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금융, 우리도 뚫자" 증권사들 속속 뛰어들어
"항공기 금융, 우리도 뚫자" 증권사들 속속 뛰어들어
  • 백서원 기자
  • 승인 2017.02.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항공기 금융 시장이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지부진한 증시와 저금리, 항공여객 수요 증가가 맞물리면서 꾸준한 성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자산의 안정성과 중고가치 등도 높아 새로운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항공기 금융 펀딩 금액이 4조원을 거뜬히 달성할 것으로 전망됐다. 작년 국내 항공기 금융 규모는 약 25천억원으로 추산된다.

특히 증권사들이 항공기 금융에 뛰어들고 있어 눈길을 끈다. 과거에는 주로 은행권에서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었다.

작년 8KTB투자증권은 싱가포르 항공이 운항하는 A330-300 항공기에 투자했다. 중국 리스사로부터 항공기를 매입해 약 6년간 원리금을 받는 구조다. KTB투자증권이 투자한 싱가포르 항공의 경우, 선순위 투자 수익률이 3~4%, 중순위가 6% 중후반, 후순위가 9%대 정도다. KTB투자증권은 지난해 7월 구조화금융 전문가인 최석종 대표가 취임한 후 첫 항공기 투자에 성공하며 항공기 금융분야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작년 11월 일본 미즈호증권과 1조원 규모 항공기펀드를 결성했다. 제네럴일렉트릭(GE) 계열사가 보유한 20여대 항공기 중·후순위 채권에 투자하는 형태다

이어 12월에는 토러스투자증권이 A330-300HGW 1기를 약 1천억원에 매입하기 위한 펀드 조성을 마무리했다. 이 항공기는 기존 운항업체인 싱가포르항공에 5년간 임대된다.

이처럼 최근 항공기 금융은 자산운용사 등이 펀드를 만들어 자금을 모아 항공기를 사들인 후 항공사에 장기 임대하면서 임대료를 받아 수익을 낸다. 국제적인 항공사를 대상으로 하다 보니 안정성이 높은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항공기란 명칭이 들어간 사모 펀드의 수는 2014년 초 6개에서 이달 16일 기준 16개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설정액도 2272억원 수준에서 8185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다만 항공기 펀드는 현재까지 기관 투자자 중심으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국내에는 현재 항공기 투자 관련 49인으로 투자자를 제한하는 사모펀드만 조성돼 있어 일반인들이 투자하기는 어렵다.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이 수백억원 단위로 투자한다. 몇몇 증권사가 프라이빗뱅킹(PB) 고객 등 개인이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출시된 상품은 없다.

항공기 금융이 안정성과 수익성을 겸비해 기관투자자의 수요가 충분해 개인을 위한 상품 출시는 조금 더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한 최근의 항공기 금융의 급성장세와 특정 항공사 '쏠림' 현상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