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부림 대리점 대표ㆍ직원 사망...ESG경영 정의선 풀어야 할 숙제
칼부림 대리점 대표ㆍ직원 사망...ESG경영 정의선 풀어야 할 숙제
  • 조경호 기자
  • 승인 2021.07.18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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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ESG경영 위기론 빚은 본사와 대리점의 비정상적 영업 관행
97년 IMF구조조정 때 대리점 창업, 대표와 영업 맡아 20년 우정 파극

현대자동차그룹(정의선 회장)에서 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경영이 무너졌다.  직원끼리 칼부림 사건이 발생하면서 조직 문화에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직장내 쌍방 폭력에 의한 사망이 아니라 현대차의 비정상적인 대리점 운영이 빚은 결과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번 사태로 불거진 회사와 대리점, 대리점과 영업사원 간의 갈등해소가 ESG 경영에 나선 정의선 회장이 풀어야 할 숙제가 되고 있다.

◇대리점 대표와 직원과 칼부림 '무엇이 원인일까?"

인천 계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전 10시경 인천 계양구 용종동에 위치한 현대차 대리점에서 대리점 대표 A씨(60대)와 직원 B씨(50대)간 말다툼 중 흉기로 서로를 찔러 숨진 사고가 발생했다. A씨는 흉기에 가슴이 찔렸고, 직원 B씨는 목에 흉기에 찔린 것으로 파악된다.

이날 사무실에 근무했던 직원 C씨는 경찰 진술을 통해 "평소와 달리 대표와 직원 B씨가 다투는 소리가 들렸다"면서 "조용해 진 이후 사무실 문을 열었는데 2명 모두 책상 아래 피를 흘리면서 숨져 있었다"고 했다.

직원 C씨는 사망한 둘을 보고 곧장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도착했을 땐 둘은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 

경찰은 사건 발생 시간과 외부 침입 흔적 등 현장 감식과 CCTV를 확보해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국립 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IMF때 대리점 설립 한 사람은 대표, 다른 한명 특수고용노동자

둘이 다툰 경위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1997년 IMF사태 때 현대차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회사를 나와 대리점을 차린다. A씨는 대리점 대표(소장)를 맡고, B씨는 영업 직원으로 활동한다. A씨가 맡은 대리점은 자동차 회사와는 경영이 분리된 일종의 독립채산제 방식으로 운영됐다.

대표를 맡은 A씨는 부를 축적하고 성공한다. 반면 B씨 입장에서는 동업자로 출발했지만 20년이 지난 현재 특수고용노동자로 전락한다.  

매달 현대차에서 목표가 부여된다. 대표는 직원들에게 실적을 압박한다. 판매 실적이 저조한 직원들은 해고 압박을 받는다. 

현대차의 출고 방식 때문에 영업직원들은 매달 실적 압박을 받는다. 최소 3개월~6개월 이상 지나야 차가 출고된다. 실적은 계약이 아니라 출고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대리점의 실적 압박은 해결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게 영업사원들의 하소연이다.

정의선 회장
정의선 회장

◇비정상적인 대리점 운영이 원인

16일 페이스북에 해당 글을 올린 한 네티즌은 "현대차는 판매할 차량의 공급이라는 의무를 방기한 채, 재계약이라는 권한을 무기로 대리점을 압박한다. 그 압박에다 대표(소장)들의 목표 달성 인센티브에 대한 욕심이 더해저 고스란히 대리점 직원들에게 실적 압박이 전달된다. 실적이 부진한 직원들에게 퇴사압박이 가해진다. 대리점 직원은 원청에서 정한 TO에 의하기 때문이다. 사망한 직원 또한 이를 격분해서 타툼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대리점 창립 멤버였으니 그 분노가 짐작되고도 남은다"고 했다.

현대차의 비정상적인 대리점 운영이 사고의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네티즌은 "원청(현대차)과 소장들의 갑질과 비인간적인 대우, 대리점의 열악한 노동환경, 일방적인 착취다 두 명의 목숨을 앗아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비단 이 대리점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자동차 판매 대리점에 이와 동일한 분노와 인내의 게이지를 넘어서고 있다. 현대차 재벌과 정부는 이번 사건의 심각성을 인지해야 한다"면서 "(현대차가)방안을 내놓지 못하면 이번 사건이 기폭제가 되어 제2, 제3의 사건을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현대차 칼부림 사건 "왜? 연이어 터질까?"

현대차에서 칼부림 사건이 발생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3년 현대차 아산공장 직원들이 향우회를 가진 뒤 말다툼 끝에 흉기를 휘둘러 1명이 숨지고 2명이 중태에 빠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같은 해 현대차 전주공장 전직 노조 간부가 칼부림 행패를 부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전직 노조 간부의 칼부림 행패는 불법 도박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경찰에 따르면 현대차 전직 노조 간부는 30㎝ 길이의 부엌용 칼을 든 채 타인의 아파트를 방문해 현관 신발장 등을 수차례 칼로 내려찍는 등 행패를 부린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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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홍글씨 2021-07-19 17:13:33
굿입니다

2021-07-19 17:13:00
큰 언론사는 보충기사 하나없이 조용하네요
현대자동차의 힘이 느껴집니다 이슈화되면 타격이 크니까 이런일이 있으면 조용하게 덮고싶고 그렇게 하고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