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지주사 설립’으로 재평가 기대되는 저평가주
[하나은행] ‘지주사 설립’으로 재평가 기대되는 저평가주
  • 공도윤 기자
  • 승인 2005.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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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효율성, 배당수익률 ‘높고’, 주가는 낮아


상승장에서 주목받는 금융주. 그중 은행주는 IMF이후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기업 투명성을 높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기반으로 꾸준히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이어지는 업종이다.
최근 증권사 인수와 지주회사 설립 등의 뉴스가 이어지며 은행업종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은 더욱 높아지는 추세다. 그중 지난 5월 31일 ‘대한투자증권’의 인수를 완료한 하나은행. 10월에는 ‘하나금융지주(가칭)’ 출범을 목표로 카드·은행부문 등의 추가 M&A이슈까지 더해져 주가상승의 기대를 높이고 있다.


하나은행은 자산 86조원(지난해말 기준) 규모로 시중은행 9개 중 국민은행, 신한지주, 우리금융, 농협에 이어 5위를 기록하고 있다. 상승장이 펼쳐지면 매번 외국인과 기관의 ‘러브콜’을 받은 것은 업계 3위권 은행들. 그에 반해 하나은행은 소외받는 종목이었다.
한화증권 구경회 연구위원은 “주목 받지 못하고 있는 지금이 기회”라고 말했다.
메리츠증권 임일성 연구위원 역시 “하나은행의 현재 PBR(주가순자산비율)은 1.1배 수준으로 국민은행 1.5배, 신한지주 1.4배, 지방은행(부산은행, 대구은행) 1.2배와 비교해 낮은 수준”이라며 “저평가 매력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투자의견 ‘매수’를 제시한다”고 밝혔다.

■자산건전성, 업무효율성, 배당수익률 ‘높아’
하나은행은 자산건전성, 업무효율성, 배당수익률 등은 업계 내 최고임을 자랑한다.
2005년 3월말 기준 하나은행의 고정이하여신(부실채권)비율은 1.38%로 가장 낮다. 부실 여신규모에 비해 대손충당금도 충분히 적립돼 있어 고정이하여신 대비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은 114.3%로 업계내에서 가장 높다.
외형면에서 자산규모나 영업점 수는 업계 ‘중간’이지만 효율성은 ‘상위권’이라는 점도 하나은행의 강점이다. 2005년 3월말 현재 하나은행의 직원 1인당 자산규모는 129억원으로 씨티은행(136억원), 외환은행(134억원)에 이어 3번째로 높다.
또 다른 매력은 ‘배당’이다. 국내은행 중 이익안정성이 가장 높은 하나은행은 지난 91년 이후 한번도 배당을 거른 적이 없다. 배당수익률은 4.6%로 업종 내에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대한투자증권의 인수와 올해 11월 예정인 금융지주회사로의 전환도 지켜 볼만한 부분이다.

■저평가된 하나은행의 ‘오해’와 ‘진실’
그동안 하나은행이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은행업종들은 금리경쟁으로 낮은 NIM(순이자마진)을 보이고 있다. 하나은행은 타 은행들과 비교해 점포망이 좋지 않고 거액 여신의 비중이 비교적 높아 수신금리가 높다. 이로 인해 NIM이 다른 은행보다 낮다.
하지만 한화증권은 “올해 상반기를 바닥으로 점차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NIM, 연체율, 대출증가율 등 그동안 악재로 부각됐던 부분들과 2분기 순이익이 ‘안정적’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나은행만의 경쟁력은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PB서비스에 있다. 점차 은행들이 ‘VIP고객’ 중심의 ‘PB(프라이빗뱅킹)’서비스를 늘리는 추세라는 점에서 이는 ‘강점’이라 생각되지만 전문가들의 시각은 차이를 보인다. 한편에서는 씨티, HSBC, 제일은행 등 외국계 은행들의 진출로 경쟁이 심화돼 하나은행의 수익성이 나빠질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반면 한화증권은 “고소득층 시장에서 은행들의 경쟁이 심화 된다는 것은 전 은행에게 해당되는 사항”이라며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시장은 성장성이 높다. 하나은행과 씨티은행의 성장 잠재력이 타 은행보다 높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대는 대투증권 인수한 하나은행이 지주회사로 전환된다고 가정할 경우의 비이자영업수익의 추가 개선이다.
전문가들은 은행산업에 대해 “성장률이 전반적으로 둔화됐다”고 지적하며 “뜨는 종목이 되려면 비이자부문의 수익비중이 늘어나고 신규분야에서 매출이 발생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하나은행의 잠재 가능성이 주목된다.
메리츠증권은 “투신사 인수와 지주사 설립 등은 장기적으로 자산운용의 노하우를 높이고 운용채널을 확보하는 등 시너지 발생을 의미한다”며 “PBR을 높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대투증권 인수와 지수회사 설립에 따른 시너지효과 기대
하나은행은 올해 11월 금융지주회사로의 전환을 앞두고 있다. 하나은행이 금융지주사 승인을 받으면 우리금융·신한금융·한국금융 지주에 이어 4번째 금융지주사가 된다.
하나지주의 탄생은 은행·증권·보험을 주력으로 최근 인수한 대한투자신탁까지 포함해 전 금융 계열사를 포괄하는 신체제가 형성될 전망이다.
다만 우리투자증권 조병문 연구위원은 “지주회사 설립이 곧 수익 상승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인수·합병과정 중에 발생하는 리스크가 큰 만큼 당분간은 지켜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투자의견 역시 ‘중립’이다.
한화증권은 시각을 달리해 대투인수로 업무이익 중 수수료 비중이 지난해 16.1%에서 2006년 24.4%로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투증권을 인수하면 대투운용과 기존의 하나알리안츠운용의 수탁고에 하나은행의 신탁자산을 합해 총 34조9000억원의 신탁자산을 갖게 된다. 이는 신탁자산 1위 은행인 국민은행(35조2000억원)과 비교해 4000억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한화증권은 “대투증권의 실적을 감안하면 하나은행의 수수료 이익비중은 17.8%에서 22.8%로 상승한다”고 말했다. 물론 그리 높은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이미 하나은행과 대투증권은 ‘하나·대투 파워 ELS펀드’를 출시하고 공동 마케팅을 펼치는 등 다양한 시너지 발생의 잠재력은 기대할 만하다.


이런 점들을 종합해 한화증권은 투자의견 ‘매수’와 함께 목표주가 ‘3만6000원’, 메리츠증권은 ‘3만3500원’을 제시하고 있다. 물론 모든 애널리스트들의 의견이 ‘매수’로 통일 되는 것은 아니다. 자산건전성, 업무효율성, 배당수익률은 높지만 여전히 NIM(순이자마진)과 비영업수익이 낮아 실적 측면은 매력적이 못하다. 대투증권 인수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가시화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고, 지주회사 설립에 따른 ‘리스크’가 남아있다는 점도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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