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 신창재 교보 회장, '회계스캔들'로 반전드라마 쓰나
벼랑끝 신창재 교보 회장, '회계스캔들'로 반전드라마 쓰나
  • 서종열 기자
  • 승인 2021.0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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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교보생명 풋옵션 행사사격 분쟁 관련 삼덕회계 기소 의견
삼덕회계법인, 딜로이트안진의 주식평가 보고서 '그대로' 베껴
경영권 상실 위기 신창재 회장 측, 검찰 기소로 반전 발판 마련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신 회장은 재무적투자자들과 교보생명 풋옵션과 관련 분쟁을 진행 중에 있다. ⓒ 교보생명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신 회장은 재무적투자자들과 교보생명 풋옵션과 관련 분쟁을 진행 중에 있다. ⓒ 교보생명

오타까지 똑같은 보고서?

신창재 교보생명과 어피니티 컨소시엄의 교보생명 풋옵션 분쟁에 중요한 변수가 등장했다. 풋옵션의 행사가격을 자문했던 회계법인들이 모두 공인회계사법 위반혐의로 검찰에 기소됐기 때문이다. 이른바 '회계스캔들'이 터진 것이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최근 어피니티컨소시엄 내 한축이었던 어펄마캐피탈(옛 스탠다드차타드PE)의 풋욥션 행사가격 평가 업무를 맡았던 삼덕회계법인을 공인회계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금품을 받고 경쟁사인 딜로이트안진의 보고서를 그대로 베껴 제출한 것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교보생명 풋옵션 행사를 놓고 어피니티 컨소시엄과 법적다툼을 벌이고 있는 신창재 회장 측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교보생명 풋옵션 분쟁의 가장 중요한 핵심사안이 바로 풋옵션 행사가격의 적정성이기 때문이다. 

◆ 삼덕회계, 안진 보고서 베꼈다

검찰 및 법조계에 따르면 삼덕회계법인은 지난 2018년 11월 어펄마캐피탈 임원으로부터 교보생명 풋옵션 행사와 관련 어펄마캐피탈이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 5.33%에 대한 주식가치 평가를 의뢰했다. 

이에 앞서 어펄마캐피탈 측은 딜로이트안진 측에 같은 내용의 교보생명 주식가치 평가 의뢰를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안진이 이미 어피너티 컨소시엄의 의뢰를 받은 터라 어펄마캐티팔의 의뢰를 받을 수 없었다. 지난 2007년 지분인수 계약 당시 풋옵션 행사가 이뤄질 경우 각각 독립적인 회계법인을 선임한 후 폿옵션 행사일 15일 이내에 주식평가보고서를 제출하도록 약속했기 때문이다. 

결국 어펄마는 풋옵션 행사와 관련 보고서 제출시한 막바지에 다다라서 삼덕 측에 "안진 보고서 초안과 자료를 줄테니 삼덕 명의의 보고서로 발행해달라"고 제의했고, 삼덕 측은 어펄마제 제공한 자료에 서문과 표지만 바꾼 후 주식평가보고서를 제출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안진 측의 사소한 오류와 오탈자 등이 그대로 있는 채 표지와 서문만 삼덕으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검찰은 이를 근거로 삼덕을 공인회계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앞서 어피너티와 안진 모두를 기소했던 것과 달리 어펄마를 빼고 삼덕만 기소하는 것은 현재 대가성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 위기의 신창재 회장, 반전 발판 마련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미 법정다툼으로 비화한 교보생명 풋옵션 분쟁과정에서 불리한 위치로 몰렸던 신창재 회장이 이번 검찰의 기소로 반전의 기회를 잡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교보생명 풋옵션 분쟁의 핵심사안이 바로 '주식가치 평가에 따른 행사가격'인데, 주식가치 평가를 맡았던 안진과 삼덕 등 회계법인들이 검찰에 의해 기소되면서 독립성과 공공성에 금이 갔기 때문이다. 

여기에 신 회장 측은 딜로이트안진이 계산한 풋옵션 행사가격에도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풋옵션 행사가격의 기준을 정하는 과정에서 풋옵션 행사일인 2018년 10월23일이 아닌 2017년 6월부터 2018년 6월까지의 유사기업들의 평균 주식가치를 기준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신 회장 측은 풋옵션 행사를 할 경우 권리행사에 나서는 당일을 기준으로 행사가격을 정하면 되는데, 굳이 유사기업들의 1년간 평균주가를 행사가격 기준점으로 정했기 때문이다. 즉 기준점을 달리 택함으로써 풋옵션 행사가격을 올렸다는 게 신 회장 측의 주장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회계스캔들이 신창재 회장 측에 유리한 발판을 마련해줄 것으로 보고 있다. 풋옵션 분쟁 이후 재무적파트너들에게 밀렸던 명분싸움에서 다시금 승기를 잡을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융투자업계와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번 삼덕의 회계스캔들이 풋옵션 분쟁의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3월 있었던 국재중재재판소의 청문회에서 재판소 측은 검찰의 기소가 아니라 중재 내용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검찰 기소가 신 회장 입장에서 좋은 소식은 맞지만, 그렇다고 결과를 확정지을 수 없는 히든카드는 아니라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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