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윤영준 대표, 중대재해 문제는 손 놓았나?
현대건설 윤영준 대표, 중대재해 문제는 손 놓았나?
  • 한상설 기자
  • 승인 2022.1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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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현장서 중대재해 빈발에도 안전교육도 받지 않은 '안전불감증' 심각
현대차그룹 중대재해법 시행 후 9명 사망해 대기업 중 산재다발 '불명예'

현대차그룹 중대재해 처벌등에 관한 법률(이하 중대재해법)을 비웃는 모양새다. 사업주의 처벌을 강화 산재사망사고를 줄이겠다는 것이 이 법의 취지이나 현대차그룹에서는 안전문제를 소홀히 한 탓으로지 법 시행 이후에도 중대재해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산재사망사고 최다 발생 기업 오명이 붙었다.

심지어 현대건설 윤영준 대표는 의무사항인 안전보건 교육도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현대차그룹 경영진의 안전불감증은 심각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말해준다. 즉 현대건설의 공사 현장을 비롯해 현대차그룹 작업장 곳곳에는 노동자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위험이 방치돼 중대재해가 재발할 수 있음을 예고한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중대재해 발생 현황(1월27일~11월8일)’에 따르면 지난 1월27일 중대재해법 시행이후 76대 대기업집단에서 51 건의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로 모두 62명이 숨졌다.

그 중에서 현대차그룹이 중대재해 다발 1위를 기록했다. 지난 8일까지 현대차그룹 사업장에서는 모두 9건의 중대재해가 발생해 9명이 숨졌다. 그런데도 현대건설의 윤영준 대표이사는 줄 잇는 사망사고에도 중대재해가 발생한 기업 경영책임자가 반드시 받아야 하는 안전보건교육도 받지 않고, 과태료도 납부하지 않았다.

현대차그룹에서 중대재해가 가장 많이 발생한 현대건설의 서울 종로구 율곡로 본사 사옥. (사진=뉴시스)
현대차그룹에서 중대재해가 가장 많이 발생한 현대건설의 서울 종로구 율곡로 본사 사옥. (사진=뉴시스)

계열사별로는 현대건설·현대제철·현대비앤지스틸에서 각 2건씩 발생했다. 건설과 제철업종이 산재 위험도가 높다는 것을 반영한다. 이어 현대자동차·현대엔지니어링·현대스틸산업은 각 1건이었다. 중대재해법 시행 전에 현대차그룹은 870억원 규모의 안전 투자를 계획한 등 안전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으나 그 후 중대 재해가 줄을 이었고 보면 안전 강화가 한낱 선언에 그쳤다는 지적이다.

현대차그룹이 당분간 중대재해 다발 불명예를 벗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안전의 중요성에 대한 낮은 인식 때문이다.  현대건설의 경우 중대재해법 시행 이전인 지난 1월을 포함해 올해 3건의 중대재해가 발생했다. 안전강화가 시급한 과제로 등장했다. 하지만 경영책임자는 실적주의에만 너무 매달린 탓인지  안전 문제는 뒷전이었다.

현대건설 윤 대표는 중대재해 발생으로 안전보건교육(인터넷 6시간, 집체 6시간)을 받아야 하나 이수하지 않았다. 이에 노동부가 지난 7월 과태료 1천만원 부과했으나 그는 이 마저 납부하지 않았다. 윤 대표에게는 건설현장의 노동자 생명보호가 중대한 책무라고 여기지 않는지도 모른다.

노동부 측은 경영책임자인 윤 대표에게 안전교육을 받을 것을 통보했으나 그는 응하지 않았다. 현대건설 측은 안전보건최고책임자(CSO)가 경영책임자라고 주장하며 윤대표의 교육이수와 과태료 부과에 이의를 제기한 상태다. 이에 대해 현대건설 측은 과태료를 납부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산재사망사고 발생시 중대재해법 상의 경영책임자가 대표이사 인지에 대해 법원의 판단을 받아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건설과는 달리 대부분의 중대재해 대상 대기업들은 산재사망사고 발생시 대표이사나 사업주를 책임자로 보고 있다. 올해 1~2분기 중대재해법 위반으로 입건된 기업 46곳 가운데 안전보건교육을 이수하지 않은 기업은 대표이사의 건강 문제로 불참한 경남 김해의 한 제조업체와 현대건설 뿐이었다는 사실이 이를 말해준다.

그런 윤 대표가 지난 16일 현대차 그룹사 6곳이 제조·철강·건설업종 중소기업의 안전관리 역량 강화를 지원한다는 취지로 출연해 설립한 ‘산업안전상생재단’ 현판식에 발기인 대표자격으로 참여해 “오늘 이 자리가 국내 중소기업의 안전의식을 높이고, 선진적 안전관리 역량을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혀 아이러니가 아닐수 없다.

현대차그룹에 이어 중대재해 사망자가 많은 기업집단은 ‘범현대가’에 속하는 현대백화점그룹이었다. 지난 9월26일 대전 현대아울렛에서 발생한 화재사고로 하청노동자 7명이 숨졌다. DL(옛 대림)그룹이 5건(6명)이었고, SK그룹 4건(5명)·중흥건설그룹 4건(4명)으로 뒤를 이었다. 자산순위 1위인 삼성그룹은 1건(1명)이었다.

중대재해법 적용 사업장의 중대재해 건수는 186건(사망자 203명)으로, 이 가운데 76대 그룹에서 발생한 사고는 51건으로 모두 62명이 숨졌다. 숨진 노동자 가운데 하청노동자는 54명으로 87%에 달했다. 전체 사망자 203명 가운데 하청노동자 비율이 67%인 점을 감안하면, 76대 그룹의 사망자 가운데 하청노동자 비율이 더 높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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