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100억대 사기방조 의혹
미래에셋 100억대 사기방조 의혹
  • 공도윤 기자
  • 승인 2006.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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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직원들 관련 여부 조사 착수
미래에셋증권이 자사 간부를 사칭해 100억원대 고객 투자금을 가로챈 사기 사건을 은폐하려다 피해를 키웠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 이모(37)씨는 지난 2004년 11월 경기도 성남시 미래에셋증권 분당 지점에 투자상담사(FP)사무소를 차린 뒤 이 회사 간부로 신분을 속여 지난달 23일까지 개인투자자 20명으로부터 3천만에서 60억원까지 모두 110억여원을 챙겨 달아났다가 경찰에 잡혔다. 그러나 미래에셋증권은 사건이 알려지기 전 주식 사기사건을 자체 조사하면서 허술하게 대응한데다 내부 직원들의 방조로 피해를 키웠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은 이씨가 2004년 분당지점에 개인투자상담소를 차린 후 여비서까지 둔 점으로 미뤄 회사측이 알고도 묵인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중이다. 또 증권사 직원들로부터 이씨에게 법인카드 비용 300만원을 대신 내게 하고 명절 비용 등으로 모두 700여만원을 받는 등 돈과 향응을 제공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했지만 직원들은 범행공모 여부에 대해 완강히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씨가 “수익금의 절반을 나눠 갖는 조건으로 (분당)지점장과 계약서를 체결했다”고 주장함에 따라 관련 증거물 확보에 나서는 등 강도 높은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자체조사를 벌인 회사측은 “이 사건 해당 지점장을 불러 조사를 했지만 그 지점장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말해 현직직원들의 가담했을 거라고는 생각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현재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는 지점장과 이씨는 서로 엇갈린 주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의 통장에는 110억원 중 36억원만 남아 있어 피해자들이 이씨로부터 투자금을 전부돌려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으로 거액을 날린 한 피해자는 이씨가 정말 미래에셋증권 간부인 줄로만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미래에셋증권 부장 명함까지 있었고 지점 직원들을 자기 부하직원 부리듯 대했기 때문에 전혀 의심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분당경찰서 한 수사관은 “이씨를 상대로 미래에셋증권의 방조여부 및 상납관계를 조사해 확인되면 전원 다 사법처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찰조사결과 이씨는 3년 전에도 비슷한 수법으로 구속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 증권전문가는 “이번 사기사건으로 미래에셋증권이 비난여론의 뭇매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회사측은 마냥 사건을 덮어두기에 급급하기보단 피해 고객들에게 성심을 다해 신속히 처리해줘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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