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처브그룹, 3조원에 라이나생명 인수 나선다
美처브그룹, 3조원에 라이나생명 인수 나선다
  • 서종열 기자
  • 승인 2021.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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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나그룹, 6조원에 라이나생명 포함한 아시아법인 매각
알짜배기 라이나생명, 자산규모 20위에도 당기순익은 4위
처브그룹, 라이나 인수로 기업+개인 간 시너지 효과 노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라이나생명의 지분 100%를 보유한 시그나그룹이 처브그룹에 라이나생명 아시아법인을 매각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나생명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라이나생명의 지분 100%를 보유한 시그나그룹이 처브그룹에 라이나생명 아시아법인을 매각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나생명

국내 1호 외국계 생명보험사인 라이나생명이 매각된다. 새주인은 미국 처브그룹이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라이나생명의 지분 100%를 보유한 시그나그룹은 처브그룹에 라이나생명 아시아법인을 매각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나생명의 아시아법인의 매각 예상가은 6조원대로 알려졌으며, 이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라이나생명 한국법인은 3조원대 이상으로 평가받고 있다. 

 

◆ 자산규모는 작아도 순이익 높은 알짜배기

1987년 국내에 진출하면서 외국계 생명보험사 1호가 된 라이나생명은 보험업계에서 알짜배기 매물로 평가받고 있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라이나생명의 총자산은 5조3612억원으로 업계 20위권에 불과하지만, 같은 기간 누적당기순이익이 1651억원에 달해 업계 4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자산규모만 보면 소형생보사로 평가할 수 있지만, 대형보험사들보다 높은 순익을 내고 있는 셈이다. 

또한 보험금지급여력(RBC)은 지난 2분기말 기준 348.5%로 업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순이익도 잘 내면서 재무건전성도 높은 상황이다. 

상품구성도 눈에 띈다. 라이나생명은 저축성보험 상품을 상당부분 판매한 다른 생보사들과 달리 대부분의 상품이 보장성보험에 집중돼 있다. 2023년부터 도입되는 회계기준 변경에도 자본확충 부담이 적은 상황이다. 

또한 대부분의 영업채널이 홈쇼핑과 텔레마케팅 등 비대면 채널에 집중돼 있어 코로나19 시국에서도 큰 타격을 받지 않았다는 점도 눈에 띄는 장점 중 하나다. 

이에 라이나생명은 그동안 매각설이 심상찮게 들려왔다. 지난해에도 매각설이 제기됐지만, 라이나생명이 이를 강하게 부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처브그룹이 라이나생명을 포함한 시그나그룹의 아시아법인을 6조원에 인수키로 결정하면서 매각설은 1년만에 현실이 됐다. 

 

◆ 기업보험 전문 처브그룹과의 시너지 기대 

라이나생명의 새주인이 될 처브그룹은 미국의 보험전문 금융그룹으로 전세계 54개국에서 재물보험, 특종보험, 개인상해보험, 건강보험 등을 취급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에이스손해보험과 처브라이프생명이 처브그룹 계열사다. 

라이나생명의 대주주인 시그나그룹은 국내 보험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자본규제 규정이 강력해지자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23년부터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가 도입되면 보험사들은 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해 자본을 더 늘려야 한다. 

반면 국내 보험업계는 저출산과 저성장 기조로 보험산업 성장세가 꺾이고 있고, 자산운용 등 수익성 개선에도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다. 

결국 자본확충에 대한 부담감과 미래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시그나그룹이 라이나생명의 매각을 결정한 것이란 게 보험업계의 분석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처브그룹은 라이나생명 인수 이후 국내에서 운영 중인 처브라이프와의 통합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기업보험이 전문인 처브그룹이 개인 보장성보험에 강한 라이나생명을 인수한 만큼 높은 시너지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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