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인터뷰] '왓이프' 표혜미·정세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더인터뷰] '왓이프' 표혜미·정세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 조나단 기자
  • 승인 2023.06.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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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아이엔티의 창작뮤지컬 <왓이프>가 지난 5월 개막 이후 순항 중이다.

뮤지컬 <왓이프>는 일에 대한 열정도 사랑에 대한 호기심도 잃은 지 오래인 30대 직장인 고주명이 어느날 등장한 차은유 과장에 호감을 느끼고 그의 마음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이번 작품의 연출을 맡은건 영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등을 비롯해 다수의 작품에 출연했던 배우 홍경인이 연출로 데뷔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본지는 이번시즌 주인공 고주명 역을 맡은 신예 정세지와 연극과 뮤지컬 무대를 오가는 나인뮤지스의 표혜미 배우를 만날 수 있었다.

다음은 두 배우와 함께 나눈 일문일답으로 공연과 관련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한편, 뮤지컬 <왓이프>는 대학로 룸씨어터에서 공연된다.

 

Q.  본지와 첫 인터뷰 인사 및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표혜미  안녕하세요. 저는 나인뮤지스이자 오랜만에 뮤지컬을 통해서 관객과 팬분들에게 인사를 드리게 된 배우 표혜미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정세지  안녕하세요. 저는 열심히 뮤지컬을 하고 있는 배우 정세지라고 합니다. 대학로에서 두 번째로 작품을 하게 됐습니다. 

Q.  혜미 배우는 이전에도 몇몇 작품들을 했다고 들었다. 

표혜미  네, 그런데 저도 뮤지컬로만 이야기를 해보자면 이번이 두 번째 작품이거든요. 그동안 연극 작품들을 해왔었어요. 뮤지컬은 오랜만에 하게 됐습니다.

Q.  이번 작품은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정세지  저는 오디션을 봤었어요. 여러 작품들에 오디션을 찾아보다가 마침 홍경인 연출님이 이번 작품을 한다고 듣기도 했었고 제가 초연 작품은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궁금한 게 많았었거든요. 그래서 오디션을 준비해서 봤었고 감사하게도 합격을 하게 돼서 함께 할 수 있게 됐습니다.

표혜미  저는 이번 작품의 제작사 뮤지컬 작품을 같이 준비했던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무산이 됐었거든요. 그 뒤로 연극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음악 감독님한테 연락이 왔어요. 이런 작품이 있는데 저한테 어울리는 배역이 있다면서 해보지 않겠냐고 제안을 주셔서 주저 없이 "감독님 믿고 해 보겠다"라고 말을 하고 합류하게 됐죠.

Q.  맡은 배역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자.

정세지  제가 맡은 고주명이란 친구는 시놉시스에 아무 존재감 없는 회사원이라고 나와있어요. 저는 어떻게 보면 주명이란 인물과 반대되는 삶을 살아왔다고 해야 할까요? 처음 이 인물을 봤을 때 궁금증이 많았어요. 주변 사람들이 존재감을 느끼지 못할 정도라 함은 어떤 걸까라는 의문이 있었죠. 그렇게 시작을 해서 이 인물을 공부했었는데 제가 봤을 때 주명이란 인물은 무존재감이 아니라 그저 주변의 눈치를 굉장히 많이 보고 굉장히 소심한 인물이었더라고요. 내가 무언가를 먼저 말을 하거나 행동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누군가가 뭐라고 말을 한다면, 이 친구가 속상해할까 봐 내가 먼저 했다고 말하지 못하는 친구였었습니다. 

표혜미  제가 맡은 미소라는 인물은 20대 커리어 우먼인데 누가 봐도 모자람이 없는 친구였어요. 일도 굉장히 잘하고 성격도 좋고 예쁘고, 사회성도 밝죠. 다만 밝게만 보이는 그에게도 자기만의 걱정과 고민, 비밀을 가지고 있는 반전이 있는 친구입니다. 저는 처음 대본을 읽고, 제가 맡을 역할을 봤을 때 '나 같다'라고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저에게 이 배역이 다가온 게 아닐까 싶기도 했고요. 제가 데뷔를 일찍 하기도 했었고 어떻게 보면 20살 때 데뷔를 하면서 사회생활을 빨리 시작했다 보니 활동을 할 때엔 밝고 사회성도 있는데 휴식기에 들어가면 혼자 있는 거 좋아하고 조용하게 지내는 편이었거든요. 고민도 많고, 걱정도 많은 성격이었어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이 역할 자체가 나와 같은 부분이 많다고 느꼈었고 그래서 빠르게 빠져들 수 있었습니다.

 

Q.  인물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신경을 쓴 부분이 있을까.

표혜미  제가 맡은 미소는 어떻게 보면 되게 이중적인 인물이거든요. 그가 가지고 있는 밝음과 어두움, 해맑고 웃음 짓는 모습이 있으면서도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털털하고 어떻게 보면 차갑게 느껴질 수도 있는 모습이 있는데 그 간극을 줄이고 보는 이에 한해서 이질감을 느끼지 않게 하기 위해서 노력했고 신경을 썼던 것 같아요. 그리고 어찌 됐던 극 중에 미소의 인물상 나이가 지금의 제 현재 나이보다 어린 인물이다 보니까 그런 부분에 있어서도 고민이 컸었습니다.(웃음) 

정세지  저 같은 경우에는 주명이가 성장해 나가면서 초반부에 비해서 후반부에 큰 성장을 이루게 되는데 그 부분들이 스무드하기보다는 확확 달라져야 된다고 봤었거든요. 물론 점차 변하는 과정이 보이는 것 또한 또 다른 재미가 있지만요. 저는 개인적으로 앞부분과 뒷부분에 변화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그 부분에 많이 신경을 썼던 것 같아요. 소원을 하나씩 이룰수록 주명이가 어떻게 변화가 되는지에 초점을 두고 준비를 했었습니다.

Q.  두 사람의 MBTI는 어떻게 되나.

표혜미  저는 ISFP입니다. 누워있는 걸 제일 좋아하고요. 집 나가는 거 너무 싫어합니다. 그런데 막상 집 밖에 나가서 일을 하거나 누구를 만날 때는 되게 잘 노는 편이에요. 언제 나오기 싫었냐고 하면서 노는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게 되면 집에 가고 싶어 하고, 집에 도착해서는 '오늘 하루도 불태웠다' 하면서 되게 힘들어하는 스타일이죠.(웃음)

정세지  저는 INTJ예요. 언니랑 비슷한 부분이 되게 많아요. I 빼고 다 다르지만요.(웃음) 저도 밖에서 지인들을 만나거나 일을 하는 걸 좋아하는 편이거든요. 그런데 이제 기가 빨린다고 해야 할까요? 일정 시간이 지나면 빨리 집에 가야 할 것 같고, 저도 모르게 핸드폰을 한 번씩 보게 되더라고요. 그렇게 집에 도착하게 되면 되게 피곤해합니다.

표혜미  아, 저는 또 배우들끼리 톡방이 있거든요. 키보드로는 거의 키보드 워리어처럼 막 이야기를 하는데 막상 현실에서 만나면 말을 거의 못 하고 되게 조용히 눈치를 보곤 합니다. 

Q.  작품 속 인물의 MBTI는 어떻게 될까. 

표혜미  일단 제가 봤을 때 극 중 미소는 약간 ENFP처럼 보여요. 그냥 딱 봐도 극강의 ENFP죠. 외향적으로 보여야 하는 인물이다 보니 액션도 크고, 소리도 크고, 발성이나 대화나 웃음 등에도 자신 있어 보이고 사랑스럽게 보이길 바랐고 그렇게 인물을 짰거든요. 옛날에 개봉했던 <금발이 너무해>라는 영화가 있는데 그 작품에 나오는 주인공이 되게 공주 공주하고 핑크 핑크 하게 나오는 부분이 있는데 그런 모습들을 조금 참고해서 이 인물을 그려봤던 것 같아요.

정세지  저 같은 경우에는 최대한 주명이를 할 때 뭔가를 많이 하지 않으려고 했어요. 제가 뭔가 더 애드리브나 액션을 하지 않으면 않을수록 주명이란 인물이 더 잘 보이고 드러나게 되는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연습 초반 때보다 굉장히 많이 덜어내려고 했었어요. 그리고 제가  말 더듬거나 그런 걸 싫어하는 편인데 오히려 이번 작품에서는 한 번씩은 꼭 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저도 언니처럼 어떤 작품에서 참고를 했던 캐릭터가 있다고 한다면 이전에 <오 나의 귀신님>이란 작품에서 박보영 배우님이 맡았던 역할이 있거든요. 약간 어둡고 어벙한 모습들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런 모습들을 참고했던 것 같아요. 

Q.  창작 초연이라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 배우들이 창작진과 함께 모든 걸 만들어나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이런 부분에 있어서 어려움은 없었나.

표혜미  저는 신기하게도 참여했던 뮤지컬 작품들이 다 창작 초연이었어요. 제가 기존에 했던 직업이나 일들이 노래를 부르는 일들이었기 때문에 사실 뮤지컬을 한다고 했을 때 부담감이 컸었거든요. 그리고 어떻게 보면 다른 매체나 장르에서 활동을 하다가 넘어온 만큼 조금이라도 부족함이 보이면 어쩌나 하면서 질타를 받지는 않을까란 생각이 계속 들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뮤지컬을 처음 하겠다는 마음을 먹었을 때 마음고생을 많이 했었어요. 그런데 여러 작품들을 해오다 보니 정말 쉬운 게 하나 없다 싶다가도 전체적인 흐름을 보는 법과 인물들 간의 관계도를 만들어나가고 그려가는 과정을 거쳐 공연을 완성시키다 보니 이게 정말 힘들면서도 뭔가 모를 보람차고 재밌다고 느껴졌었거든요. 이번 작품도 정말 힘들었지만 그만큼 배우들끼리 되게 돈독해졌어요. 사실 완성된 작품에 참여를 할 때엔 '그냥 나만 잘하면 돼'라는 생각이 나 마음을 정하게 되는데 우리 작품은 뭔가 다 같이 만들어갔다 보니 더 마음이 쓰이기도 했고요. 그리고 각 배역마다 세 명의 배우들이 함께하고 있는데 그래서 배우들끼리도 정말 많이 이야기를 나눴던 것 같아요. 그렇게 바꿔나가고 좋은 방향성으로 나아갔던 게 재밌었습니다.

정세지  언니가 했던 말이 다 맞습니다.(웃음) 언니나 오빠들이 정말 먼저 말을 걸어주시기도 하고 작품이나 배역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주고 의견을 나누면서 서로 다 같이 잘 만들어보자 하는 의지들이 보여서 정말 재밌게 작업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진짜 단합도 너무 잘 됐고 본 공연이 시작된 지금도 정말 즐겁게 공연하고 있습니다. 공연장에 오면 진짜 다 항상 장난치기 바쁜데 막상 공연 큐가 들어가면 다 같이 웃음기를 싹 다 감추고 열심히 작품에 임하고 있어서 공연 분위기도 덩달아 좋아진 것 같아요. 

Q.  극 중에 유신이란 인물이 나오는데 두 사람은 이 인물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고, 어떤 인물로 생각하고 있나.

표혜미  주명이가 제일 잘 알지 않을까요?

정세지  주명이들끼리도 굉장히 많이 이야기를 나눴던 부분이에요. 유신이란 존재? 인물은 어떤 것 같냐고 이야기가 많이 나왔었고 '수호신'이나 '도깨비'라는 존재가 아닐까란 물음도 나왔었죠. 저는 간단하게 이 부분에서 수호신 쪽에 가까울 거라고 봤었는데, 사실은 약간 <알라딘>의 지니 같은 어떤 요정이나 신적인 존재에 가깝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 느낌이어야지 훨씬 더 편하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그것 또한 뭔가 신비한 느낌이라면 최근에 조금 들었던 생각인데 제3의 인물이 아니라 제 속에 있는, 나의 마음속 이야기가 아닐까. 그게 사람처럼 보이는 게 아닐까 싶기도 했었어요. 왜냐하면 사람들이 무언가 질문을 할 때가 있는데 그게 사실은 답을 알고 있는데, 누군가에게 답을 듣고 싶어서 말을 할 때가 있잖아요. 주명이는 오랜 기간 소심하고 어떻게 보면 주변 사람들이랑 격리되다시피 혼자 있었지만 누구보다 밖으로 나가고 싶었던 친구였던 거죠. 그게 어떻게 보면 판타지적인 요소가 가미돼서 유신이란 인물로서 표출 혹은 그의 시선에서 등장하게 된 게 아닐까 싶었어요.

Q.  개인적으로 초반부에 미소가 유신을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는데 어떤가. 제대로 본 게 맞을까.

표혜미  유신이란 인물이 우리 작품의 '키'거든요. 반전이 되는 부분이 있는데 초반부부터 그를 무시하거나 한다면 후반부에 있을 반전에 힘이 들어가지 못할 거란 생각이 있어서 다른 배우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저는 대놓고 의식하거나 반응을 하진 않지만 그 자리에 누군가가 있다는 생각을 하고 극 속에 들어가고 있어요. 그래서 저 같은 경우에는 주명에게 이야기를 하는 장면이 있는데 일부러 유신이 있는 쪽까지 보거든요. 뭔가 작은 저만의 디테일이지만 그게 작품을 보는 데 있어서 확실히 어떤 다른 느낌의 집중도를 보여주지 않나 싶어서 계속 연기하고 있습니다. 관객분들도 이런 부분들을 잘 보시다 보면 작품을 더 재밌게 즐기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웃음)

Q.  극 중에서 주명이가 미소가 되지 않나. 주명이 바라본 미소는 어떤 인물인가.

정세지  사실 실제 공연 중에 주명이를 연기하다가 미소로 분장을 하고 무대에 나올 때가 있는데 관객분들이 놀라실 때가 종종 있어요. 주명이가 초반부에 머리로 가리기도 하고 재킷에 안경을 끼고 있는데 그 장면에서 안경도 벗고 옷차림도 조금 바뀌고 애티튜드만 바뀌는데 관객분들이 놀라기도 하고 소리도 질러주실 때가 있는데 달라지는 게 크게 없지만 이런 부분들을 다들 크게 느끼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걸 느끼고 놀라는 모습을 보면서 미소라는 친구는 항상 이렇게 살아왔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Q.  개인적으로 이번 작품을 보면서 어릴 때 보았던 영화 <일곱 가지 유혹>이 생각났다. 혹시 알고 있을까.

표혜미  아뇨, 처음 들어봤어요.

정세지  저도요. 어떤 작품이었나요?

Q.  이번 작품 속 유신이란 인물이 앞서 조금 이야기했던 수호신이나 도깨비의 느낌이 난다고 한다면 이는 아시아적인 부분에서 신적인 존재를 보는 편인 것이고, 이게 외국에서는 간단하게 천사와 악마를 신적인 존재라고 본다. 영화는 악마가 주인공의 영혼을 얻기 위해 그가 바라는 일곱 가지의 소원을 들어준다는 내용이다. 작품 속 이야기와 비슷한 부분들이 있다 보니 떠올랐던 것 같다.

정세지  그렇게 본다면 유신이란 존재는 앞서 말했던 것처럼 어떤 신적인 존재, 수호신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일단 연출님이 항상 말씀을 해주셨던 부분이 있는데, 유신은 모든 걸 알고 있다는 거였거든요. 그 전제가 항상 있었기 때문에 유신이란 존재는 어떻게 보면 신에 가장 가까운 인물이라고 볼 수 있다는 거죠. 

Q.  그래서 그럴까 마지막에 유신의 모습으로 주인공인 주명 앞에 선 유인이란 인물이 되게 신선했다. 말장난처럼 유신(有神)에서 유인(有人), 신이 아닌 인간으로서 인간인 주명에게 찾아왔다는 것 같아서 그들이 또 다른 이야기를 펼쳐 나갈 수도 있겠다 싶었다.

표혜미  시즌 2를 기대해 주세요.(웃음)

Q.  이번 작품의 기본 스토리 라인이 끝난 이후, 나만의 에필로그를 적어보자면? 미소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표혜미  일단 미소는 연애를 시작했거든요. 남자친구와 아주 달달하게 연애를 할 것 같고, 기존에 어딘가에 얽매여있던 부분들을 다 벗어던지고 일과 사랑에 열중하지 않을까 싶어요.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이라고 한다면 미소 스스로의 마음가짐이 아닐까 싶어요. 외적인 부분도 많이 내려놨겠지만 그냥 오롯이 신미소라는 사람으로서 당당하게 지내지 않을까 싶습니다.

정세지  주명이도 유인이란 인물을 새로 만났거든요. 마지막에 악수를 하고 인사를 하는데, 그 뒤로 엄청 오랫동안 서로 눈 맞춤을 하고 있어요. 그 자체로 굉장히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거든요. 주명이 외적으로나 내적으로 많이 단련이 됐고 성장했기 때문에 그들만의 새로운 이야기가 계속해서 펼쳐지지 않을까 싶어요. 주명이의 삶에서 그 스스로 더 성장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고스트 고주명에서 인간 고주명으로서 새로운 관계를 다시 성립해 나가지 않을까 싶어요. 

Q.  유인은 주명을 정말 기억하지 못하는 걸까. 본지는 유신이 회사를 다녔을 때의 기억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싶었다.

정세지  그럴 수도 있지만 저는 뭔가 그러지 않길 바랐어요 그냥 어디서 많이 봤던 사람인 것 같다 정도면 좋겠다 싶었죠. 그래서 처음 만났지만 뭔가 좋은 느낌이 들었고 뭔가 이 사람이랑은 잘 될 것 같다는 마음이 들 정도? 그래야 마지막 장면이 설명이 되고 그다음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 같아요.

Q.  두 사람이 실제로 유신을 만나게 된다면 가장 이루고 싶은 소원이 있을까. 아니면 바꾸고 싶었던 어떤 순간이 있어서 돌아가게 된다면 언제로 돌아가 보고 싶나.

정세지  진짜 소원을 말하는 것처럼 뭔가 신중해지네요.

표혜미  저는 바로 말할 수 있어요. 순간 이동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주세요라고요.(웃음) 그리고 뭔가 바꾸고 싶은 순간이나 돌아가고 싶은 순간이 있냐고 물으신다면 일단 지금의 제 기억은 그대로인지가 궁금해요. 그대로라고 한다면 과거로 돌아가도 괜찮은데, 그게 아니라면 아무런 소용이 없는 거잖아요. 그래서 지금 저의 기억을 가지고 간다는 전제하에 저는 학창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요.

Q.  기억을 가지고 과거로 갈 수 있다면, 과거로 가서 뭘 하고 싶나.

표혜미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죠.(웃음)

Q.  돈을 많이 벌거나 복권이나 코인같은건 하지 않을 건가.

표혜미  만약 된다면 재벌이 되고 싶기는 하죠.(웃음) 그건 모두의 꿈이나 소원이 아닐까요?

정세지  저도 같습니다! 

Q.  두 사람은 복권을 사는 편일까.

표혜미  로또 당첨을 바라고 있습니다. 다만 로또를 사고 있지는 않습니다.

 

Q.  미소가 극 중에 주명을 통해서 많은 변화 혹은 성장을 이뤄내는데, 주명의 말이 그의 변화를 이끈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표혜미  제가 봤던 미소는 사실 어릴 때 시골에서 살아왔었고, 쌍둥이 친언니와 함께 서울로 상경해 왔던 친구였어요. 그래서 의지를 할 수 있는 사람은 친언니밖에 없었고,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어떤 겉모습을 통해서 사람들끼리의 커뮤니케이션이 다른 걸 보고는 자기 스스로를 더 좋은 방향성으로 키워나간다거나 내실을 다지기보다는 외적인 부분, 겉모습에 더 신경을 쓰게 됐다고 봤어요. 그렇게 신경을 쓴 부분들을 주변에서 더 좋게 봐주다 보니 누가 말릴 틈도 없이, 충고를 해주는 사람도 없이 그냥 받들여주는 삶을 살아가게 된 거죠. 어떻게 보면 그들 모두 미소에게 바라는 게 있었던 건데 미소는 그걸 몰랐어요. 그런 가운데 주명이는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게 마음에서 우러나온, 진심으로 미소에게 말을 걸어준 인물이거든요. 그게 정답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미소의 입장에서 조금씩 크게 다가오지 않았을까 싶었어요. 저도 그런 부분을 생각하면서 연기하고 있고 그렇게 다가왔고요. 비밀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다들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 거잖아요. 그런 사람들 중에 한 명인 미소에게 주명이란 인물의 변화와 그의 웃음은 미소에게 크게 와닿았고 울림 있게 다가온 게 아닐까 싶어요.

Q.  각각 같은 배역을 맡고 있는 두 배우가 있는데, 본인이 연기하는 배역과 다른 부분이 있다면?

표혜미  저 같은 경우에는 일단 다른 미소 역할을 맡은 두 배우님이 다 저보다 어리거든요. 그래서 기본적으로 저보다는 훨씬 더 밝고, 통통 튀는 게 있어요. 어디로 튈지 모르는 부분들이 있어서 그런 신선함이 더 살아있지 않나 싶어요. 모니터링을 하면서 그런 부분들이 많이 보였었고, 저도 그에 뒤지지 않으려고 통통 튀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웃음) 사실 연습 과정에서 정말 많은 대화를 나눴었거든요. 각 배역마다 트리플 캐스팅이다 보니 캐릭터를 만드는 과정에서도 각자 자기만의 아이덴티티가 있으면 좋겠다 하는 부분들은 각자의 미소로서 챙겨나가고 특성화 매력은 살리면서 전체적인 캐릭터로서는 하나로 갔으면 좋겠다고 해서 그걸 맞춰가는 과정이 오래 걸렸어요. 언제 이 작품을 보더라도 재밌게 볼 수 있길 바랐거든요. 그렇게 만든 미소기 때문에 어느 캐스팅으로 봐도 재밌지 않나 싶어요.

정세지  저도 캐릭터 구축 과정에서 이야기를 엄청 많이 나눴었죠. 개인적으로 언니들이 후반부 주명이를 그릴 때 조금 더 진중한 주명을 보여줘서 부럽기도 했어요. 그런 부분들을 보면서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모니터링을 하면서 좋은 부분 혹은 공연을 하면서 다른 배우들과 어울릴 수 있는 캐미가 살려면 어떡해야 되는지 하는 사소한 부분들을 다 체크하려고 하고 있어요. 주명의 성격이나 행동에 따라 그날 공연의 분위기가 달라지다 보니 더 열심히 준비를 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Q.  팀별 이름이 따로 있을까.

표혜미  처음 본 공연 시작하기 전까지 빨간 팀, 노란 팀, 파란 팀으로 나눴었거든요. 저희 팀의 이름은 노란 팀이었어요. 그래서 톡방이름도 '노랭이들'이라고 돼있거든요. 파이팅 구호도 '노랑나비~'였어요. 

정세지  안 그래도 이 부분에 대해서 창작진과 이야기를 나눴던 부분이 있거든요.

표혜미  아, 그런 게 있었어요?

정세지  네, 본 공연 전에 조연출님이 정해주셨었거든요. 조연출님이 말씀하시길 각 팀의 이름은 주명이 들을 보고서 지었다고 하셨어요. 저 같은 경우에는 노란색에 가까운 주명이었고, 다른 두 언니는 빨간색 그리고 파란색 주명이를 그리고 있었던 거죠.

 

Q.  공연을 하면서 울림 있게 다가왔던 대사나 가사가 있을까.

정세지  저는 바로 딱 두 가지가 떠오르는데 극 중에 유신한테 말하는 부분이 있어요. "그러면 저는 언제쯤 제 빛을 찾을까요?"라고 말을 하면 유신이 이렇게 답을 해요. "그건 이미 당신 안에 있어요"라고요. 어떻게 보면 되게 상투적인 말이고 교과서 같은 말이지만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쿵 하고 오는 게 있더라고요. 그리고 주명이가 '저 빛을 향해'라는 솔로 곡을 부르고 노래가 끝나면서 암전이 되는 장면이 있는데 관객분들이 박수를 쳐주세요. 그때 엄청난 희열감이 들거든요. 두려웠지만 그 두려움을 이겨내고 해냈을 때, 그걸 관객분들이 느껴주시고 따뜻한 반응을 보여주는 게 기억에 남고 울림 있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표혜미  저는 '저 빛을 향해'라는 넘버를 주명이가 부를 때 모니터링을 하고 있거든요. 항상 거기서 되게 뭉클하더라고요.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 담겨있달까요. 주명이란 인물을 바라봤을 때도 그 스스로가 알을 깨고 나오는 모습으로 보여서 뭉클한데 주명 역할을 연기하고 있는 세지나 동생들의 모습 그 자체만 봐도 수고했고 고생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뭔가 감정이 벅차오르더라고요. 사실 주명 역할을 맡은 친구들이 고민이 정말 많았었고, 작품의 중심에 있는 인물들이다 보니 넘버도 많고 소화해야 되는 부분들도 많거든요. 그런 과정들을 다 같이 겪어왔고 옆에서 봐왔기 때문에 뭔가 하나의 마무리를 잘했을 때 그걸 잘한 것 같아서 주명이 드디어 알을 깨고 나왔구나, 그래 우리 세지 너무 고생했다. 잘했다 하는 생각이 드는 것 같더라고요. 항상 모니터링을 하면서 주명 역할을 맡은 친구들에게 마음이 찡했다, 수고했다는 이야기를 했던 것 같아요. 

Q.  우리 작품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나 주제를 관통하는 단어가 있다면?

정세지  내 안의 빛이라는 게 우리 작품을 잘 나타내는 단어가 아닐까 싶어요. 주명이가 유신이한테 '자신감이 생기니까 나도 되게 괜찮은 사람인 것 같아요. 내가 이렇게 괜찮은 사람인 걸 그동안 왜 몰랐을까요'라고 직접적으로 말을 하는 부분이 있는데 이 대사가 우리 작품을 관통하는 말이지 않나 싶어요. 우리 작품 <왓이프>가 말하고 있고, 말하고자 하는 말이죠. 사실은 누구나 다 내 안의 빛이 있고 다 괜찮은 사람이라는 걸 말해주고 있지 않나 싶어요.

Q.  마지막으로 공연을 보러 올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표혜미  일단 우리 공연이 진입 장벽이 높지 않거든요. 정말 모두가 그냥 편안한 마음으로 보러 올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어요. 그런데 진입장벽이 낮게 보여도, 작품이 주고자 하는 메시지는 확연하거든요. 작품을 보면 나도 내 안의 빛이 있고, 나라는 사람도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는 걸 잠깐이라도 느낄 수 있을 거고 그렇다면 우리 공연은 성공적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일단 보러 와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싶어요. 그리고 이제 여러 페어가 섞여서 공연을 할 예정인데 매 공연마다 색다른 케미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이미 공연을 관람하셨던 분도, 공연을 아직 보지 못하셨던 분도 재밌게 공연을 보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각 배역마다 연기하는 배우들의 매력을 찾아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정세지  다 맞는 말입니다.(웃음) 진입 장벽이 낮다는 말에 되게 공감하고 동감해요. 누구나 한 번쯤은 다 경험해 봤을 이야기라고 생각하거든요. 가족과 연인, 친구와 동료분들끼리라도 편하게 오셔서 무겁지 않고 유쾌한 저희 작품을 즐기다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실제로 어떤 관객분들은 공연을 보시고 자기의 이야기 같다는 평을 해주시기도 했거든요. 그래서 많은 관객분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스토리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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