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 금융위원장, “증권사 역할 중요, 위탁매매, 부동산 중심 영업 관행 벗어나야”
이복현 금감원장, “장기적인 자본 리스크 망각하는 일 없도록 증권사 CEO들 챙겨야”
[한국증권신문_허홍국 기자]
금융당국이 증권업계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부실 정리’와 자본시장 내에서 ‘불공정거래 해소’를 주문하고 나섰다.
이는 우발적 PF 부실 발생으로 금융시장 불안 초래 방지와 자본시장을 통한 국민 자산 형성 지원을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날 증권업계와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금융투자협회 대회의실에서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 등을 비롯해 김성현 KB증권 대표,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 김미섭 미래에셋증권 대표,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 오인득 대신증권 대표, 황성엽 신영증권 대표, 곽봉석 DB금융투자 대표 등 국내 증권사 CEO들이 참석했다.
◇ ‘자본시장 체질 개선’ 강조
우선 금융위 김 위원장은 모두 발언을 통해 자본시장 발전 방향성을 제시하면서 자본시장 체질 개선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당국은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 그간 일반주주 이익 보호, 국제적 정합성 제고, 불공정거래 대응 강화 등 3가지 방향 제도개선을 일관성 있게 꾸준히 추진해 왔다”며 “자본시장을 통한 국민 자산 형성 지원에 더욱 직접적으로 초점을 둔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김 위원장은 “혁신기업과 국민 자산 형성 지원 강화를 위한 자본시장 체질 개선에는 증권사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증권사들이 위탁매매, 부동산 중심의 영업 관행에서 벗어나 ‘종합 기업금융 서비스 제공기관’으로서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감원 이 원장도 간담회 모두 발언을 통해 PF 부실 등의 문제에 대해 증권사 CEO들이 직접 나서 달라고 강조하면서 또 다시 리스크 관리 실패가 발생하면 경영진에게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PF 사업장에 대한 철저한 리스크 분석을 통해 부실 사업장은 신속하고 과감하게 정리해 주시기를 바란다”며 “12월 결산 시 충당금도 충분히 적립해 향후 발생할 위기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부동산 PF 등 장기적인 자본 리스크를 망각하는 일이 없도록 증권사 CEO들이 직접 챙겨야 한다”면서도 “또 일부 회사 리스크관리 실패가 금융시장 불안 요인으로 작용한다면 해당 증권사와 경영진에 대해 엄중하고 합당한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또 이 원장은 최근 이뤄진 검사 결과 다수 증권사서 불건전 행위가 지적됐다고 언급하며 증권사 불건전 영업행위에 대해서 단호한 대응을 당부했다.
서 금투협회장도 “협회, 증권업계, 금융 당국이 긴밀히 협조하고 적극적인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자본시장과 증권사 역할은 혁신 성장을 도모하고 국민의 자산 증식에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서 금투협회장은 전날 신년간담회를 통해 시장 신뢰와 코리아 디스카운트 회복을 강조한 바 있다.
◇ 증권가 “엄중한 책임감” 통감
증권사 CEO들은 금융당국 발언에 이어진 토론을 통해 증권사, 유관기관이 자본시장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진 것을 실감하고 기대와 더불어 엄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또 불공정거래 문제 해소를 위한 정부 방침에 공감하면서도 시장 최전선에서 불공정거래를 차단하고 투자자를 보호할 수 있도록 IT 시스템 고도화나 내부통제 강화 등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이를 위해 불완전판매가 발생되지 않도록 상품판매 관련 심의·사후관리 등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과 이 원장은 간담회 말미에 “자본시장이 역동성을 유지하면서 발전하기 위해서는 시장의 자율적인 규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신뢰 회복을 위한 금융투자업계의 강도 높은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