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걸린 아버지 돌본 막내딸 아파트 증여에 언니들의 ‘몽니’
‘치매’ 걸린 아버지 돌본 막내딸 아파트 증여에 언니들의 ‘몽니’
  • 강영훈 기자
  • 승인 2024.0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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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도 고향 찾지 않았던 A씨 언니들 “원래 우리에게 주기로 했다. 증여 무효” 주장

[한국증권신문_강영훈 기자]

© 사진 출처 픽사베이(pixabay)
© 사진 출처 픽사베이(pixabay)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혼자 돌본 막내딸이 아파트를 증여받자 다른 자녀들이 ‘무효’라고 주장한다는 사연이 알려져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가 지난 16일 소개한 미혼 여성 A씨가 그 주인공이다.

딸 셋 중 막내인 A씨는 “최근 서울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재취업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아버지가 쓰러져 고향에 내려갔다”며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돌볼 사람이 없어 홀로 남아 아버지와 지냈다. 언니들은 육아와 직장생활로 바빴다”고 했다.

이어 A씨는 “아버지는 하루가 다르게 상태가 안 좋아졌다. 자식도 못 알아보고 외출하다가 집을 못 찾아 파출소에 가신 적도 있다”며 “결국 아버지를 요양병원에 모셨고 1년간 매일 아버지를 찾아가 함께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A씨는 “아버지가 외출하자고 하더니 법무사 사무실에 데려갔다”며 “아버지가 ‘다른 자식들과 달리 너무 잘해줘서 고맙다’고 말하며 본인 명의 아파트를 나에게 증여하고 소유권 이전 등기도 마쳤다”고 했다.

첫째·둘째 언니는 이 증여 사실을 알게 된 후 즉각 반발했다. A씨 언니들은 “그 아파트는 원래 우리에게 주기로 했다”며 “아버지는 치매에 걸렸기 때문에 증여는 무효”라고 주장했다.

A씨는 이 같은 언니들 주장에 “나에게 아버지 간호를 맡기고 한 번도 고향에 오지 않았으면서 이제 와 화를 내는 것이 너무 억울하다”고 호소했다.

이준헌 변호사는 이 사연을 듣고 “증여계약 당사자는 A씨와 아버지이기 때문에 자매들이 자신의 이름으로 증여 무효의 확인을 구하는 소송을 할 수는 없다”면서도 “아버지 치매 증상이 심해진 상황이기 때문에 자녀들은 아버지 성년후견개시 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매 중 한 명 또는 여러 명이 아버지 성년후견인이 된다면 자매들이 포괄적인 대리권을 갖게 되고 아버지를 대리해 증여 무효의 확인을 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 변호사는 “아파트 증여 당시 아버지에게 의사능력이 있었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며 “요양병원 진료기록에 대한 문서제출명령을 신청해 진료기록을 확보하고 진료기록 감정 등을 통해 증여 당시 아버지 정신상태가 온전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아버지 정신이 온전할 때가 많았다는 영상이나 대화 녹음이 존재한다면 입증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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