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보은투자’ 연루 의혹 현대오토에버 서정식 대표 사임 내막
KT ‘보은투자’ 연루 의혹 현대오토에버 서정식 대표 사임 내막
  • 허홍국 기자
  • 승인 2023.11.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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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수수색 받은 지 일주일 만에 물러나, 검찰 KT 스파크 고가 매입 에어플러그 인수 대가 의심
서 전 대표 관여 정황 전해져...CEO 취임 후 외형・내실 다진 경영자, 증권가 시각도 ‘마찬가지’

[한국증권신문_허홍국 기자]

현대오토에버 서정식 전 대표이사 ⓒ 현대오토에버 홈페이지
현대오토에버 서정식 전 대표이사 ⓒ 현대오토에버 홈페이지

2021년 3월 취임해 현대오토에버 호(號)를 이끌어오던 서정식 대표이사가 결국 스스로 물러났다.

KT ‘보은투자’ 연루 의혹으로 검찰 압수수색을 받은 지 일주일 만이다.

현대오토에버 CEO 취임 후 올해 3분까지 외형과 내실을 다져온 경영자로서 오점을 남기는 불명예 퇴진이기도 하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오토에버는 전일 금융감독원전자공시시스템 공시를 통해 서 대표 사임을 알렸다. 후임 대표이사는 선임되지 않았고, 대표집행임원으로 황경원 현대오토에버 기획재경사업부장이 공시됐다.

이는 취임 후 2년간 현대오토에버 성장을 견인해오던 CEO가 좋지 않게 물러나는 모양새다.

현대오토에버는 서 대표 취임 첫 해인 2021년 매출이 2조700억 원에서 지난해 2조7550억 원으로 증가했고, 올해 증권가 연 매출 시장 컨센서스(증권가 평균 전망치)는 3조 원대 초반으로 성장을 예고한 상태다.

영업이익도 2021년 960억 원에서 지난해 1420억 원으로 늘어났고, 올해 영업이익은 1800억 원대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27일 공시된 서정식 대표이사 사임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지난 27일 공시된 서정식 대표이사 사임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사임 배경은 檢 수사

서 대표이사 사임 배경은 KT ‘보은투자’ 의혹과 관련한 검찰 수사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그는 CEO로서 내실을 다졌다는 평가가 관련업계 주된 시각으로 임기에 앞서 스스로 물러날 이유가 없다.

증권가 시선도 마찬가지다. 다올투자증권은 최근 현대오토에버에 대해 “실적 성장을 위한 핵심 투자포인트가 내년 하반기에 주로 실현될 것”이라고 전망했고, SK증권도 “장기 성장성이 보장된 자율주행 관련 핵심 기업”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두 증권사 목표주가는 상이하지만, 모두 매수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신한투자증권 역시 “시스템통합(SI), IT아웃소싱(ITO)도 그룹 내서 확대 추진되는 만큼 향후 실적 성장을 기대해 볼 만하다”고 평가할 만큼 중장기적 기대감은 유효하다는 분석을 내린 바 있다.

다만 올 3분기 현대오토에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권가 컨센서스를 각각 10.3%, 10.1% 밑돈 점은 높은 기저와 경기 부진에 따른 실적 부담이란 해석도 나온다.

◇ 고가 매입 의혹 연루

현대오토에버 서 전 대표는 지난 20일 KT의 현대차 관계사인 스파크 지분 고가 매입 의혹으로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로부터 자신의 주거지를 압수수색 당한 바 있다.

그는 지난 2007년부터 2014년까지 KT그룹서 클라우드 사업을 추진하며 상무까지 오른 뒤 2018년 현대차 정보통신기술(ICT)본부장을 거쳐 2021년 현대오토에버 대표에 선임된 바 있다.

검찰은 KT클라우드가 지난해 9월 차량용 클라우드 업체인 스파크 지분 100%를 현대차로부터 매입한 가격이 시장가보다 높아 KT에 피해를 줬다고 보고 수사하고 있다. 이 당시 매입가는 206억 8000만 원으로, 현대오토에버는 이 과정에서 관여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올해 8월 스파크 기업 가치를 평가한 회계법인 압수수색과 KT 관련자 수사로 KT클라우드의 스파크 매입 가격이 비싸게 평가됐다는 취지의 문제 제기가 있었던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앞서 현대차는 지난 2019년과 2021년 두 차례에 걸쳐 구현모 전 KT대표 쌍둥이 형 구준모씨가 설립한 회사 에어플러그 지분을 281억 원에 매입한 바 있다.

이런 일련의 과정 때문에 KT의 현대차 보은 투자 의혹은 불거졌고 올 8월 KT, 스파크, 윤경림 전 KT 사장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검찰은 스파크 지분 매입이 KT가 에어플래그 보은 투자로 이뤄졌다고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무엇보다 스파크 매출이 100% 현대오토에버와 거래에서 나오고 있는 만큼 현대오토에버 조언없이 KT클라우드가 스파크를 매입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게 검찰 시각이다.

검찰은 서 전 대표 주거지 압수수색 당시 스파크앤어소시에이츠(스파크·현 오픈클라우드랩) 관계자 주거지 등 4곳을 압수수색 한 바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KT 보은투자 연루 의혹으로 서 전 대표가 CEO자리서 스스로 내려왔다는 게 주류 시각이다.

이와 관련 현대오토에버 측에 연락을 취했으나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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