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아마데우스' 이봄소리 '첫 연극 도전, 많은걸 보여주고 싶어"
[인터뷰] '아마데우스' 이봄소리 '첫 연극 도전, 많은걸 보여주고 싶어"
  • 조나단 기자
  • 승인 2021.01.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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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을 가지게 하셨으면 재능도 주셨어야죠” 대사 가장 와닿아
모든 사람들이 한 번쯤 생각해보는 말이 아닐까 싶어

연극 <아마데우스>가 돌아왔다. 연극 <아마데우스>는 극작가 피터 셰퍼(Peter Shaffer)가 집필한 작품으로 영국과 브로드웨이를 휩쓴 히트작으로 이후 동명의 제목으로 영화화돼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와 그에게 경외와 질투를 느끼며 자신의 평범함에 고통스러워했던 살리에리의 고뇌를 그리고 있다. 특히 살리에리라는 인물을 통해 질투와 시기, 연민과 우월감 등 누구나 한 번쯤은 느껴봤을 인간의 감정을 작가의 상상력으로 극적으로 표현, 관객들에게 깊은 공감과 강렬한 여운을 이끌어내고 있는 작품이다.

지난해 11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첫 공연을 무사히 올렸지만, 하반기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지난 12월 8일부터 공연이 잠정 중단됐다. 공연 기간이 1월 17일까지였지만, 제작사 페이지 원(PAGE1)은 오는 2월 2일까지 14일 공연을 연장한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노력파 음악가 살리에리와 신의 은총을 받은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 그리고 그런 모차르트의 아내 콘스탄체 베버. 본지는 콘스탄체 베버 역의 이봄소리 배우가 이번 작품에 임하는 각오와 캐릭터를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지 듣고자 인터뷰를 신청했고, 답을 받을 수 있었다. 다음 인터뷰는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인해 서면으로 질문지를 보내 받은 답을 기반으로 쓰였음을 밝힌다.

사진 ⓒ 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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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이봄소리 : 안녕하세요. 배우 이봄소리입니다. 

Q. 이번 작품서 맡은 배역 콘스탄체, 기존 맡아왔던 캐릭터와는 다른 결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었던 것 같다.  

이봄소리 : 맞아요. 그동안 해왔던 역할과는 다른 느낌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었어요. 그리고 연극은 데뷔 이후 처음이라 더 많은 걸 신경 쓰려고 노력했었던 것 같아요. 특히 콘스탄체 베버라는 인물에 대해서는 자료가 많은 편도 편도 아니었고, 영화나 초연과는 조금 다른 캐릭터로 구축되었기 때문에 대본 안에 있는 콘스탄체 대사에 좀 더 집중했었던 것 같아요. 그녀가 똑똑하고 계산적으로 보이게끔 노력했습니다. 

Q. 힘들거나 어려웠던 점은

이봄소리 : 처음엔 영화나 초연과는 완전히 달라 보이는 새로운 인물을 구축함에 있어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어요. 특히 이번 재연에서는 콘스탄체를 공통적으로 ‘셈이 빠른 여자’로 묘사했는데, 그런 점이 모차르트가 아닌 다른 인물에게만 보이는 게 아니라 모차르트에 대한 진심까지 가짜로 보일 수도 있었거든요. 그래서 연습 단계에서부터 그런 부분들을 염두에 두고 준비를 했었어요.  

Q. 이외에도 신경을 쓴 부분이 있을까 

이봄소리 : 저에겐 콘스탄체가 모차르트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때론 보호자처럼 느껴졌어요. 그래서 엄마같이 느껴지기도 했던 것 같아요. 모차르트가 가진 자유로운 영혼과 천재성을 진심으로 이해해 줄 수 있는 위대한 여자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의 언행에 화를 내다가도 그가 가지고 있는 순수한 면에 금방 웃음을 지을 수 있고, 또 그를 위해 기꺼이 살리에리와 거래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사진 ⓒ 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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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내가 바라본 살리에리와 모차르트, 두 인물은 어떤 사람인가 

이봄소리 : 모차르트는 순수하지만 영악한 사람인 것 같아요. 반대로 살리에리는 영악하지만 순수한 사람이죠. 개인적으로는 두 사람의 내면은 사실 크게 다를 거라고 생각되지 않아요. 그저 천재냐 아니냐의 차이일 뿐인 거죠. 어쩌면 모차르트도 그와 같은 천재를 마주한다면 살리에리와 같은 괴로움을 느끼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Q. 극 중에서 콘스탄체가 살리에리의 유혹에 잠깐이라도 마음을 돌렸을 때가 있는데 이유가 있었을까 

이봄소리 : 잠깐이라도 마음이 흔들렸다기보다는 애초에 콘스탄체는 각오를 하고 살리에리의 집에 찾아갔어요. ‘그에게 이 정도 대가는 있어야겠지.’라는 심정이었죠. 거래를 하는 상인의 느낌이랄까요. 그런데 살리에리가 콘스탄체가 생각한 것보다 더 큰 수를 던져요. 콘스탄체가 흔들린 순간이 있다면 바로 그때가 아니었을까 싶어요.  

그 순간 어쩌면 콘스탄체는 마음 한편에 "그래, 그냥 눈 딱 감고 한 번만 그가 원하는 대로 해 볼까"라는 생각이 들어가 있지 않았나. 그녀가 그렇게까지 생각할 수 있었던 건 오직 하나, 모차르트라는 사람 때문이죠. 물론 모차르트를 통해 자신의 삶이 좀 더 나은 방향으로 갈 수 있을 거라는 것 또한, 그녀 계획의 일부였지만요. 그저 내가 더 잘 살기 위해서였다면 그녀는 살리에리의 제안을 수락했었을 거예요. 하지만 제가 분석한 콘스탄체는 진심으로 모차르트를 사랑했고, 또 그녀의 스스로의 자존심을 지킬 줄 아는 여자였어요. 그래서 흔들렸을지언정 마음을 다시 다잡죠.

Q. 실제 나와 콘스탄체를 비교해보자면 닮은 점 혹은 다른 점이 있을까. 

이봄소리 : 사실 닮은 점 보다 다른 점이 훨씬 많은 것 같아요. 우선 저는 사랑하는 사람이 모차르트 같은 천재다? 그럼 아예 받아들이지 못했을 거 같거든요. 어디로 튈지 모르고 본인의 뜻대로 해야 하는 사람을 만나야 한다면 그만큼 굉장히 불안감에 휩싸이지 않을까 싶어요. 저는 그런 천재와 함께 할 수 있는 그릇이 아닌 것 같습니다.(웃음)

Q. 가장 꽂혀있는 대사는?

이봄소리 : 살리에리 대사 중에 “욕망을 가지게 하셨으면 재능도 주셨어야죠.”라는 대사가 있어요. 아마 예술 하는 사람 중, 천재가 아닌 모든 사람들이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해보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특히 배우로 일할수록 뇌리에 기억될 대사인 것 같아요. 살리에리... 전 당신을 이해합니다. 

사진 ⓒ 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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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연극 <아마데우스>에서 빠지면 안 되는 장면은? 

이봄소리 : 당연히 15장, 레퀴엠이죠. 연습실에서부터 보고 있자면 마치 전쟁터에서 연기라는 총알을 가지고 전쟁하고 있는 것 같았어요. 그야말로 연기 배틀이랄까요. 정말 모든 선배님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대사를 내뱉고, 서로 숨 가쁘게 호흡을 주고받는 모습을 보면서 볼 때마다 대단하다고 느꼈어요. 에너지가 엄청나거든요. 항상 많은 걸 배우고 있습니다.  

Q. 이 작품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지, 관객들이 어떤 메시지를 받았으면 하나 

이봄소리 : 사실 저는 연습 때부터 살리에리의 대사에 참 많은 공감을 느꼈어요. 누구에게나 타인의 재능을 시기하고 질투하는 마음이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또 천재가 아닌 이상 보통의 우리들은 스스로에게 만족하지 못하고 있구나. 그러면서 그의 대사에 위안을 받기도 하고 대사 하나하나가 제 안에 있는 열등감과 자격지심을 깨우치기도 했었던 것 같아요. 아마 이 공연을 본 관객분들도 저와 같은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계시지 않을까 싶어요.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작품이거든요. 공연을 보고 난 뒤 한 번쯤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시간을 가져보셔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봄소리 : 정신없이 달려오다 보니 어느새 2020년이 지나가고 또 새로운 해가 저희를 맞이하고 있네요. 2021년 새해는 무엇보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보고픈 이들의 얼굴도 보지 못하고 함께하고 싶은 순간들을 맘껏 즐기지 못하는 이런 상황이 제발 사라졌으면 좋겠어요. 상황이 괜찮아진다면 국내외 할 것 없이 여유롭게 많은 곳에서 여행을 즐기고 싶고요. 2021년의 목표도 그리 거창하지 않습니다. 그저 건강하게 주어진 바 묵묵히 성실히 잘 해내는 것이 늘 그렇듯 저의 목표가 되겠네요. 모두 항상 건강하시길 바라요. 그리고 힘든 시기에 늘 응원해 주시는 관객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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