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광장]저축과 투자의 차이점
[월요광장]저축과 투자의 차이점
  • 대우증권 하상주 전문위원
  • 승인 2005.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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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증권 하상주 전문위원

첫번째 원칙 "손실을 내지 말아라"

‘저축과는 다른 투자’라는 말이 있는 것을 보면 ‘투자’란 ‘저축’과 다른 것인가 보다.
여기서 저축은 돈을 현금의 형태로 은행에 주면 은행이 알아서 이 돈을 운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자. 그리고 투자란 돈을 현금의 형태가 아니라 증권(일종의 약속 증서)의 상태로 바꾼 것이라고 생각하자.
돈을 은행에 맡기면 은행은 일정한 기간이 지난 뒤에 처음 맡긴 원금에 일정한 이자를 붙여서 되돌려 준다. 만기 이전의 중간에 그 현금의 가격이 처음 맡긴 돈보다 내려가는 일은 없다.
그러나 투자는 다르다. 돈을 증권의 형태로 바꾸어서 증권(대표적인 것이 채권이나 주식이다)을 들고 있으면 이 증권의 가격은 올라갔다 내려갔다한다. 특히 주식의 경우는 가격 변동이 더 심하다. 하루에도 일년 은행 이자보다 더 큰 가격 변동이 일어난다.
다른 말로, 저축을 하면 저축 금액의 가격이 안정돼 안심할 수 있다. 그러나 투자를 하면 투자금액의 가격 변동이 심해 아주 불안하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저축과는 별도로 투자를 한다. 그 까닭이 무엇일까?


당연히 저축해서 늘어나는 돈보다 투자를 해서 더 많은 돈을 늘리고 싶어서다. 그럼 과연 투자를 하면 저축한 것보다 돈을 더 많이 늘릴 수 있는가? 대답은 ‘예’가 될 수 있고 ‘아니오’가 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100을 저축하면 일년 뒤에 이자로 5를 붙여 105를 준다고 하자. 저축은 이것으로 끝이다. 그러나 100을 투자하면 일년 뒤에 얼마를 준다는 약속은 없지만 투자한 증권의 가격이 만기가 되기 전에 110이나 120이 돼 저축보다 훨씬 더 높은 수익을 낼 수 도 있다. 물론 당연히 100이 90이나 80이 돼 투자 원금이 줄어들 수도 있다.
그러므로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투자원금이 줄어들지 말아야 한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손실의 가능성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투자에서 투자가가 따라야 할 단 한가지 변하지 않는 원칙이 있다면 그것은 ‘투자에서 손실을 보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 원칙은 이 첫번째 원칙을 절대로 잊어버리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투자가들은 불행하게도 투자에서 손실을 줄이는 방법을 찾는 것이 아니라 증권의 가격이 올라 떼돈을 벌 생각만 한다. 자신이 열심히 일해서 번 돈 100을 투자해 두었는데 이 돈이 120이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80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심하면 50이 될 수 있는데, 이렇게 손해가 나는 상황에 대해서는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고 있다.
그럼 과연 투자에서 손실을 줄일 방안이 있는 것일까?
이 질문의 대답도 ‘예’일 수도 있고 ‘아니오’ 일 수 있다. 아주 극단적인 경우 투자를 하지 않고 저축을 하면 된다. 비록 수익은 작지만 원금이 손실이 나는 일은 없다. 이것은 저축이라고 했으니 그럼 투자를 생각해보자. 예를 들어 5년 만기 국채를 사면 나라가 부도를 내지 않는 한 만기까지 국채를 들고 있으면 투자 원금이 손실이 나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럼 주식은 어떤가?


주식 중에서 국채와 성격이 가장 닮은 회사의 주식을 사면된다. 주식에서 완전히 국채를 닮은 쌍둥이를 찾을 수는 없지만 거의 비슷하게 닮은 것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이런 방식 또는 이런 철학을 바탕으로 하는 투자를 ‘가치투자’라고 부른다.
극단적으로 말해 가치투자란 겁쟁이들이 하는 투자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너무 겁이 많아서 국채에만 투자하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주식에서 국채만큼이나 안전한 회사가 있고, 그 회사에 투자하면 국채만큼 안전한데도 국채보다 더 높은 수익이 나올 가능성이 보여서 어쩔 수 없이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들이라고 볼 수도 있다.
투자에서 돈을 벌 생각만 하고 있으면 절대로 돈을 벌 수 없다. 투자에서 열심히 생각해야 할 것은 손실을 줄이는 방안이다. 손실을 줄일 방안을 열심히 생각하고 찾아내면 그 결과로 자연히 돈을 벌게 된다. 이것을 이해하면 그때부터 투자가 재미있어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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