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값 인상 총대 멘 오뚜기...식탁물가전망 어두워
라면값 인상 총대 멘 오뚜기...식탁물가전망 어두워
  • 임지영 기자
  • 승인 2021.0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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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부터 진라면 등 주요라면 평균11.9% 인상
원가부담감에 경쟁사, 라면 값 조만간 인상될 조짐
콩기름 값 올들어 50% 폭등, 치킨집 울상
[사진=오뚜기 제공]
[사진=오뚜기 제공]

올해 초 전반적으로 폭등한 물가의 인상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라면을 비롯한 우유, 식용유, 밀가루 등 기본적인 먹거리 가격이 다시 한번 요동칠 전망이다.

◆8월부터 라면 값 상승◆

최근 원자재 가격·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서민식품이라며 라면값 인상을 유보해오던 오뚜기가 치솟는 물가를 버텨내지 못했다.

결국 라면업계 중 가장 먼저 오뚜기가 라면 값 인상에 총대를 멨다.

오뚜기는 오는 8월부터 진라면 등 주요 라면 70종의 가격을 평균11.9% 인상한다.

진라면(순한맛·매운맛) 684원에서 770원으로 12.6%, 스낵면은 606원에서 676원으로 11.6%, 육개장(용기면)은 838원에서 911원으로 8.7% 각각 인상된다.

오뚜기가 라면 값을 인상한 것은 2008년 4월 이후 13년 4개월만의 일이다.

오뚜기는 지난 2월 제품별 라면 가격을 평균9.5% 인상을 감행하려 했으나 서민들의 반발에 부딛혀 인상을 철회한 바 있다.

라면의 원재료인 소맥, 팜유의 지난 5월 평균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7%, 71% 올랐다.여기에 인건비, 물류비 등의 부담이 가중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업계 2위인 오뚜기의 가격인상에 농심과 삼양식품 등 경쟁사들은 “가격을 올릴 계획이 없다”고 하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상태다.

대표적인 서민음식인 라면은 원자재 값 인상에도 업계가 서민들의 반발을 우려해 몇 년째 라면값을 동결하며 속앓이를 해왔다.

라면업계 1위인 농심은 2016년 이후 5년째 라면값을 인상하지 못했으며 3위인 삼양식품 역시 4년째 라면값을 동결하고 있는 상황이다.

모든 회사들이 원가부담을 가지고 있는 만큼 조만간 다른 라면업체들도 가격을 올릴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연일 오르는 식탁물가 상승에 믿었던 라면값 인상소식까지 전해지자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올해 들어 달걀, 즉석밥, 식용유, 두부, 각종 장류까지 거의 모든 식재료의 값이 오르면서 서민들의 부담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튀김용 콩기름 값 폭등◆

특히 튀김용 콩기름 값은 올들어 50%가까이 폭등했다.

이에 튀김용 기름을 많이 사용하는 치킨집, 돈가스집, 꽈배기집 사장님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가격비교사이트 에누리 닷컴에 따르면 롯데푸드의 식당용 18리터 식용유의 최저가는 지난 1월 31일 기준 2만7450원이였으나 현재는 4만 3860원으로 59.8%나 급증했다.

CJ제일제당의 백설 카놀라유 18L의 최저가는 3만 8310원에서 6개월 만에 4만9140원으로 28.3% 상승했다. 콩기름은 주로 치킨집에서 많이 사용하며 카놀라유는 돈가스, 꽈배기집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다.

콩기름 값 상승은 전세계적으로 탄소배출 저감정책에 따라 식용·바이오연료용 콩기름 수요가 증가한 영향이 크다.

미국 시카고 상품거래소(CMOT)에서 지난달 8일 대두유 선물가는 파운드당 72.08센트를 기록했다. 이는 2008년 이후 13년만에 최고가이며 올들어 70%가량 상승한 수준이다.

여기에 미국과 브라질 등 주요 콩 생산지의 기상악화에 따른 작황 부진과 코로나19로 인한 노동력 부족 역시 콩기름 값 상승을 부추겼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콩기름 값 상승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측은 올 연말에는 18리터 콩기름 도매가격이 4만 원대 후반, 카놀라유는 5만 원선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콩기름 값 상승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될 곳은 소규모 동네 옛날 통닭집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루에 튀김기 2개로 평균 2~30마리의 닭을 튀기는 옛날 통닭집의 경우 한 달에 18리터 콩기름 30통이 쓰여진다. 인상되는 도매가격 적용시 식용유 원재료 값만 작년보다 한 달에 50만원 가까이 늘어나게 된다.

대형 프랜차이즈의 경우 일반 개인 치킨집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기름을 공급받고 있으나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여기에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까지 결정되면서 업주들의 시름은 앞으로 더욱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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