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시 HTS ‘전산장애’ 고객 주장 부인하는 KB증권의 변명
00시 HTS ‘전산장애’ 고객 주장 부인하는 KB증권의 변명
  • 허홍국 기자
  • 승인 2024.03.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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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S 미작동 시 명확히 알리지 않던 팝업 점검 프로세스 진행, 유튜버 BJ 항의 후 인지
금융감독원 “거래 제한되는 사항은 고지해야”...증권사 측 “불편사항 개선해 나가겠다”

[한국증권신문_허홍국 기자]

KB증권 본사 전경 © 뉴시스
KB증권 본사 전경 © 뉴시스

전업투자자이자 해외선물 유튜버 BJ 조인범(인범티브 운영)씨가 3월 2일 00시 KB증권 HTS(Home trading system)‘전산 장애’를 주장하고 나섰지만, KB증권은 이를 부인하고 나섰다.

KB증권은 내부적으로 매일매일 점검해왔던 예약주문(조건주문) 팝업창 점검 프로세스 진행으로 예약주문 자체가 불가한 상황이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KB증권 HTS를 통해 해외선물이나 해외주식 투자자들에게는 해당 프로세스 점검시간대를 명확하게 알리지 않았고 이번 유튜버 BJ의 문제 제기로 인지한 뒤 점검시간대를 옮긴 상태다.

금융감독원은 주식 거래가 제한되는 사항을 증권사 HTS 이용 고객에게 고지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다만 증권사 HTS 운영상 점검 프로세스 시간대 고지의무는 확인되지 않지만, 은행권에서 점검시간대를 명확히 알려 고객 불편사항을 최소한으로 줄이려는 것과 달리 취급할 이유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

7일 증권가에 따르면 KB증권이 고객인 해외선물 유튜버 BJ와 지난 2일 00시 발생된 HTS 미작동 여부를 놓고 이견을 낳고 있다.

유튜버 BJ는 ‘전산 장애’라고 주장하는 반면 KB증권은 예약주문 등록화면 팝업창이라는 특정 화면상서 특정시간에 예약주문을 걸었던 고객에게만 발생됐다는 설명이다. 여기서 특정시간은 23시 59분부터 00시 10초 사이다.

KB증권 측은 해당 시간은 매일 진행되는 예약주문 등록화면 팝업창 점검시간으로 예약주문 등록이 불가했다는 주장이다.

또 동 특정시간과 그 이후 시간에 동일한 불편사항을 겪었던 고객은 단 한 명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해당시간 KB증권 HTS 등 전 매체 및 주문처리는 정상 작동되고 있었던 만큼 ‘전산 장애’와 전혀 무관한 사항이라는 입장이다.

3월 2일 00시 KB증권 HTS 팝업창 화면 © 유튜브 인범 TV
3월 2일 00시 KB증권 HTS 팝업창 화면 © 유튜브 인범 TV

◇ 증권사는 알고 고객은 모르는 문구

“시스템 작업으로 인해 업무가 중단되고 있다.” 이 문구는 KB증권이 HTS 운영상 프로세스 점검시간(23:59:00~00:00:10)에 고객이 해외선물 ‘예약주문’을 등록할 경우 해당 시간대 뜨는 안내다.

해당 안내 문구를 보고 ‘HTS 예약주문’ 팝업창 점검으로 인해 해외선물 거래 주문이 작동되지 않는다고 해석한 후 이를 받아들일 고객이 있을지 의문이 남는다.

KB증권 측은 이 문구로 (‘HTS 예약주문 팝업창 점검시간대’라는 의미의) 포괄적인 설명이 돼 있다는 입장이지만, 고객 측면에서 보면 정확히 내용을 알지 못하거나 알 수 없는 안내다.

설령 KB증권 측이 밝힌대로 예약주문 등록 서비스가 필수 서비스 사항이 아닌 편익 제공사항이라 할지라도 HTS 사용 시 고객이 명확하게 이해하고 프로그램 사용에 있어 불편함을 줄이는 게 윈-윈 전략이다.

KB증권 홈페이지 해외주식 거래 안내를 보면 미국의 경우 한국시간으로 22시30분터 오전 5시까지를 정규장 거래시간으로 게재돼 있고, 미국 예약주문은 정규장 시간에 주문 처리되며 해당주문은 정규장부터 애프터마켓까지 유효하다고 설명돼 있다.

해외선물 역시 외국거래소에 상장돼있는 해외선물 상품들을 만기일에 인도, 인수할 것을 계약 하에 하는 거래인 만큼, KB증권 해외주식 거래 안내대로 주문 처리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 밖에 없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는 KB증권과 달리 해외주식 HTS 유의사항을 통해 각 나라별 증권거래 상세 가능 시간 안내와 00:00~00:09분까지 시스템 배치시간이라는 고지를 통해 고객 불편함을 줄이고 있어 대조적이다.

한국투자증권 해외주식 HTS 활용법 안내 일부 캡처 © 한국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해외주식 HTS 활용법 안내 일부 캡처 © 한국투자증권

◇ ‘사후약방문식’ 점검시간대 변경 조치

KB증권은 고객인 유튜버 BJ 문제 제기로 예약주문(조건주문) 팝업창 점검 프로세스 시간대를 오전으로 변경하고 예약주문 등록화면 상의 상시 공지라는 조치로 유사 사례 재발 방지에 나섰다.

하지만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기존 점검 프로세스대로 운영됐을 것이라고 전망되는 만큼 ‘사후약방문식’ 대처로밖에 볼 수 없다.

이 해외선물 유튜버 BJ는 이번 KB증권 HTS 미작동으로 스톱가격 18156에서 청산가격 18166.75를 주문하지 못해 215달러 정도 손해를 입은 상태고 보상은 받지 않기로 한 상황이다.

KB증권은 사실관계에 부합하지 않는 전 고객 대상 장애 안내 및 재발 방지 공지의 고객 요구를 수용하기 곤란한 상태다.

아울러 해당 BJ가 예약주문 등록 불가로 인해 입은 불편사항은 공식적인 민원처리 프로세스를 통해 해결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해 놨다.

금감원은 주식 거래가 제한되는 사항을 증권사 HTS 이용 고객에게 고지돼야 한다고 봤다.

금감원 금융소비자보호처 소비자보호총괄팀 관계자는 이날 <한국증권신문>과 통화에서 “HTS 상 고객 거래가 제한되는 사항은 이용자에게 명확히 고지돼야 한다”며 “증권사는 서버의 일상적 안전성 유지 의무가 있고 IT 일종의 사고나 오작동시 배상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증권사 HTS 운영상 점검 시간대 고지 여부가 의무인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금감원 자본시장국 자본시장제도팀에 수차례 연락했지만 닿지 않고 있다.

KB증권도 HTS 운영상 점검 시간대 고지 여부가 의무인지 즉답하기 어려운 사항이라고 밝혔다.

KB증권은 불편사항을 개선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KB증권 관계자는 “불편 사항이 있다면 고객을 위해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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