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대기업에 수수료 ‘특혜’
카드사, 대기업에 수수료 ‘특혜’
  • 강우석 기자
  • 승인 2012.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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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사들의 가맹점 수수료 차별이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골프장, 현대자동차 등 대형 가맹점의 수수료는 낮게 책정하면서 중소 가맹점에게는 높은 수수료를 매기고 있는 것.

카드사들은 대기업의 수수료 인하 요구에는 즉각 조정에 나서지만 중소 가맹점의 수수료 인하 요구에는 묵묵부답인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커지고 있다.

8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이 3% 초반인 숙박업과 2% 초반인 대중교통 등에 비해 골프장, 주유소 등은 1.5%로 큰 격차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대형 가맹업체의 수수료율은 전체 가맹점 평균 수수료율인 2.06%에 비해서도 많이 낮은 수준이다.

카드사들은 올해부터 연간 매출 2억원 미만 사업자 수수료율을 1.8%까지 낮춘다는 방안이지만 중소 가맹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전국소상공인단체연합회 관계자는 “수수료 인하 대상인 연매출 2억원 미만의 가맹점은 월 100만원 정도 수익을 올리는 영세 사업장”이라며 “극소수만이 인하 혜택을 보게 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대기업 계열 카드사들의 행태는 중소 가맹점을 더욱 자극하고 있다.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카드는 한국표준산업분류 기준 45개 업종 중 절반이 넘는 23개 업종에서 수수료 상위 1, 2위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계열사인 롯데마트에는 1.7%의 파격적인 수수료 특혜를 주고 있다.

현대카드도 서민업종에는 평균 3%대의 수수료율을 적용하면서 현대자동차에는 1.7%의 수수료율을 책정하고 있다.

삼성카드 또한 미국계 대형마트인 코스트코에 0.7%의 낮은 수수료율을 부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소비자협회는 “카드사 수익의 99%는 사회적 수익이므로 사유화해서는 안 된다”며 “카드 가맹점 수수료 1.5% 상한선 도입 등 직접적인 행동을 통해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호석 유권자시민행동 상임대표는 “카드사들이 국민정서와 시장 경쟁을 운운하며 차별이 합당한 것처럼 말하고 있다”며 “이는 국민 정서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며 공정거래법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논란이 커지자 카드업계는 즉각 수수료 체계 개편안을 제시했다.

수수료 체계 개편에 대해 용역연구를 해온 여신금융협회는 다음 달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상반기에 카드사의 고정비용을 반영해 정률로 매기는 체제로 바꿀 계획이다.

하지만 수수료율이 떨어지는 만큼 카드사의 회원 부가 서비스가 대폭 축소될 것이라는 우려감이 커지면서 조삼모사식의 개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카드사는 사기업이기 때문에 수익을 추구할 수밖에 없다”며 “가맹점 수수료가 낮아지면 그 손실을 메우기 위해 고객 혜택을 줄이는 수밖에 없어 결국 고객이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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