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맥 경화에 가난해지는 유럽...ECB 기준금리 동결 전망
돈맥 경화에 가난해지는 유럽...ECB 기준금리 동결 전망
  • 신예성 기자
  • 승인 2023.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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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장기화 돈맥 경화...경기침체 징후 뚜렷
금리 동결땐 사실상 종료...매파 "마지막 인상 강행"
유럽중앙은행(ECB)
유럽중앙은행(ECB)

[한국증권_신예성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이  14일 금리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전망이다. 고금리가 장기화되면서 돈맥 경화에 경제 하향 속도가 빨라지며 경기 침체 징후가 뚜렸해지고 있다. 

11일(현지시간)블룸버그는 ECB가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확률이 35%에 불과한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로존 기업들의 활동 둔화와 독일 산업생산 감소, 2분기 유로존 성장률 하향 조정 등 경기 침체 신호가 잇따라 포착되면서 ECB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낮게 내다본 것.

ECB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7월까지 9회 연속 기준금리를 올려 4.25%까지 높였다. 경기 침체가 임박했다는 징후가 확산되면서 ECB가 기준금리 인상을 멈출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피터 샤프릭 RBC 캐피털 마켓 글로벌 거시경제전략가는 "성장률 전망치가 실망스러운 것으로 확인됐다"며 "ECB의 금리 동결 결정을 정당화하기에 충분하다"며 기준금리 동결에 무게를 실었다. 

ECB의 일부 위원들도 '비둘기파'적 신호를 보내고 있다. 마리오 센테노 포르투갈 중앙은행 총재는 "유로존 경제 전망이 악화되면서 '너무 많은 일을 하는 것'의 위험이 '중대한 일'이 됐다"고 했다. 이냐치오 비스코 이탈리아 중앙은행 총재도 "금리 인상을 중단할 수 있는 수준에 가까워졌다"며 금리 동결에 무게를 실었다.

인플레이션이 부담이다. 유로존의 8월 인플레이션은 5.3%이다. ECB 목표치인 2%를 여전히 상회하고 있다. 유가 상승과 유로화 약세로 수입 비용이 오르고 있다. 임금이 빠르게 인상되면서 인건비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서비스 기업의 물가 압력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주 ECB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분기 유로존의 직원 1인당 임금은 연간 5.5% 상승해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다.

14일 ECB 금리결정회의가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카스텐 브르제스키 ING 거시경제 연구원은 "현재 금리 인상을 일시 중단하면 사실상 전면 중지하는 것으로 여겨질 위험이 높다. ECB 매파는 오는 14일 마지막 금리 인상을 강행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프레데리크 두크로제 픽텟 웰스 매니지먼트 거시경제 연구책임자는 "9월에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금리 인상 시기가 닫힐 것"이라고 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ECB가 14일 금리 인상과 동결 가운데 어느 쪽을 택하든 지난해 7월 긴축에 돌입한 이후 가장 어려운 결정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앞서 ECB 인사들은 지난 7월 이미 성장세 둔화와 인플레이션 지속, 즉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이 시작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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