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창립 55년 만에 첫 파업...최정우 회장 리더십 시험대
포스코 창립 55년 만에 첫 파업...최정우 회장 리더십 시험대
  • 조나단 기자
  • 승인 2023.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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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기본급 13%인상과 자사주 100주 지급, 성과 인센티브 신설 요구
실적 하락에 최정우 회장 등 경영진 고배당...노조 요구 대응에 재계 촉각
포스코노조가 4월 임단협 출정식하는 장면 @뉴시스
포스코노조가 4월 임단협 출정식하는 장면 @뉴시스

[한국증권_조나단 기자] 포스코 노동조합이 사상 첫 쟁의에 돌입했다. 노조와 사측의 임단협 교섭에서 접점을 찾지 못한 채 협상 결렬을 선언하면서 파업에 들어갔다.

6일 포스코 노동조합은 사측과 임단협 교섭에서 접점을 찾지 못하고 협상이 결렬되면서 쟁의에 돌입했다.  포스코 창립 이래 55년 만에 첫 파업이다. 사측은 성실하게 교섭하겠다며 노조 측에 협상 복귀를 요청하고 있다.

이날 포스코 광양제철소 앞에 포스코 노조 광양지부 소속 조합원들이 모였다.  5월 이후 사측과 20여 차례 임금과 단체 교섭을 벌였다. 당시 노조는 기본급 13.1% 인상과 조합원에 자사주 100주 지급, 성과 인센티브 제도 신설 등을 요구했다. 동종업계에 못 미치는 임금 인상률, 또 지주회사 체제 전환에 따른 보상 차원 등을 고려할 때 기본급 인상과 자사주 지급 요구는 정당하다는 게 노조 측 입장이었다. 하지만 사측과의 대화에서 요구사항이 접점을 찾지 못했고, 지난 23일 교섭 결렬됐다. 결렬  9일 만에 쟁의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키며 쟁의에 들어갔다.

신재호 한국노총 포스코 노조 광양지부장은 "회사는 저희에게 항상 희생만 강요했다"면서 "좋았을 때에도 보상안을 주지 않았기 때문에 (조합원들의) 억눌려 있던 것들이 폭발하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한다."고 쟁의 이유를 설명했다. 

노조는 광양에 이어 포항에서 쟁대위 출범식을 차례로 갖고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신청과 파업 찬반투표로 압박을 높여간다는 방침이다.

회사 측은 "성실하게 교섭에 참여해 원만히 타결하고자 노력하겠다"며 노조에게 교섭 복귀를 거듭 요청하고 있다.

최정우 회장
최정우 회장

한국 경제·협력업체 ‘직격탄’

포스코의 파업이 한국 경제에 직격탄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포스코뿐 아니라 자동차, 조선 등 철강과 연관된 산업 전반에 걸쳐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는 산업계 우려가 나온다. 지역 경제도 마비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일관제철소 특성상 1년 내내 쉬지 않고 가동이 돼야 한다. 파업으로 조업이 중단되면 전후 공정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포스코는 생산량의 50% 정도를 수출하고 있다. 제철소가 멈추면 국내뿐 아니라 해외 고객사의 신뢰를 잃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지난해 태풍 피해로 포항제철소가 멈추자 일부 고객사는 포스코와 거래를 끊었다.  현재까지도 재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포스코 협력업체들도 노조 파업에 대한 우려를 내비친다. 김재열 포스코 포항제철소 협력사협회장은 “포스코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지속해 파업으로 이어지면, 가뜩이나 어려운 협력업체의 고용과 근로 조건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포스코 노조의 쟁의는 창립 55년 만에 처음. 연임에 성공한 최정우 회장의 리더십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실적 부진에도 자신의 잇속 챙겼다는 비판을 받는 마당에 노조와의 협상 결렬로 회사에 손실이 커질 경우, 최 회장에 대한 신뢰가 땅끝 추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4조 9000억원으로 전년대비 46.7% 감소를 기록했다. 폭우로 포항제철소 생산 중단에 따른 영업손실과 일회성 비용증가가 영업이익에 타격을 줬다는 게 포스코측의 입장이다.

이런 실적에도 최회장을 비롯한 28명의 임원은 자사주 2만 7030주(100억원대) 를 스톡그랜트(주식 무상지급)로 지급 받았다. 매수 대금이 필요치 않아 사실상 상여금 성격이다.  최 회장이 받은 스톡그랜트는 1812주를 받았다. 책임 경영 강화 차원이라는 사측의 주장이 실적 악화로 무색해진 상황이다.

노조가 기본금 13%인상과 자사주 100주 요구에 최회장이 어떤 답을 내놓을지 재계에 관심이 쏠린다.

노사가 다시 협상 테이블에 다시 앉게 될지, 아니면 극단적 쟁의가 이어질지에  지역사회는 물론 산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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