로 그룹명을 변경하였다. 한화그룹은 1987년 산업합리화조치에 따라 비주력기업이던 빙그레 등을 계열분리 하기로 하였으며, 이에 따라 1990년 누나 김영혜가 제일화재해상과 고려시스템을, 동생인 김호연이 빙그레를 독자경영하였다. 이후 1996년 제일화재해상이, 1998년에는 빙그레가 한화그룹에서 계열분리 되었다. 현재 한화그룹은 55개의 국내계열회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의 자산총액은 31조7310억 원으로 대규모기업집단 중 자산순위 13위 기업집단이다. 한화그룹의 사업부문은 (주)한화 등의 제조, 건설부문, 대한생명보험 등의 금융부문 그리고 한화갤러리아 등의 서비스 레저 부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분승계 과정>

1세대(고 김종희)에서 2세대(김승연 회장)로의 지분승계

한화그룹의 창업자인 김종희는 조선화학공판에 입사하여 1946년 귀속재산인 조선화약공판 관리인으로 선임되었고, 조선화약공판을 인수할 법인이 필요해짐에 따라 한국화약을 설립하였다. 한국화약을 바탕으로 한화그룹을 성장시켰으며, 59세이던 1981년 사망하였다.

김승연 회장은 부친으로부터 상속 및 증여 받은 재산에 대하여 증여세 208억 원과 상속세 69억 원 등 총 277억 원을 납부하였다. 증여세는 김종희 생존 시 주식 등 재산을 증여 받은 것에 대한 것이며, 상속 받은 재산은 총 112억원이라고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증여 또는 상속 받은 재산의 구체적인 내역은 확인할 수 없다.

2세대(김승연 회장)에서 3세대(김동관, 김동원, 김동선)로의 지분승계

김승연 회장은 현재 (주)한화 이외에 한화증권 등 5개 계열회사 (주)한화 22.65, 한화이글스 10.00, 한화증권 0.39, 한화기술금융 1.90, 한화역사 0.71, 한화청량리역사 0.7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부인인 서영민은 (주)한화(1.42)와 한컴(30.1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슬하에 김동관 등 3명의 자녀가 있으며 이들은 모두 (주)한화와 한화에스앤씨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장남인 김동관[(주)한화 4.44, 한화에스앤씨 50.00]은 동생들인 김동선[(주)한화 1.67, 한화에스앤씨 25.00]과 김동원[(주)한화 1.67, 한화에스앤씨 25.00]에 비해 약 2배 정도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며, 김동선과 김동원은 동일한 비율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주)한화 주식의 경우 수증 및 매입을 통해, 한화에스앤씨의 경우 주식 저가인수를 통해 보유하게 되었고, 후자의 경우 계열사의 지원성 거래로 회사를 성장시켰다.

3세대 지분승계 첫 관문은 주요 계열사 주식 확보부터

2003년 김동관(당시 20세)은 한화증권이 매각한 1,500,000주를 매입하면서 (주)한화 주식을 보유하기 시작하였다. 김동관 등 3명의 자녀는 2004년 및 2006년에 (주)한화 및 한화증권으로부터 주식을 매입하고 2007년 김승연으로부터 (주)한화 주식을 수증 받고 이에 대한 증여세를 2008년에 물납하였다.

김동관은 2005년과 2007년에 그리고 김동선과 김동원은 2007년에 (주)한화 주식을 일부 매각한 바 있으며, 이는 모두 한화에스앤씨의 주식매입자금 마련을 위한 것이었다.

김동관 등의 2003년 및 2004년의 주식매입 자금 총 307억 원의 자금출처는 확인 한 수 없었으나, 최근 검찰은 “2003년부터 묻지마 채권(무기명 채권)을 증여”하여 마련된 것이라는 발표를 한 바 있다. 2006년 주식 매입 자금 총 474억원은 배당금으로 마련한 자기자금 60억원과 차입금 306억원 그리고 나머지 110억원은 수증 받아 마련하였다.

현재 김동관이 보유하고 있는 (주)한화 주식 3,330,000주 중 1,300,000주가 그리고 김동선 및 김동원이 각각 보유하고 있는 주식 1,250,000주가 정부가 금융기관에 차입금에 대한 담보로 제공되어 있다.

3세대 지분승계 두 번째 관문 주식저가인수 및 지원성거래

김동관 등은 2005년부터 한화에스앤씨의 주식을 보유하기 시작하였다. 2005년 김동관은 (주)한화로부터 400,000주(66.6%)를 그리고 김동원 및 김동선은 김승연에게 각각 100,000주(16.7%)를 매입하였다. 당시 한화에스앤씨는 (주)한화가 66.67% 김승연이 33.3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이 거래로 김동관 등 자녀 3명이 100%의 지분을 보유하게 되었다. 이후 2005년과 2007년 유상증자에 참여하였다.

김동관의 2005년과 2007년 한화에스앤씨 주식 매입과 유상증자 대금 그리고 김동원 및 김동선의 2007년 12월에 있었던 유상증자 대금은 (주)한화 주식을 매각하여 마련하였다. 그러나 김동원과 김동선의 2005년 주식매입과 유상증자 그리고 2007년에 11월에 있었던 유상증자 대금은 어떻게 조달했는지 확인할 수 없다.

지분승계 문제점 저가인수

한화에스앤씨는 2001년 (주)한화가 66.67% 그리고 김승연 회장이 33.33%의 지분으로 (주)한화의 전산부분이 분할하여 설립한 회사이다. 2005년 (주)한화는 계열사들의 지원성 거래로 안정적 수익구조를 확보하고 있던 한화에스앤씨 주식을 주당 5,100원에 전량 김동관에게 매각하였으며, 김승연 역시 보유 주식 전량을 주당 5,000원에 김동원 및 김동선에게 매각하였다.

2010년 경제개혁연대는 (주)한화가 저가로 한화에스앤씨 주식을 매각함으로써 회사에 손해를 입혔다는 이유로 대표소송을 제기하였으며 현재 1심재판이 진행 중이다.

2011년 1월 한화그룹 비자금수사결과에 의하면 (주)한화는 한화에스앤씨 주식을 저가에 양도하기 위하여 회계법인과 공모하여 주식가치를 4,614원으로 평가하였으며, 주식가치평가보고서가 완성되기도 전에 (주)한화 이사회에 평가보고서가 존재하는 것으로 속여 주식매각에 대한 이사회 결의를 진행하였다. 검찰이 평가할 당시 한화에스앤씨의 적정 주식가치는 주당 229,903원이었으며 이에 따라 (주)한화는 899억 원의 손해를 입었다.

지분승계 문제점 관계회사 순자산 증가

한화에스앤씨가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2002년부터 2010년 까지 총매출액 중 관계회사에 대한 매출액은 54.36%이다. 이러한 계열회사의 지원성 거래의 도움으로 한화에스앤씨는 설립 이후 연평균 29%의 매출액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설립 당시 30억 원의 출자금으로 시작된 회사는 10년 만에 순자산이 1,908억 원으로 증가하였다.

이후 한화에스앤씨는 지원성 거래로 성장하고 있는 한컴의 지분을 인수하였으며, 역시 지원성 거래로 성장이 예상되는 군장열병합발전 및 그 자회사인 여수열병합발전을 인수하였다.

<향후 승계 방향>

지분승계

현재 김승연 회장은 (주)한화 지분 22.65%를 보유하고 있으며, 부인인 서영민이 1.42%를 보유하고 있어 김동관 등에게 승계해야 할 주식은 총 24.07%이며 이 주식의 가치는 2010년 말 기준으로 8,425억 원이다.

2007년 김승연 회장은 3백만 주를 자식들에게 증여하였으며, 자식들은 증여세 납부를 위해 증여 받은 주식의 약 45%의 주식을 물납 하였다. 현재 김동관은 4.44% 그리고 김동원 및 김동선은 각각 1.67%를 보유하고 있다.

김승연 회장과 서영민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 24.07%는 한화에스앤씨가 매입할 가능성이 있다. 한화에스앤씨가 (주)한화의 지분을 매입한다는 것은 한화에스앤씨의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는 김동관 등이 (주)한화의 지분을 보유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한화에스앤씨는 2010년 말 현재 순자산이 1,908억 원인 회사로 아직까지 (주)한화의 지분을 매입하기는 자금력이 부족하나 지속적으로 계열사와의 거래를 통해 성장하고 있어 향후 (주)한화의 지분을 매입할만한 수준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한화에스앤씨는 계열사들의 지원에 힘입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며 한화에스앤씨가 (주)한화의 주식을 매입한다면, 김동관 등 가족 → 한화에스앤씨 → (주)한화 → 기타계열회사의 소유구조가 될 것이며, 한화에스앤씨는 그룹 소유구조의 핵심이 될 것이다.

다만 현재 진행중인 지원성 거래에 대한 과세가 이루어 진다면 한화에스앤씨를 통한 소유권 확보의 시간이 더 필요할 수도 있을 것이다.

3세대 승계 금융ㆍ화학ㆍ서비스부분 분할 가망성

아직까지 김승연 회장이 젊고 자녀들은 어리기 때문에 경영권 승계가 가시화되기 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아 있다.

현재까지의 경영권 승계는 장남인 김동관이 2010년 한화그룹에 입사하여 차장으로 근무를 하고 있는 수준이다. 김동관은 대학졸업 후 군복무를 마치고 한화그룹에 입사하였으며, 조만간 유학과 동시에 해외지점으로 발령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그룹이 그룹의 신성장 동력으로 태양광산업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화그룹의 지원 하에 태양광업체인 한화솔라원이 성공한다면 한화솔라원의 이사인 김동관은 유학 이후 한화솔라원의 성공을 바탕으로 경영권 승계에 연착륙 할 수 있을 것이다.

차남인 김동원 역시 군복무 이후 곧 한화그룹에 입사할 것이며, 막내 역시 동일한 수순이 될 것이다.

만약 향후 세명의 아들들에게 그룹을 분할한다면 현재 그룹의 사업구조 상 금융부분, 화학부문 그리고 기타 서비스부분으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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