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FT, 전기차ㆍ수소차 탄소중립 정의선 현대車 회장 두 얼굴 'IRONIC'
英FT, 전기차ㆍ수소차 탄소중립 정의선 현대車 회장 두 얼굴 'IRONIC'
  • 조경호 기자
  • 승인 2021.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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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환경단체, 英TF 전면광고 탄소중립과 석탄발전소 건립 모순 지적
鄭 탄소 중립 약속 전기차-수소차 개발...베트남 석탄발전소 건설로 환경파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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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탄소중립 전략이 의심받고 있다. 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경영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은 23일 현대차그룹이 이중적 태도의 ESG경영을 비판한 IRONIC(아이러닉)’ 전면 광고가 실렸다.

IRONIC은 현대차의 친환경 하이브리드 자동차 ‘아이오닉(IONIQ)’을 ‘모순적’이라는 뜻의 영어 단어 ‘irony’(아이러니)와 합성해 비판한 것.

현대차그룹이 겉으로는 기후위기 대응 등 ESG경영을 강조하며 지구환경과 기후를 위해 전기차와 수소차를 만들면서, 환경을 위협하는 석탄발전소를 짓는 이중적 사업 전략을 지적했다.

호주의 환경단체 ‘마켓 포시스’가 FT 5면에 실은 전면광고를 보면 어두운 갈색 배경에 석탄화력발전소의 굴뚝 두 대가 시커먼 연기를 내뿜고 있다. 가운데에 자동차 한 대가 서 있다. 자동차 앞에 ‘IRONIC’ 이라는 글씨가 붙어있다.

자동차 위에  ‘IRONIC’이라는 큰 글씨와 함께 “현대는 여전히 더러운 석탄화력발전소를 지으면서 친환경 전기차도 홍보하고 있다”는 설명한다.

석탄발전소에서 나온 전기로 전기차를 충전하는 장면을 묘사한 이미지에 ‘모순적’(IRONIC)이라는 카피를 썼다.

신문광고는 호주 환경단체 마켓 포시스(Market Forces)가 기획한 것.

정의선 회장은 지난 5월 ‘2021 피포지(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 사전행사 탄소중립 실천 특별세션에서 "탄소중립을 위해 25년까지 23종의 전기차를 개발하고 다양한 수소차를 보급하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순환경제 사회 구현에 기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같은  정 회장의 탄소중립 전략에도 불구하고, 환경을 파괴하는 석탄발전소 건설에 현대건설이 참여하고 있는 점을 환경단체가 문제를 삼은 것이다.

정의선 회장@뉴시스
정의선 회장@뉴시스

현대건설은 베트남 중부 꽝빈성 내 꽝짝현에 1400MW급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공사를 수주했다고 지난 18일 공시했다. 현대건설은 일본 미쓰비시, 베트남1건설공사와 함께 컨소시움을 구성해 베트남 중부 꽝빈성에 건설될 1200MW급 꽝짝1 석탄화력발전 사업의 설계·조달·시공 사업자로 선정됐다.

현대건설의 지분현황은 현대차( 20.95%), 기아(2.24%), 현대모비스(8.73%)등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34.92%이다.

현대차는 그룹의 주력이다. 현대차의 1대주주는 현대모비스(21.43%)이다. 현대모비스가 기아차(17.33%)를 지배하고, 기아차를 현대차(33.88%)가 지배하는 순환출자구조이다. 정의선 회장은 현대모비스를 통해 그룹을 지배하고 있다. 현대모비스에 대한 정 회장 일가의 지분은 정몽구(7.13%), 정의선(0.32%)이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이 31.22%이다. 

환경단체는 광고를 통해 “현대가 더러운 석탄발전소를 지으면서 지속가능성을 내세울 수는 없다. 현대차와 현대건설은 석탄사업을 중단함으로써 진심으로 기후를 고려한 선택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후솔루션, 청소년기후행동, 청년기후긴급행동, 석탄을넘어서 등 국내 기후·환경단체들과 마켓 포시스, 미래를위한금요일(Friday For Future·FFF) 등 해외 기후·환경단체들은 지난 19일 각각 국문과 영문으로 된 서한을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등 경영진에게 보냈다.

이들은 “꽝짝1 석탄발전소 참여를 즉각 중단하고 앞으로 석탄과 관련된 어떤 사업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탈석탄 방침’을 공식적으로 채택하라”고 요구했다.

현대건설은 지난 22일 해당 단체들에 보낸 답신에서 “사업 발주처인 베트남전력공사(EVN)에서는 대기오염물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지 환경기준보다 강화된 발전기술을 입찰 조건으로 반영해 발주를 진행했다.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 저감을 위한 추가 설비도 설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후변화 위기에 있어서 석탄화력발전소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내부 검토를 진행했다. 오는 23일 이사회 보고를 통해 탈석탄 정책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무뉘 뿐인 ESG경영

현대건설은 ‘글로벌 수준의 ESG 경영’을 하겠다며 탈석탄 선언을 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꽝짝1호기 사업은 계속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현대건설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향후 국내외 석탄 관련 투자, 시공 사업의 신규 사업 참여를 전면 배제하겠다”고 밝혔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현대건설 탈석탄 선언의 두 얼굴’이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통해 현대건설에 대해 비판했다.

그린피스는  “현대차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전기차로 전환을 아무리 노력해도, 현대건설이 짓는 석탄 발전소 하나에 의해 모두 물거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현대건설의 이번 베트남 신규 석탄 발전소 수주는 현대의 기후위기 대응인식, ESG 전략이 큰 틀에서 완전히 잘못 짜여져 있음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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