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선' 제이코스홀딩스, 곳간 여유없다면서 태양광업체 인수?
'보물선' 제이코스홀딩스, 곳간 여유없다면서 태양광업체 인수?
  • 한상설 기자
  • 승인 2022.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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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곳간 빈약해 CB발행으로 301억에 윌링스 인수계약 체결
회사측,시너지효과 기대…빚으로 인수해 경영부진땐 독 될수도

수년 전 '보물선 테마주'로 증시를 떠들썩 하게 했던 제이스코홀딩스가 태양광 전문업체 윌링스의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제이스코홀딩스는 장기간의 경영권 분쟁을 지속해온데다 회사의 자금 사정도 넉넉치 않은 상황에서 인수자로 나선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무리한 인수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회사측은 인수자금 마련에 안간힘인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시템에 따르면 제이스코홀딩스는 지난 5월 23일 윌링스와 총 300억9600만원 규모의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이미 1,2차 계약금 등 196억원은 지급했고 오는 9월까지 2차 잔금(104억9600만원)을 건네면 거래는 최종적으로 끝난다.

제이스코홀딩스는 제일제강이 전신으로 지난 3월 정기주총에서 현재 상호로 바꿨다. 주요 제품은 연강선재로 작년 기준 전체 매출(845억원)의 56.5%를 차지하고 있다. BIC(코일철근), 이형철근(정척철근) 부문의 매출 비중이 각각 23.12%, 20.39%에 이른다.

(사진=팍스넷TV 캡처)
(사진=팍스넷TV 캡처)

제일제강은 투자자들에 좋은 이미지는 아니다. 이 회사는 지난 2018년 '보물선 테마'를 이용해 주가조작을 했다는 혐의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조사를 받았다. 당시 제일제강 주는 보물선이 발견됐다는 소문으로 급등세를 보였고 이과정에서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 양수도 계약이 체결된 점이 주가조작 의혹을 사 금융감독원이 조사를 실시했다.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주식 매매로 대주주들이 대규모 매매차익 혐의를 받았다.

이 회사에선 경영권 분쟁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 2019년 최대주주인 최준석 제일제강 전 대표와 2대주주인 케이원피플 간에 경영권 확보를 위해 장기간 지분확대 경쟁을 벌였다. 지난해 1월 양측이 지분을 모두 처분하면서 경영권 분쟁은 3년 만에 일단락 됐다.

그러나 올해 3월 송창호 씨 등 소액주주 6인이 이사 및 감사 선임 의안 상정을 요구하며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에 소송을 제기, 경영권 분쟁의 불씨가 살아나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오랜동안에 걸친 내분으로 제이스코홀딩스의 기업내용은 양호하지 못했다. 경영악화로 회사의 곳 간은 빈약한 상태다. 과연 이 회사의 윌링스 인수능력에 회의적인 시각도 여기에서 비롯됐다. 유동성이 넉넉치 못한 현 재무상태를 고려하면 이 회사가 과연 100억원 이상을 동원할 여력이 있는가에 의문이 따르는 것은 당연하다.

올 1분기 기준 제이스코홀딩스의 현금성 자산은 약 29억원, 현금화 가능한 단기 기타금융자산은 137억원 수준이다. 여기에다 CB(전환사채) 발행해 모두 196억원을 조달해 매도측에 지급했다. 회사의 유동성이 바닥난 상태나 다름없다.

하지만 9월 말까지 100억원 이상의 남은 인수대금을 추가로 납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대주주도 자금사정이 빠듯해 출자할 입장이 못된 것으로 알려져 불가불 외부에서 자금을 끌어오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최대주주인 캐디언스시스템은 지난해 12월 상상인저축은행으로부터 30억원을 차입하며, 60억원 규모의 제이스코홀딩스 주식을 담보로 제공했다. 당초 담보 제공기간은 올해 3월 15일까지였으나, 상환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으며 기간을 석 달씩 두 차례에 걸쳐 연장한 상태다.

제이스코홀딩스는 이에 따라 윌링스 매각대금을 치르기 위해 지난달 15일 CB 발행을 결정했다. 표면 및 만기 이자율은 각각 3%, 7% 수준이며 만기일은 오는 2025년 6월 15일이다. 이 전환사채는 상상인저축은행(50억원),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30억원), 상상인증권(20억원) 등이 각각 나눠 매입키로 했다.

대표 주관사이자 인수자인 상상인증권은 제이스코홀딩스에 작년 발행한 CB 물량 중 일부를 매입할 것을 요청했다. 상상인증권은 이 계약에 설정된 담보자산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발행 물량 중 일부를 회수하라는 조건을 달았다. 이에 제이스코홀딩스는 지난해 5월 비상장사 데카코닉스에 발행한 380억원 규모 CB 중 30억원어치에 대해 콜옵션(매도청구권)을 행사했다. 매입 물량 중 일부는 곧바로 개인투자자들에게 재매각했다.

제이스코홀딩스가 유동성이 원활치 않고 재무건전성도 문제가 되는 상황에서 상당한 부담이 되는 M&A를 하는 데 대해 업계는 고개를 갸우뚱한다. 과대한 빚을 안고 있는 상황에서 윌링스가 인수와 동시에 잘 된다는 보장이 없고 보면 무리한 M&A는 독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지난 3월 28일 정기주총에서 사명을 변경하면서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신사업 NFT 사업에 주력하겠다고 선언하고는 굳이 태양광 업체를 인수한 것은 궁금증을 돋운다. 당시 주총에서 새 출발을 선언한 제이스코홀딩스는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정관에 대체불가능토큰(NFT), 블록체인 소프트웨어 개발, 가상현실 플랫폼 등 다양한 신사업 목적을 대거 추가했다. 기존 건축자재용 연강·경강선재와 이형선재 등 철강산업 중심에서 벗어나 새 사업으로 도약의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제이스코홀딩스 측은 이에 대해서는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는다. 다만 외부의 우려 시각과는 달리 이번 리 M&A는 성공적이 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친환경 에너지 기업인 윌링스가 제조회사인 제이스코홀딩스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사업 다각화 목적으로 인수를 추진한 만큼 계약을 잘 마무리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돈이 모자라 윌링스 인수가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시장의 전망에 회사 관계자는 "기존 발행한 CB에는 모두 콜옵션이 걸려 있으며, 그간 토지가치도 많이 올라 담보가치는 충분하다"며 "추가 여력도 있어 2차 잔금 납입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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