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TDF 계열사 몰아주기’ 심각
금융사 ‘TDF 계열사 몰아주기’ 심각
  • 임지영
  • 승인 2021.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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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대우, 설정 TDF 중 95.2%가 미래에셋자산운용 상품
[사진=미래에셋자산운용TDF 홈페이지 화면 캡쳐]
[사진=미래에셋자산운용TDF 홈페이지 화면 캡쳐]

금융사의 ‘타깃 데이트펀드’(TDF) 계열사 몰아주기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타깃 데이트펀드’(TDF)란 투자자의 생애주기에 따라 자산운용사가 주식과 채권 투자 비중을 조정해 주는 금융상품이다.

가입자가 젊은 시기에는 고수익을 추구하는 위험자산에, 은퇴시기가 가까워지면 채권 등의 안전자산에 비중을 높이는 특징이 있어 연금 투자처로 각광을 받고 있다.

금융 투자 업계는 펀드 시장 부진과 고령화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TDF 상품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6년 644억 원에 불과했던 TDF 수탁액은 지난해 말 5조 2,314억 원까지 늘어났다.

TDF의 급성장 원인은 개인투자자들의 투자관심도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그간 투자에 관심이 있어도 관리도 어렵고 방법을 몰랐던 개인 투자자들이 알아서 굴려주는 TDF펀드에 관심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에서는 12개의 운용사가 108개의 TDF를 운용중이다.

그중 TDF시장의 업계 1위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다.

금융투자협회 데이터를 활용한 TDF별 판매처 현황을 살펴보면 미래에셋대우가 계열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 TDF의 대부분을 밀어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미래에셋대우가 설정한 TDF 1조 5,710억 원 중 95.2%에 해당하는 1조 4,960억 원이 계열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 상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미래에셋전략배분TDF’는 70.5%가 미래에셋그룹 계열사에서 설정됐다. 비슷한 규모의 ‘삼성한국형TDF(39.97%)’보다 계열사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자산배분TDF’는 전체 설정액 중 85%가 미래에셋그룹 계열사에서 판매됐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DF 설정액은 총 2조 원에 육박한다. 이는 국내 전체 TDF의 43%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러한 계열사 밀어주기는 다른 회사의 TDF 판매에서도 나타난다.

전체의 78.25%가 KB금융그룹 계열사에서 설정된 ‘KB온국민TDF’와 전체의 80.93%가 신한금융그룹 계열사에서 설정된 ‘신한마음편한TDF’가 있다.

판매사 역시 같은 계열 운용사의 TDF를 밀어주는 건 마찬가지다.

삼성증권이 설정한 TDF 중 88.2%가 삼성자산운용의 TDF이며 한국투자증권은 전체 TDF 설정액 중 65.8%를 ‘한국투자TDF알아서’가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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